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6일 토요일 저녁
설맞으러 고향집에 닿으니
기다려주신 부모님의 밝은 눈빛과
마당 한켠엔 다 녹지않은 하얀 눈더미와
부엌 한켠에 뽀샤시 잘빠진 호박꽂이떡이
소담하게 맞아주고 있었다.
귀향길이 금토일 이리 분산이 되었는지
토요일 내려오는 길
대관령이 폭설로 위험하다는 소식 외에
서해쪽으론 그리 정체없이 잘 빠져
3시간 20여분만에 잘 도착했었다.
이미 큰형수는 아침녘에 도착해
청소와 정리정돈을 다 해놓고
바리바리 설음식을 다 해다놓고
설연휴 동안의 새벽근무로 홀로 다시 가셨고
큰형은 친구모임에 참석 중이시라...
도착한 그 저녁 우린 전화인사를 하고는
조카와 둘째형네와 조촐히 디너파티를 짠.
어머니가 빚은 이 곡주가 참 묘한 것이
서천을 벗어나면
그 하룻밤새에 그리 신맛으로 변하였는데
뒷곁 장독대 그늘 술독에 그대로 있는 것은
감칠맛 그대로 목넘이가 꿀꺽꿀꺽 맛이 지대루다.
일요아침 잠을 깨고
이주전 폭설이 아직 녹지않고
잔설로 남은 모습을 담아보다.
아침을 먹고
둘째형수와 둘째형은 준비해온 부침개를
부치고
점심을 먹고
둘째는 좀 쉬고
설겆이는 손자들이 하라는
할머니 주문에
잭깍 소매를 걷어부치고
설겆이하는 조카들
형들과 어머니와 난
대전 고모부의 부고소식에
충남대병원 장례식장에 조문하고 오니
이미 섯달 그믐밤이라...
음력 새해 첫날
설 아침
새색시 얼굴처럼 수줍게
홍조를 띄운 구름과 하늘은 맑기도 밝아라
할아버지 양말 잘 챙겨드리라 하니
조근조근 조심조심
주복이가 양말을 잘 신겨드리고 있고
가흘이는 그 옆에서 잘하는지 지켜보고 섰다.
어머니는 동치미가 빠졌다며
뒷곁 장독대에서 살얼음 동치미를 담아오시고
떡국 아침상 빈 곳을 채워주신다.
설 아침
정안수 정성 올릴 데 정갈히 다 올리고
아침상을 마주하고는 짠.
"새해에도 건강히 다복하게
하는 일 다 잘 되옵시사~~~"
상을 물리고 이제 세배 드리기
아버지, 걍 의자에서 받으시지 말여요.
굳이 내려앉아 받으신다 하시며
자식들의 인사에 당신도 예를 다 하시려는
그 마음이시여~~~
큰형네 일배
둘째형네 일배
막내네(?) 일배
다 함께 빙 둘러
형제들 수평 일배
성묘길은 영모리 문헌서원으로부터 시작.
한산면이 한 눈에 다 내려보이는
기린봉 줄기자락에...
목은 할아버지께도
그리고 친인척
어르신들을 찾아뵙고
세배인사 드리려
영모리를 돌고
막동리를 돌고
그 사이 집에는
아버지어머니 찾아
인사를 다녀가는 풍경들
한차례 왔다가면
또 한차례 오고
드디어 둘째형수 누나와 바톤터치
외가 사위들 맞이는 누나와 매형이.
이리 설 하루 지나간다.
.
.
.
대전 고모부 가시고
더 애뜻해지는 아버지어머니
당신 젊음의 초상을 더듬고.
누나는 핸드폰에 담아간다.
그토록 복작복작
한판 잔치파티가 지나가고.
빈 들녘 수요일 아침은
빛과소금처럼 서리가 하얗게
당신들 머리칼마냥 가슴마냥
아침을 깨우고 펼치고 있었다.
빈가지 감나무 옆 전선엔
방패연 하나가 걸려있는데.
어려선
직접 대나무 살대를 깍고
달력을 오려선
그렇게 띄우고 놀다가
전기줄에 걸려 애태우던
연이었는데...
아주 오랜만에 만난 풍경이다. 찰칵.
봄 같은 땃땃한 날씨
고향풍경을 뒤로 하고 서울로.
그리 정체없이 느긋느긋 올라왔다.
이렇게 설 잘 맞이하고 왔습니다.
오고가신 모든 님내들
가내 두루두루
건강과 행운이 늘 함께 하시길~~~
- 산울림 설맞이 인사 dream -
첫댓글 새해 풍경....새해 복많이 받으시오라~~~~~~^^
감사합니다^^
새해 잘 맞았구료^^~
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