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국민의힘은 전당대회를 열어 약 6개월간 유지해 왔던 비상 운영체제를 마감하고 새로운 당 지도부를 선출했다. 결과는 모든 사람이 아는 그대로다. 당원들의 선택에 따라 승자가 가려졌으니 패자는 수용하고 조용히 넘어나가 했더니만 개운치 못한 현상이 나타나고 있어 눈살을 찌푸리게 만들고 있다. 당 대표 경선에서 낙선한 젊은 후보는 한 방송에 출연하여 이준석계를 거론하자 ”제거할 테면 제거해 보라, 제거 못 한다“고 막말을 하여 홍준표 시장으로부터 ”무슨 할 말이 남았다고 또 나불거리느냐“는 핀잔을 받았고, 낙선한 또 다른 후보 측에서는 경선 불복을 시사하는 듯한 이상한 문자 메시지를 보냈기 때문이다.
낙선한 모 후보 측이 보낸 문자 메시지 내용을 소개하면 이렇다. ”긴급!!“이라는 표시와 함께 경선에서 ARS를 받지 못했다는 분, 투표하지 않았는데도 이미 본인 명의로 투표가 완료되어 있었다는 분 등, 이상한 현상에 대한 제보가 들어오고 있다면서 이와 비슷한 경우를 경험하신 분은 수신된 번호로 문자로 답변을 달라면서 제보 전화번호와 이메일 주소까지 공개하여 마치 부정선거가 있었음을 연상케 하는 늬앙스를 풍겼다, 당 선관위에서 주관한 당내 선거에서 실제 이런 경우가 있었는지 자세한 과정은 알 수 없다. 만약 이러한 사례가 있었다면, 철저하게 조사하여 엄중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
그러나 이러한 사례가 실제 있었다면, 낙선한 다른 후보자 측에도 유사한 제보가 동시다발로 접수되었을 것이다. 그렇다면 당연히 낙선한 다를 후보들도 이구동성으로 문제를 제기했을 것이다. 그러나 그런 사태는 일어나지 않았다. 그런데도 유독 모 후보측에서만 문제를 제기한 것은 경선 불복을 제기하기 위한 증거 확보 차원인지, 아니면 시스템에 경종을 울리기 위한 자료확보 차원인지, 정확한 의도는 알 수 없지만 어쩐지 옹졸하고 치졸한 모습으로 보이기도 한다. 지난 전당대회 과정을 되돌아보면 일촉즉발의 아슬아슬했던 장면이 떠오르기 때문이다.
경선 기간 내내 TV토론과 유세현장에서 보여준 모습은 마치 민주당 후보와 국민의힘 후보가 경쟁하는 것과 같은 착각이 들 정도로 후보자 상호 간의 난투극이 치열했다. 그 반면, 차기 총선에서 어떤 전략으로 승리하여 윤석열 정부의 성공을 담보할 것인지, 그렇게 하기 위한 자신의 정책과 비전은 무엇인지, 윤석열 정부의 성공을 위해 당 대표가 해야 할 역할과 책무는 무엇인지, 또 어떤 방법으로 외연을 확대하여 총선 승리할 것인지에 대한 방안은 무엇인지, 가장 공정하게 공천할 획기적이고 합리적인 방안은 무엇인지, 등 정작 당원들이 듣고자 하는 정책과 비전은 실종되고 이전투구에만 몰두하는 모습은 당원들의 우려를 자아내는 원인이 되기도 했다.
특히 민주당이 단독으로 밀어붙이고 있는 노란봉투법, 양곡관리법, 간호사법, 방송장악법, 김건희 여사에 대한 특검 등, 당면한 현안들에 대한 대응방안과 해결책은 외면하고 오직 하나. 김기현 대표가 정치계에 입문하기 6년 전에 매입한 울산 임야 맹지에 대한 투기 의혹 공방으로 일관하여 축제의 장이 되어야 할 전당대회가 1인 공격용 난장판으로 변질했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김기현의 임야 문제가 최대 현안으로 떠오르자 SBS, KBS, CBS 등 언론 매체에서도 현장 취재를 통해 이 문제를 이슈화시키자 국민의힘 전당대회는 돌연 김기현 청문회로 변질이 되기도 했다.
그러나 보도를 통해 알려진 것은 경쟁 후보들이 제기하는 의혹과는 온도 차가 크게 났다. 문제의 그 임야에 송전탑이 세워져 있다는 사실, 상수도 보호구역이라는 사실, 산 밑으로 터널이 예정되어 있다는 점, 현재로선 시세 판단이 불가하다는 현지 주민의 인터뷰 등에서 보듯 투기 대상이라고 속단할 수 없는 장애물들이 존재하고 있기 때문이었다. 그런데도 후발주자들은 이러한 보도는 외면하고 마치 ‘너 죽고 나 죽자 식’의 동귀어진(同歸於盡)을 연상케 할 만큼 김기현 후보만 끈질기게 공격하여 당원들의 기대를 무색하게 만들었다. 어쩌면 이때 생긴 당원들의 반감이 크게 작용한 것이 김기현 후보가 1차 투표에서 당선되는 계기가 되었을지도 모른다,
전당대회 당일, 경선 결과가 발표되자 안철수는 당선자의 연설을 듣지 않고 퇴장했다. 일부에서는 예전 버릇의 재발동으로 우려한 사람들이 많았다. 하지만 다음 날, ‘치열했던 경쟁을 뒤로하고 이제 원팀이 돼야 한다며 당원들의 선택을 겸허히 받아들이고 새로운 김기현 당 대표 지도부에 아낌없는 응원을 보내고 자신도 당의 화합에 헌신하며 최선을 다하겠다“는 소감을 밝혔다. 다른 선택이 마땅치 않은 현실을 고려할 때, 자신의 정치적 미래를 위해선 그렇게 말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국민의힘 새 지도부는 이런 과정을 거쳐 출범했다. 김기현 신임 대표는 연대하고 포용하며 탕평하겠다며 연포탕을 강조했다. 김기현 대표의 러더십이 주목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첫댓글 핑계 없는 무덤이 없다는 말처럼 경선에[서 패배한 자들이 비겁하고 야비학데 '못 먹는 감 찔러나 본다'는 말처럼 추태를 부리는 것이지요.
여.야가 패권을 겨루는 전국적인 선거도 아니고 당내 선거에 불과한 점을 감안하면 선거 결과에 대해 딴 소리를 하면 자기 얼굴에 침 뱉는 격이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