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심유이병(心有二病)
마음에 두 가지 병이 있다는 뜻으로, 마음이 주인 노릇을 못하면 병이 된다는 말이다.
心 : 마음 심(心/0)
有 : 있을 유(月/2)
二 : 두 이(二/0)
病 : 병 병(疒/5)
출전 : 여유당전서(與猶堂全書) 대학공의(大學公議) 三
바른 몸가짐은 바른 마음에서 나온다. 마음이 비뚤어진 상태에서 몸가짐이 바로 될 리가 없다.
다산은 대학공의(大學公議)에서 몸을 닦는 것은 그 마음을 바르게 함에 달렸다(修身在正其心)는 대목을 풀이하면서 자신의 생각을 덧붙였다.
마음에는 두 가지 병이 있다. 하나는 마음이 있는 데서 오는 병(有心之病)이고, 하나는 마음이 없는 데서 오는 병(無心之病)이다.
마음이 있다는 것은 인심(人心)을 주인으로 삼는 것이고, 마음이 없다는 것은 도심(道心)이 주인이 될 수 없는 것을 말한다.
이 두 가지는 다른 것 같지만 병통이 생기는 근원은 실제로 같다. 경(敬)으로써 내면을 바르게 하고, 공과 사를 구분해서 이를 살핀다면 이 같은 병통이 없어진다.
유심지병(有心之病)이 있고, 무심지병(無心之病)이 있다. 마음은 있어도 문제고 없어도 문제다. 하지만 따지고 보면 마음의 유무가 문제가 아니고, 어떤 마음을 지니느냐가 더 문제다.
"자넨 생각이 너무 많아!"
안 해도 될 쓸데없는 생각이 너무 많다는 말이다. 유심지병이다. 그의 마음은 인심(人心), 즉 계교하고 따지느라 바쁜 마음이다.
"도대체 생각이 있나 없나?"
이런 소리를 듣는다면 그는 무심지병에 걸린 사람이다. 그저 몸을 따라 마음이 간다. 아무 생각이 없다. 해야 할 생각은 안 하고 쓸데없는 생각만 많다. 그러니 늘 몸과 마음이 따로 논다.
마음에 노여움과 원망이 있고 보니 말투가 모질고 사나워진다. 일을 열심히 해도 앞뒤가 바뀌어 늘 결과가 어긋난다. 두려움은 재난 앞에 흔들리고, 위력 앞에 꼼짝 못하게 만든다.
돈 문제로 인한 걱정 근심은 사람을 무력하게 해서, 옳고 그름을 떠나 계산기를 두드리게 만든다.
허튼 마음을 닦아내고, 실다운 마음을 깃들이는 방법으로 다산은 경이직내(敬以直內)를 꼽았다. 공적인 일인지 사적인 욕심인지를 살펴 마음의 균형을 유지할 때 두 가지 마음의 병이 사라진다고 말했다.
맹자는 "사람이 닭이나 개가 달아나면 찾을 줄 알면서, 마음은 놓치고도 찾을 줄 모른다. 공부란 별것이 아니다. 달아난 마음을 찾는 것일 뿐이다"라고 했다. 마음이 주인 노릇을 못하면 몸은 그대로 허깨비가 된다.
▶️ 心(마음 심)은 ❶상형문자로 忄(심)은 동자(同字)이다. 사람의 심장의 모양, 마음, 물건의 중심의, 뜻으로 옛날 사람은 심장이 몸의 한가운데 있고 사물을 생각하는 곳으로 알았다. 말로서도 心(심)은 身(신; 몸)이나 神(신; 정신)과 관계가 깊다. 부수로 쓸 때는 심방변(忄=心; 마음, 심장)部로 쓰이는 일이 많다. ❷상형문자로 心자는 ‘마음’이나 ‘생각’, ‘심장’, ‘중앙’이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心자는 사람이나 동물의 심장을 그린 것이다. 갑골문에 나온 心자를 보면 심장이 간략하게 표현되어 있었다. 심장은 신체의 중앙에 있으므로 心자는 ‘중심’이라는 뜻도 가지고 있다. 옛사람들은 감정과 관련된 기능은 머리가 아닌 심장이 하는 것이라 여겼다. 그래서 心자가 다른 글자와 결합할 때는 마음이나 감정과 관련된 뜻을 전달한다. 참고로 心자가 부수로 쓰일 때는 위치에 따라 忄자나 㣺자로 바뀌게 된다. 그래서 心(심)은 (1)종기(腫氣) 구멍이나 수술한 구멍에 집어넣는 약을 바른 종이나 가제 조각 (2)나무 줄기 한 복판에 있는 연한 부분 (3)무, 배추 따위의 뿌리 속에 박인 질긴 부분 (4)양복(洋服)의 어깨나 깃 따위를 빳빳하게 하려고 받쳐 놓는 헝겊(천) (5)초의 심지 (6)팥죽에 섞인 새알심 (7)촉심(燭心) (8)심성(心星) (9)연필 따위의 한복판에 들어 있는 빛깔을 내는 부분 (10)어떤 명사 다음에 붙이어 그 명사가 뜻하는 마음을 나타내는 말 등의 뜻으로 ①마음, 뜻, 의지(意志) ②생각 ③염통, 심장(心臟) ④가슴 ⑤근본(根本), 본성(本性) ⑥가운데, 중앙(中央), 중심(中心) ⑦도(道)의 본원(本源) ⑧꽃술, 꽃수염 ⑨별자리의 이름 ⑩진수(眞修: 보살이 행하는 관법(觀法) 수행) ⑪고갱이, 알맹이 ⑫생각하다 따위의 뜻이 있다.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물건 물(物), 몸 신(身), 몸 체(體)이다. 용례로는 마음과 몸을 심신(心身), 마음이 움직이는 상태를 심리(心理), 마음에 품은 생각과 감정을 심정(心情), 마음의 상태를 심경(心境), 마음 속을 심중(心中), 마음속에 떠오르는 직관적 인상을 심상(心象), 어떤 일에 깊이 빠져 마음을 빼앗기는 일을 심취(心醉), 마음에 관한 것을 심적(心的), 마음의 속을 심리(心裏), 가슴과 배 또는 썩 가까워 마음놓고 믿을 수 있는 사람을 심복(心腹), 본디부터 타고난 마음씨를 심성(心性), 마음의 본바탕을 심지(心地), 마음으로 사귄 벗을 심우(心友), 마음에서 마음으로 전한다는 심심상인(心心相印), 어떠한 동기에 의하여 이제까지의 먹었던 마음을 바꿈을 심기일전(心機一轉), 충심으로 기뻐하며 성심을 다하여 순종함을 심열성복(心悅誠服), 마음이 너그러워서 몸에 살이 오름을 심광체반(心廣體胖), 썩 가까워 마음놓고 믿을 수 있는 사람을 심복지인(心腹之人) 등에 쓰인다.
▶️ 有(있을 유)는 ❶형성문자로 뜻을 나타내는 달월(月; 초승달)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글자 𠂇(우; 又의 변형)로 이루어졌다. ❷회의문자로 有자는 ‘있다’, ‘존재하다’, ‘가지고 있다’, ‘소유하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有자는 又(또 우)자와 月(육달 월)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그러나 여기에 쓰인 月자는 肉(고기 육)자가 변형된 것이다. 有자의 금문을 보면 마치 손으로 고기를 쥐고 있는 듯한 모습으로 그려져 있었다. 이것은 내가 고기(肉)를 소유하고 있다는 의미이다. 그러니까 有자는 값비싼 고기를 손에 쥔 모습으로 그려져 ‘소유하다’, ‘존재하다’라는 뜻을 표현한 글자이다. 그래서 有(유)는 (1)있는 것. 존재하는 것 (2)자기의 것으로 하는 것. 소유 (3)또의 뜻 (4)미(迷)로서의 존재. 십이 인연(十二因緣)의 하나 (5)존재(存在) (6)성(姓)의 하나 등의 뜻으로 ①있다 ②존재하다 ③가지다, 소지하다 ④독차지하다 ⑤많다, 넉넉하다 ⑥친하게 지내다 ⑦알다 ⑧소유(所有) ⑨자재(資財), 소유물(所有物) ⑩경역(境域: 경계 안의 지역) ⑪어조사 ⑫혹, 또 ⑬어떤 ⑭12인연(因緣)의 하나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있을 재(在), 있을 존(存)이고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망할 망(亡), 폐할 폐(廢), 꺼질 멸(滅), 패할 패(敗), 죽을 사(死), 죽일 살(殺), 없을 무(無), 빌 공(空), 빌 허(虛)이다. 용례로는 이름이 세상에 널리 알려져 있음을 유명(有名), 효력이나 효과가 있음을 유효(有效), 이익이 있음이나 이로움을 유리(有利), 소용이 됨이나 이용할 데가 있음을 유용(有用), 해가 있음을 유해(有害), 이롭거나 이익이 있음을 유익(有益), 세력이 있음을 유력(有力), 죄가 있음을 유죄(有罪), 재능이 있음을 유능(有能), 느끼는 바가 있음을 유감(有感), 관계가 있음을 유관(有關), 있음과 없음을 유무(有無), 여럿 중에 특히 두드러짐을 유표(有表), 간직하고 있음을 보유(保有), 가지고 있음을 소유(所有), 본디부터 있음을 고유(固有), 공동으로 소유함을 공유(共有), 준비가 있으면 근심이 없다라는 유비무환(有備無患), 지금까지 아직 한 번도 있어 본 적이 없음을 미증유(未曾有), 계란에도 뼈가 있다는 계란유골(鷄卵有骨), 웃음 속에 칼이 들어 있다는 소중유검(笑中有劍), 입은 있으나 말이 없다는 유구무언(有口無言) 등에 쓰인다.
▶️ 二(두 이)는 ❶지사문자로 弍(이)는 고자(古字), 弐(이)는 동자(同字)이다. 두 개의 손가락을 펴거나 나무젓가락 두개를 옆으로 뉘어 놓은 모양을 나타내어 둘을 뜻한다. 수의 둘을 나타내는데 옛 글자 모양은 아래 위가 거의 같은 길이로 썼다. 위를 조금 짧에 쓰면 上(상; 위)이란 글자의 옛 모양이 된다. ❷상형문자로 二자는 ‘둘’이나 ‘둘째’, ‘두 번’이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二자는 나무막대기나 대나무를 나열한 모습을 그린 것이다. 고대에는 나무막대기를 일렬로 늘어놓는 방식으로 숫자를 표기했다. 이렇게 수를 세는 것을 ‘산가지(算木)’라 한다. 그러니 二자는 두 개의 나무막대기를 나열하여 ‘둘’이라는 뜻을 표현한 것이다. 참고로 한자에는 획이 나란히 나열된 글자가 있어서 간혹 二자가 쓰일 때가 있다. 이런 경우에는 단순히 모양자 역할만을 할 뿐 뜻은 전달하지 않는다. 그래서 二(이)는 수(數)의 이름. 둘. 이(貳) 등의 뜻으로 ①두, 둘째 ②두 번 ③버금(으뜸의 바로 아래) ④두 가지 마음 ⑤둘로 하다 따위의 뜻이 있다. 용례로는 두 겹이나 중복을 이중(二重), 검은 털과 흰 털을 이모(二毛), 벼슬의 둘째 품계를 이품(二品), 재물을 아껴 남에게 주지 못하는 것을 이간(二慳), 두 사람을 이인(二人), 두 층으로 지은 집을 이층(二層), 다시 없음이나 둘도 없음을 무이(無二), 이중으로 하는 것을 이중적(二重的), 차원의 수가 둘인 것을 이차원(二次元), 기구나 조직 문제 따위를 둘로 함 또는 둘이 됨을 이원화(二元化), 한 가지 사물에 겹쳐 있는 서로 다른 두 가지의 성질을 이중성(二重性), 군대의 가장 아래 계급의 사병을 이등병(二等兵), 한 경작지에 일 년에 두 가지 농작물을 차례로 심어 거두는 일을 이모작(二毛作), 두 가지 규율이 서로 반대된다는 이율배반(二律背反), 부부 사이의 정을 이성지락(二姓之樂), 성이 다른 남자와 여자가 혼인을 하는 일을 이성지합(二姓之合), 열여섯 살 전후의 젊은이로 젊은 나이를 이팔청춘(二八靑春), 절친한 친구 사이를 이인동심(二人同心), 센 털이 나기 시작하는 나이라는 뜻으로 32살을 이르는 말을 이모지년(二毛之年), 때를 놓침으로 절망 등의 뜻으로 쓰이는 말을 이십오시(二十五時), 둘 중에서 하나를 가려 잡음을 이자택일(二者擇一), 두 사람이 나란히 서서 서로 맞닿은 쪽의 발목을 묶어 세 발처럼 하여 함께 뛰는 경기를 이인삼각(二人三脚) 등에 쓰인다.
▶️ 病(병 병)은 ❶형성문자로 뜻을 나타내는 병질엄(疒; 병, 병상에 드러누운 모양)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丙(병; 분명하여지다)으로 이루어졌다. 상처, 병이 더하여지는 일을 말한다. ❷형성문자로 病자는 '질병'이나 '근심', '앓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病자는 疒(병들 녁)자와 丙(남녘 병)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그러나 갑골문에 나온 病자를 보면 침대에 누워 땀을 흘리고 있는 사람이 그려져 있었다. 병에 걸려 힘들어하는 사람을 표현한 것이다. 그러나 금문에서 부터는 땀을 흘리는 사람 대신 丙(남녘 병)자가 쓰이면서 발음역할을 하게 되었다. 고대에는 病자와 疾(병 질)자 모두 '앓다'라는 뜻으로 쓰였었다. 그러나 글자가 분리된 이후부터 病자는 비교적 심각한 병이라는 뜻으로 쓰이게 되었고 疾은 비교적 가벼운 병으로 구분하고 있다. 그래서 病(병)은 (1)생물체의 전신(全身) 또는 일부분에 생기는 정상적인 활동이 파괴된 상태. 질병(疾病). 질환(疾患). 탈(頉) (2)잘못이나 탈을 비유하는 말 (3)병집 등의 뜻으로 ①병(病), 질병(疾病) ②근심 ③흠, 결점(缺點), 하자(瑕疵) ④성벽(性癖), 좋지 않은 버릇 ⑤손해(損害) ⑥병들다, 앓다 ⑦피로하다, 지치다 ⑧시들다, 마르다 ⑨괴로워하다 ⑩괴롭히다, 욕보이다 ⑪어려워하다, 꺼리다 ⑫헐뜯다, 책망하다 ⑬원망하다 ⑭손해를 입히다 ⑮굶주리다 따위의 뜻이 있다. 용례로는 병든 사람을 진찰이나 치료 및 예방하기 위하여 설비를 갖추어 놓은 곳을 병원(病院), 병을 일으키는 세균을 병균(病菌), 다치거나 병이 들어 앓는 사람을 병자(病者), 병의 이름을 병명(病名), 병이나 질병으로 어른의 병의 높임말을 병환(病患), 병자가 앓아 누워 있는 자리를 병석(病席), 병으로 앓는 증세를 병증(病症), 여러 개의 병실로 된 병원 안의 한 채의 건물을 병동(病棟), 병자가 눕거나 또는 누워 있는 자리를 병상(病牀), 환자의 병의 발생이나 진행된 경과나 치료 과정을 병력(病歷), 병의 원인이나 발생이나 경과나 결과 따위에 관한 이치를 병리(病理), 병이 들어 앓는 모양과 형세를 병세(病勢), 병으로 인한 죽음을 병사(病死), 병을 치료하기 위하여 환자가 따로 거처하는 방을 병실(病室), 신체의 온갖 기능의 장애로 말미암은 병을 질병(疾病), 병이 남을 발병(發病), 앓는 사람을 찾아보고 위로함을 문병(問病), 아픈 사람의 곁에서 돌봄을 간병(看病), 계절에 따른 유행병을 시병(時病), 거짓 앓는 체하는 병을 허병(虛病), 병에 걸림을 이병(罹病), 열이 몹시 오르고 심하게 앓는 병을 열병(熱病), 병이 고황에까지 들었다는 뜻으로 병이 위중하여 치료할 수 없는 것을 이르는 말을 병입고황(病入膏肓), 바람에 병들고 더위에 상함이라는 뜻으로 고생스러운 세상살이에 쪼들림을 이르는 말을 병풍상서(病風傷暑), 병이 없는 데 스스로 뜸질을 한다는 뜻으로 불필요한 노력을 하여 정력을 낭비함을 일컫는 말을 무병자구(無病自灸), 같은 병자끼리 서로 가엾게 여긴다는 말을 동병상련(同病相憐), 병 없이 오래도록 삶을 일컫는 말을 무병장수(無病長壽), 어떤 한 가지 약이 여러 가지 병에 다 효력이 있음을 이르는 말을 만병통치(萬病通治), 재주가 많은 사람은 흔히 약하고 잔병이 많다는 말을 다재다병(多才多病), 병도 아닌 데 괴로워 앓는 소리를 낸다는 뜻으로 곧 별것도 아닌 데 떠벌려 소란을 떨거나 엄살을 피움을 이르는 말을 무병신음(無病呻吟) 등에 쓰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