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최초란 말은 빌런역이던 히어로역이던 사람들의 기억에 조금 더 오래 머물게 된다.
13일, 새벽부터 내리던 비가 오전 내내 제법 세차게 내리더니 점심시간이 조금 지나서 부터는 이슬비로 변했다.
하루종일 무료하게 보내던 집사람은 내가 베란다 창을 통해 밖을 내다보며 "이제 비가 그칠 모양이다"는 내 말을
듣기가 무섭게 통도사로 가자한다.
그렇지 않아도 얼마전 한창 추울때 두어송이 피어있던 자장매가 근간 한동안 따뜻한 날씨가 이어졌으니 현재의 개화 상태가
궁금하던 차라 통도사로 방향을 잡았다.
통도사 자장매는 경남에서는 가장 먼저 피는 것으로 알려져있는 홍매화인데
이 절을 창건한 자장율사를 기려 자장매라 불리운다 한다.
정각 앞에 도착하니 제법 여러송이 피어있으나 해마다 번복되는 가지치기로 인해 특별한 모델은 찾을수가 없었지만
비는 나의 기대를 져버리지 않았다.
꽃에 송이송이 맺혀있는 영롱한 물방울은 꽃 보다 더 아름다웠다.
물방울을 한참 담고 있는데 누군가가 "찍은걸 좀 볼수 없느냐" 한다.
촬영에 열중하다 보니 옆에 사람이 있는줄도 몰랐는데 좀 볼수없느냐는 소리에 돌아보니 차람새가 스님은 아닌것 같고
절에서 기거하는 거사님으로 보였다.
가지치기를 너무 많이해서 꽃은 볼것도 없고 물방울을 찍고 있다며 보여주니 몇 미리로 찍느냐 한다.
750미리라 하니 카메라와 렌즈를 힐끔 보더니 "아하! 크롭바디라 그렇군요"한다.
말하는 폼새가 카메라에 대해 많이 아시는 분이었다.
"네"
"F치는 얼마이지요"
"지금은 11로 놓았습니다"
"아~그래서 이렇게 표현이 되는군요, 올해는 아직 아무도 촬영을 하지 않았는데 처음으로 촬영을 하시는것 같습니다"
"아하 그렇습니까, 저도 오전에 꽃과 함께 빗줄기를 담아볼까 생각하다 오후에 비가 소강상태라 와 봤답니다,
날씨가 이러니 아무도 움직이지를 않았나 봅니다."
"아마 그런것 같군요. 좋은 작품 많이 담으십시요"
"감사합니다"
인사와 함께 총총걸음으로 멀어져 가는 거사님을 보고
"앗차! 깜빡 잊었네, 통도사 달력 제작때 이 사진을 한 장 넣으면 어떠냐고 물어볼걸"
이 사진은 통도사 홍매화로서 21년에 담은 것인데 하나의 가지가 꾸부러지고 휘어지고 합쳐져 생긴 모양으로
어느 특정한 위치가 아니면 이 모양을 볼수가 없는데 아직까지는 나만이 담은 단 한 장의 사진으로 남아있는 것으로 알고있며
마치 용이 매화가지를 물고 승천하는 모습이라 비룡매라 이름을 지었다.
작년에 다시 담으려고 시도를 해 봤지만 1년 사이 나무가 자라버렸고 주위의 가지도 너무 많이 자라
이 모양이 나오질 않았지만 올해 다시 시도를 해 보면 어떤 모양이 나올런지...
첫댓글 푸른 하늘에 구부러진 가지가 수를 놓았네요
아름다운 자장매 즐감합니다
빗방울 먹고있는 자장매 아름움을 즐감 합니다
분홍 꽃잎에 맺힌 물방울이 예술입니다.
빗방울 방울방울 맺힌 고운 모습입니다.
매화도 예쁜데 빗방울까지 초롱초롱 너무 멋지네요.
일찍 피어난 자장매 고맙게 감상합니다.
네~~^^
어느뗀 꽃보다 고운 모습들을 보게 되더군요
꽃보다 빗방울인가 봅니다.
우리동네 홍매화는 겹꽃인데 홑꽃이 개인적으로 더 예쁜거 같아요
마지막 사진 참 좋습니다.
오 자장매가 빗방울까지
달고 있으니
더 이쁘게 보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