지인이 고딩 때 니체와 도스트프예스키를 읽었다고 자랑하던데요...
저는 이제사 읽는데 솔직히
삶의 엄청난 굴곡들을 직접 몸으로 겪지 않고는
이들이 말하는 실존주의를 이해할 수는 있어도
그 의미를 몸으로 체험할 수 없다고 생각하거든요?
고딩들은 뭐 머리가 없는거냐 이런 빈정거리는게 아니라...
아무리 머리가 뛰어나도 그 나이에 알 수 있는 것은
제한되어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진짜 고딩 그 나이에 니체와 도스트프예스키를 이해할 수 있는건가요?
저 둘을 어린 나이에 읽고 그 에너지에 데여 치기어린 시절을 보낸 사람들은
꽤 많이 봤습니다만....
제가 미성숙한 겁니까?
첫댓글 학력이 중요한게 아니라 인생경험이 중요할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리고 아마 그때 이해하는 바와 나이가 들어서 이해하는 폭의 차이는 있을겁니다.
저도 회의적입니다. 솔직히 까놓고 말해서 초중딩에게 [노틀담의 곱추][어린왕자][레미제라블][동물농장]이런 작품을 읽도록 권하는것도 무리라고 봐요-_-;;
그래도 소설로서의 재미는 다 충분한 작품들이네요...스탈당의 적과흑 같은건 읽다가 졸음이 오더군요 --;;;
동준햏 / 동물농장이야 말로 사회의 모순에 대한 풍유가 가득한 작품인데 이걸 초딩이 읽으라 그러니 ㅇㅈㄴ 전 반의 반도 이해 못했습니다.
물론 그 풍자 이해하려면 시간 좀 걸리지만...재미라도 있죠 --;;;
동감입니다. 같은 쇼크를 느꼈던 작품 하나가 바로 떠오릅니다. "걸리버 여행기". 초등학교 이후 군대에서 헌혈 기다리면서 다시 읽었는데 초 쇼크. 반대의 경우도 있는데, 괴테의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같은 건 중1때는 하악하악거리며 읽었는데 얼마 전 다시보니 온 몸에 닭살이;;
님 화학공학도잖아요 ㅡㅡ 전공서적이나 좀-_-;;; 한번씩 헤깔린다는,,
왜 자꾸 명작들이 아동서로 전락[?]하는 지 이해할 수가 없는 ㄱ-...누가 설명좀 왜 그런지 풀이를 본 적이 있는 데 그래도 이해가..저도 어렸을 때 걍 있길래 그냥 읽었던 것들을 고3 와서 국내-해외 명작들 해설서 식으로 묶은 '문학소년, 논리 소녀를 만나다' 랑 '문학소녀, 논리 소년을 만나다'를 읽고 감동크리 인생무상 나는 왜 이렇게 살고 있나 크리티컬 으헣헣.....
아아... 동물농장, 걸리버 여행기 모두 진정한 명작들이지요..
안 살아보고는 모르는 법인 것 같습니다. 저도 매일매일 새로배우는 것도 많고...... 나이 드신 분 들이 그냥 나이만 드신게 아닌 걸 자주 실감 할 때도 많더군요. 왠만큼 험하게 살지 않은 이상 고등학생이 삶의 철학이 담긴 책 읽고 이해하기는 무리같습니다. 어....근데 레미제라블 말씀하시는 거죠?
으왕우왕... 수정했습니다. 아 쪽팔려라 //ㅂ//)
-_-a 지금 고딩들에겐 불가능하지만, 90년 전 고딩들에겐 그 정도는 껌이었음. 시 쓰고, 술마시고, 기생찾아 놀고, 현해탄 건너 홀로 유학가서 공부하고, 니체, 도스토옙스키, 맑스, 고리키.. 이런 사람 저작들 읽으며 노는건 기본스펙. 지금 고딩들이 그 수준이 안되는건 역시, 학교에서 생에 도움 별로 안되는 내용이나 가르치고, 애들 돈지랄 졸부나 되는게 생의 목표로 만들고, 애새키들 자체가 삶의 심각성이나 위기, 사회의 모순에 관심을 갖지 않고 자라도 되는 행복한 시대이기 때문. 대가리 속에 인터넷과 스타크래프트, 야동 외에는 아무 것도 없는데 당연히 책을 읽을리가 없지... 제대로 읽기만 하면 다 이해할만한 내용임.
고딩때 시를 쓰던 친구가 생각나네요. 그 친구하고 도서관에서 거의 살았는데... 또 그 친구가 짝사랑하던 여자애를 이어줄려고 온갖 방법을 다 썼던 추억이...
90년 전 고딩이라 함은(구한말?)......전 80년대 고딩이였습니다만 읽으라는 고전을 다 읽어봤습니다만 걍 그런가부다 했다능-_- 이해???글세요
님하 --;;; 이렇게 적으시면 노땅취급받삼...
므왕...총통. 예를 들어서 초딩이 노틀담의 곱추를 읽고 프롤로 수사와 콰지모도의 애증의 관계, 본능으로 번뇌하는 금욕적 지식인, 집시라는 특정집단에 대한 뿌리깊은 제노포비아,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바람둥이의 위선, 한 여인을 둔 세 남자의 갈등... 기타등등을 이해하긴 무리인거 같습니도. 저도 나름 책을 많이 팠지만 중딩때 읽고 별 감흥이 없었다지요 ㅇㅈㄴ 요즘들어서 우연히 펼쳐든 후에는 위고씨의 필력에 푹 빠져버렸지만 말입니다
워워... 90년 전 고딩....무서워요;;;
사회의 모순에 관심을 갖지 않고 자라도 되는 행복한 시대이기 때문 -> 대학 입학 순간 끝ㅋ장ㅋ ㅋㅋ
총통님 제가 말한 뭐 '국민꼴통만들기'?가 대략 저런 의심을 품고 있었던 겁니당 ;ㅅ; ;;한국 사회 보면 정말 심각하게 피부 와닿게 휘밤 쾅! 하는 문제가 아니라 저렇게 찌질하고 무지하게 문제 있는 걸로 보이는 데 -_-;;; 좀 이상하게 비유 하자면 정말 죄책감도 없는 깡패학생 문제가 아니라 무기력증,애정결핍[X사X후 같이..],정말 말도 안되는 개논리로 골려먹고 때리는 학생들이랑 니나노~판타지 소설 읽는...음 그러니까 이런 식으로 학교와해가 된다 라고 해야할까 이게 제 생각인데 곳수님들 검증[?] 좀..
뭐, 총통님께서 말씀하셨던 90년 전 고딩의 기본 스펙 중 단 하나(시쓰는 거...ㅡㅡ)만 일치했던 사람입니다만.. 지금 생각해보면 온몸에 소름이 돋습니다..;;; 그 때야 나름 현실이나 세상에 대한 통찰이 깊다고 생각했습니다만... 지금와서 그 때 쓴 시들을 읽어보면 깊은 통찰없이 수사법만 나열한 것이었습니다..;; 고딩 때 나름 시 좀 쓴다는 소리 좀 듣긴 했습니다만.. 도리어 시인의 길을 포기했던게 다행이란 느낌이 듭니다.
나이가 중요한 게 아니라 머릿속 수준이 더 중요할 것 같습니다. 솔직히 성인들 중에서 <차라투스트라...>나 도스토예프스키의 작품을 읽은 사람이 몇이나 될까요? 참고로 저는 <죄와 벌>을 중학교 1학년 때 읽었습니다. 딱 10년 전이네-_- 그렇다고 그걸 자랑하고 다닌적은 없고요. 물론 10년 전에는 멋모르고 읽어 제대로 된 텍스트의 의미를 이해했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니체의 경우에는 뭐 해설집이 있는 것을 읽는게 더 낫다고 할 정도이니-_-
그리고 혹은 자크 라캉이나 들뢰즈-가타리의 글들을 읽은 게 무슨 자랑거리가 됩니까-_- 지적허영을 자랑하는 것 같군요~_~ 대학생들도 이런 사람 이름 못 들어본 사람이 태반일 텐데...그렇다고 제가 잘난 것도 당연히 아니죠.
뭐 크웨사님 말씀처럼, 요즘 중고딩들이 저런 책들을 읽을 것 같지는 않지만 항상 예외는 존재하니까요-_-a 쓰다보니 생각났는데 헤르만 헤세의 <데미안>과 <수레바퀴 아래서>는 초6학년때 읽었군요-_- 역시 책덕의 길을 그때부터 걸었군 OTL 아무튼............."자랑할 거리가 전혀 안됨" 이상입니다-_-)>
확실히 책은 '읽었다' 보다는 '이해했다' 중요한 것 같더군요.
뭐, 정말 "돈이없어 굶어"본 사람이 도요토예프스키를 읽는것과 "너무 먹어 굶어"본 사람이 읽는것과는 또 다른 이해도겠죠. 이해에는 머릿속 지식 외 몸으로 부딛친 지식도 상당히 작용하는것 같습니다. 의학전공서적도 "해보고"난 다음에 읽는것과 "하기전에 읽는"것과는 천지차이죠.
네. 동감합니다. 어쩌면 어떤 책을 읽어봤는지가 중요한게 아니라 어떤 경험을 했는지가 중요한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 결론은 예습 복습 철저히.(?)
전역사쪽은 많이 읽었는대 철학이나 인생쪽은 읽기가 싫더라구요..
한번 읽어보시면 철학이나 인생경험이 담긴 것도 상당히 재미있습니다. 개인적으론 서머셋 몸의 달과 6펜스를 재밌게 읽었죠. 몸 단편모음집도 괜찮았었구요.
저도 역사쪽이였는 데 역사 말고도 역사 관련 분야들...총,균,쇠나 뭐 신경과학 진화 같은 분야의 개념있는서들을 본 거 같은
중학교 때, 쇼펜하우어를 숭상했던 사람입니다. 그때 니체의 책도 여러권 읽어봤고, 쇼펜하우어의 책도 번역된 것이라면 거의 다 읽어 봤습니다. 결론을 말하자면, 나이가 어떻건 충분의 그들의 생각을 이해할 수 있고, 공감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그때 그들의 사상에 빠져 나름대로 힘을 낼 수 있었으니까요. 그 방향이 지독한 염세주의적 방향이었다는 것이 문제였긴 하지만. 하여간 그렇습니다. 나이는 정말로 아무런 소용도 없는 것입니다. 단지 생각하는 사람의 차이만 있을 뿐.
어린왕자는 역시 두 번 읽을만한 것 같구요... 니체나 도스토예프스키는 넘흐~ 어려워서 '짜라투스트라...'는 읽다가 쳐박아 두었고, 도스토예프스키는 이해가 갈듯 말듯 인내심을 요구하는 지구력 테스트 같고... 톨스토이는 재미있긴 한데 등장인물들이 너무 많아서 따로 메모를 하면서 봐야하는 귀차니즘을 자극하고... 그래서 요즘은 거의 고전을 읽지 않으려고 합니다...
어릴 때, 아버님께서 지방에 서점을 3개나 운영하셨더랬죠. 어린나이에 아버님의 강요로 폭풍의언덕/레미제라블/죄와벌등을 '읽은'기억은 있으나 내용은 전혀 기억나지 않더군요-_- 사실 어린왕자도 동심가득하게만 보면 중고딩때는 참 유치한 책이란 생각이 들었었죠. 그런데 요즘들어 그 어린왕자에 어찌나 빠져들게 되던지...'길들여진 것에 대한 상실'을 직접 겪고보니 이런 제길슨...크아악!!
동감..; 전 중학교 들어가면서 어른이 된 착각에 빠져 두껍고 고전이라면 닥치는 대로 읽었지요. 물론 이유는 '님 좀 멋진듯?' 소리를 듣기 위해; 윤동주의 서시로는 좀 모자란 듯해서 이상화의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부터 시작해서 필 꽃히는 시도 마구 외었었습니다. 이유는 동일; 지금 생각하면 그때 느꼈던 점. 폭풍의 언덕-막장 불륜 드라마, 레미제라블-피카레스크, 죄와벌- 심리 서스펜스 스릴러...;; 그땐 파우스트나 까라마조프의 형제들, 파리대왕(+퓨슈킨)같은 것들도 위와 같이 단순한 느낌뿐. 하지만 경험이 쌓이니 감동이 느껴지더군요. 역시 명작은 시대가 흘러도 명작.
윗분들의 말씀대로라면: 현실이 조까틀 때 애들은 성숙한다군요;;;; 난세에 영웅이 나나니...
도스토예프스키 랑 다른 사람인가요? 아님 발음을 이렇게도 하고 저렇게도 하는건가요? 러시아 어는 하나도 몰라서;; (러시아 사람 맞죠?^^;)
어랏, 그러고 보니! 관찰력이 예리하시군요.
오타임돠;;
뭐, 고딩 때 니체나 도스토예프스키나 이름만 들어보고 읽어보진 않았던 인간으로써.. 어떤 면에선 고딩 때 저런 것을 읽어볼 생각이 있었다는 것이 부럽기도 합니다..^^;;; 다만, 움베르토 에코의 <장미의 이름>이나 <바우돌리노>같은 책, 푸코의 <광기의 역사>(역사서인줄 알고 구입했는데...ㅡㅡ) 중고딩 때 읽어보긴 했습니다만... 그 때 읽은 것과 지금 읽는 것이 느낌이 많이 다르더군요..
그 게임이라는 것도 맨날 던x앤x이터 수탉x래프트 같은 것들만 어휴 딱 보면 수준 나오죠 ㅡㅡ....라고 하기엔 나도 그저 명작이라는 거 하고 싶지만 현실크리에 토탈워나 문명4나 하고 자빠져서 사실 할 말 없지만...정말 제대로 즐길 줄 아는 사람들 보면 어느 취미던 뭔가 '고급'을 즐기는 ㄱ-
그런데 읽었다는 것 가지고 자랑을 하다니;; 누군진 모르지만, 실제론 본인 스스로가 평가하는 것 이하로 수준이 낮은 것 같군요...
제 개인적으론 이렇습니다. 위의 댓글에서 나온 책들, 이른바 고전명작들은 분명 어린 나이에 읽어 곱씹어보며 진지하게 사색하기엔 수준이 높은 책들인 것은 사실이나... 그래도 읽지 않는 것보다는 읽어 보는 것이 더 낫다고 생각합니다.
지금에 와서 보면 그때 생각했던 것들이나 끄적여 본 글들이 낯간지럽고 부끄럽게 여겨질 수 있겠지만, 실은 읽고 조금이나마 생각을 해볼 기회를 얻고 글을 끄적여 보았던 경험들이 지금의 자신을 만든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인간은 나이를 먹으면서 그전까지 얻은 지식과 경험이 축적되고 서로 연결되면서 더욱 지혜롭고 현명해 진다고 하는데, 과거 좆딩 시절 품었던 생각이나 글들이 그때보다 한층 더 성숙해진 지금에 와서는 부끄러운 것처럼 지금보다 좀더 나이를 먹고 한층 성숙해졌을 때에 가서도 역시 지금의 생각이나 글들이 부끄럽게 여겨지지 않을까 싶습니다.
즉 이전의 생각이나 글들이 부끄럽게 느껴진다는 것은 곧 지금의 자신이 한층 더 성숙해 졌다는 의미일테고, 그것은 다름아닌 독서나 사색 같은 이전의 경험들이 있었기에 가능했던 것이니 말이죠 ~ .~
다른건 몰라도 니체의 작품들만은 철학입문으로도 매우 부적당합니다. 캐릭터도 안 만들었는데 레이드 공략을 떠들어 대는 꼴이죠.
대단히 이해하기 쉬운 비유 감사합니다. ^^
책을 굳이 자랑하려고 읽나요... 무협지, 판타지, 추리같은 흥미위주의 소설중에도 읽으면서 한번쯤 생각해볼 책들이 많은데.. 즐겁게 보면서 생각도 한번 해볼수 있으면 되는거죠. 꼭 유명하고 심오하다고 평가되는 책들을 읽고 흥미위주의 책 읽으면 무시하는거 그자체도 웃긴거 같네요.
그런데 위고할아버지 책하고 귀여니 책하고는 수준 차이가 어느정도 있긴 있죠 --;;; 명작이란게 공짜로 명작 타이틀 단건 아니니까요 ^^ 다만 "내가 몇권 읽었네"로 다른 사람을 무시하는건 그 책을 읽은게 아까운 수준의 행동이긴 하겠죠 ^^
사람마다 자기가 좋아하는 형식(내용의 전개) 지나치게 사색적인것을 좋아하는 사람도 있을수 있고, 정말 웃기지만 그안에서 한번쯤 생각해볼수 있는 것을 좋아하는(저같은 부류)도 있을수 있으니까요. 몇권 읽었네 보다는 책의 종류를 규정짓고 어떤류의 소설을 읽는것 자체를 무시하는 분들이 간혹 있더군요. 그점이 안타까운거죠 ㅋ
개인적으로 명예의 장군님 생각에 동의합니다 어떤책을 읽는게 중요한게 아니라 책을읽고 어떻게 느끼는가가 중요한거 아닌지.. 아무리 절세의 명서를 읽어도 이해가 안돼고 억지로 읽는다면 그 의미가 없죠.. 저도 책읽으면서 별로 흥미가 안일어나면 나중에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