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 못 이루고 늘 새벽을 맞는 사람 - 가시나무 숲
언제부터 생긴 습관일까? 곰곰이 생각해본다.
누군가 그랬는데 새벽을 뜬눈으로 지새우는 사람은
마음이 외로운 사람이라고 말한 게 기억난다. 내가 그런가?
난 이 새벽이 좋다. 복잡하고 엉망진창이던 마음도 이런
늦은 새벽이면 차분해지곤 한다.
생각이 깊다 보면 다소 나 자신의 늪에 빠지기도 하곤 하지만
사람이 어떻게 다 행복하기만 할까?
사람은 각자 자기가 안고 살아가야 할 만큼의 짐이 있는 게 아닌지
행복한 사람이 있는가 하면 불행한 사람도 있겠고
기쁜 마음으로 살아가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슬픈 마음으로 살아가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스스로 택한 길이 외로운 길이라면 그 길을 걸어가는 게 아닌지
그렇다고 그런 게 다 온통 슬프고 불행하고 그런 것 만은 아니다.
내가 택한 길이 어떤 길이던 난 혼자인 것에
외롭지만은 않다. 난 날 아직도 완성되지 않은 덜 자란 아이로
생각하고 있다.아직 철이 덜 들었다는 표현이 맞을지도 모른다.
엄마를 생각하면 더 없이 불효를 저지른다는 것을 알면서도
아직도 혼자인 나의 길을 택한 것에 나 자신을 후회하지 않는다.
내세울 것도 없고 가진 것도 없고 특별히 공부를 많이 한 것은 아니다.
정말 잘나지도 못하고 그렇다고 그렇게 못났다고도 생각지 않는다.
왜 결혼하지 않느냐. 그런 숱한 질문을 지금 이 늦은 나이까지도
들으면서 살아가고 있다.
이젠 그런 질문들 하기에도 지칠 텐데 볼 때마다 그런 말들을 듣곤 한다.
나이를 먹으면 좀 뻔뻔해지는 것일까? 처음엔 화내고 과민반응을 보였던
나는 이제 한 수 더 떠서 받아치고 있으니 후훗~
그런 중에도 내 마음을 이해해주기보다는 혼자인 엄마를 더 걱정하는
뜻에서 내게 하는 말들이 비수로 꽃 혀들 때가 종종 있다.
아무리 부모라도 말 못할 비밀이란 건 있는 거다.
알아서 좋을 게 아니면 혼자 그 고통까지 감수해가면서 비밀로 혼자 안고
있어야 할 것들이 있는 게 아닌지
이제 엄마랑은 친구처럼 지내고 있다. 종종 싸우기도 하면서
금방 풀어져서 헤헤거리며 나이 들어도 재롱도 부리곤 한다.
한해 한해 달라지는 엄마를 보면서 마음으로만 잘해드려야지 하면서도
아직도 철없는 딸로 살고 있다.
엄마도 이제는 점점 더 내게 의지하시는 것 같고 기대려 하시는 것 같다.
다행히도 엄마는 아는 이들도 많으셔서 오히려 나보다 더 바쁘게 살고 계신다.
종교를 가지고 계신 것도 큰 힘이 되시는 것 같다.
결혼하지 않은 삶에 대해 많은 이들이 묻곤 한다.
왜 결혼하지 않나요? 라는 질문에 나는~ 하고 싶지 않네요.
내 진짜 마음이다.
그냥 평범하게 살아가지 못하는 사람도 있는 것이다.
색안경 쓰고 볼일도 아니고 그냥 결혼한 사람이 있으면 하지 않은 사람도
있구나 그렇게 생각하면 좋을 텐데
난 나 자신이 혼자인 것에 후회하지는 않는다.
인간은 모두가 외로운 존재라 했다.
난 아직까지 나 자신을 흐트러트리지 않고 잘 살고 있다.
아직까지는 내가 살아가는길이 혼자의 길이란 것에 슬프지만은 않다.
난 내 감정에 충실하려고 한다.
슬프면 슬픈 데로
기쁘면 기쁜 데로
행복하면 행복한 데로
혼자이기에 더 편한 것들도 많은데
때로 몸부림 치게 고독할 때도 있다.
그러면 고독도 피하지 않는다.
그렇다고 당당하게 맞서지도 않는다.
그냥 그런것들도 다 알아서 가버리던데
내 속에 잠재해 있던 글 쓰는 재미를 알아버린 지금
나는 한꺼번에 많은 글을 쓰고 있다.
시라고 쓰고는 있는데 아직 시 같지 않은 시지만
난 정말 시를 쓰는 시인이 되고 싶다.
내가 쓰는 시가 그다지 밝지만은 않다는 거 알고 있다.
다소 무거운듯하기도 한 것도 알고 있다.
어쩌면 내 속에 담아 두기만 했던 것들을 토해내고 있는 지도 모른다.
내가 정말 하고 싶었던 말 내 마음을 내보이지 못했던 것들을
글이라고 긁적이고 있다.그래서 그 글들을 써내려 가면서 점점 내 마음이
가벼워지는 것 같다. 숨길 것도 없고 그렇다고 자랑할 것도 아니지만
내 마음깊이 묻혀있던 것들이 하나둘씩 꺼내버리면서 정리가 되는 거다.
내 글로서 행복한 사람들은 더 행복할 것이고 내 마음과 같은 사람이 있다면
동감을 할것이다.난 내 상처를 내보이고 있다.
그게 자랑은 아니겠지만 그렇다고 흉이라도고 생각지 않는다.
그냥 난 나의 생각을 긁적이고 있는거다.
그런속에서 행복해 하고 있으니 이것도 행복한거 아닌가?
슬픈 것도 행복일 수 있다고 생각한다.
서글픈 것도 아픔까지도
누군가 추천해준 영화 한편을 봐야겠습니다.
"슬라이딩 도어즈"라는 영화가 있는데 함 보라고 하더군요.
그래서 오늘은 방콕 하면서 비디오나 한번 빌려다 봐야겠습니다.
선녀의 미소 모든 님들 늘 행복하시길~
2004. 04. 어느 날 새벽녘에
선녀의 미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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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아직은 미완성인 가시나무 숲님의 도화지엔 어떤 새로운 그림이 그려질지는 아무도 모르지요? 밝고 행복한 그런 길이시길... 가시나무 숲님의 선택에 용기와 박수를 보냅니다. 좋은 글 기대합니다.
홀로 가는 길이 어렵고 외롭고 힘든 길이기에 잔뜩 찌푸린 날씨 만큼이나 우울할 수 있는 내용을 잔잔하게 담담하게 풀어 쓰내려 간 가시나무 숲님의 용기가 돋보이는 그런 날입니다. 어떤 게 정답이라고 말 할 수 없는 우리네 인생입니다. 아름다운 가시나무숲님 이네요~
쥴리엣님이 보내주신 답글 -안녕하세요 오늘 아침 이제 막 직장에 출근해서 메일 확인하고 방금 읽었는데요 읽고나니 공감하는 부분이 있어서 답장을 쓰고 싶어졌습니다 저와 동병상련의 처지에 있는지라 저도 같은 생각 비슷한 생각을 하고 있는지라 왠지 모를 통하는 게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아직 혼자라는 거에 그렇게 후회라든가 외롭다던가 하는 그런 부정적인 생각보다는 아직까지는 이대로 괜찮다는 생각을 하고 살아가는데 정작 자기자신보다는 주위의 시선이 주위의 편견이나 색안경들이 혼자라는것을 실감나게 해주는 것 같아요 그런것에도 연연해 하지 않고
구애받지 않고 꿋꿋하게 당당한 솔로가 되어야 겟다고 그때마다 마음을 강하게 먹긴 합니다만 그래요 인생은 어차피 혼자라고 그랬습니다 외롭지 않은 사람도 없고 다 누구나 종류는 다를지언정 다소 정도의 차이는 있을지언정 다들 그만큼의 삶의 짐같은 무게로 살아가는 게 아닐까요
비슷한 생각을 가지고 이 힘든 세상에 꿋꿋이 살아가는 모습이 저와 같은 입장인것 같아서 그냥 위로가 되어서 얘기해 보고 싶은 마음에 감히 몇자 올려 봤습니다 자 오늘도 꼭 꿋꿋하게 당당하게 승리하는 삶을 사세요 화이팅!!! 쥴리엣님이 보내주신 답글입니다.
아 미소님이 보내주신 답글 -구질구질한 따불보단 심풀한 씽글이 좋다.부모님에겐 불효라 하였었지만 지금은 부모님도 따님이 의지가 되시고 노후에 삶이 님과 함께 행복한 시간이 많으시리라 생각됨은 부정할 수 없으리라~~ 님에 글 잘 읽었읍니다.
글 쓰시면 재주가 있으셔서 좋은 작품이나오겠읍니다, 누가 인생은 짧다. 말했죠? 나름대로 열심이 사시는 것 같아 행복하신 것이 확실 하시네요.존 나날 되세요. 아 미소님이 보내주신 답글입니다.
들꽃님이 보내주신 답글 - 마음의 강 건너 2004. 4. 7. (수) 11: 23 마음을 놓고 울어 보았는가? 사람을 두고 사랑으루 해 봤는가? 결혼을 해 볼려고 노력은 해 봤는가? 직장을 구 할려고 힘은 써 봤는가? 마음을 주고 가슴을 열었는가? 꽃을 보고 따 봤는가?
강 건너 지는 노울이 아름다운가? 개나리 노오란 옷을 입고 싶은가? 생각의 바다를 뛰어 들었는가? 행복의 그늘을 타 봤는가? 강 건너 버들이 지고 오가는 나그네 가슴이 머무는 이 마음도 당신에게 전해 봅니다. 들꽃님이 보내주신 답글이였습니다.
....선녀의 미소님!쥴리엣님!들꽃님!고맙습니다.아직 너무나 부족하고 아직 완성되지 못한채 살아가고 있는 참 바보같은 한 사람의 글을 읽어주셔서 고맙다는 말씀밖에 드릴께 없네요...오늘 너무 화창한 날이네요...어차피 인생이란 평생 물음의 연속이고 평생을 깨달으면서 가는게 아닌가 싶습니다.좋은날들 되세요^^*
야생초님이 보내주신 답글 - 구구절절이 독백이 담기고 있소 시나 쓰고 방콕이나 하고 좋군요 어느 날 훌적 떠나기도 하겠지요.....?? 사람 많은것 보다 고독을 씹으며 살것 같소 그래 사는것도 행복의 지름 길이요 그대 마음 하나님이나 아실거요......부럽소.....?? 늙은 여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