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더러 국문학전공이냐고 묻는 이가 많은데 전공은 아니고, 제가 사투리에 관심을 갖게 된 건 성장 과정에서 원인이 있었습니다.
저는 5~7살까지를 서울에서 자라면서 입학 전에 형님들로부터 한글을 배웠고, 8살에 진도로 가서 초등학교를 입학했기에,
남들이 사투리의 개념을 모를 때 저는 자연스럽게 사투리와 표준말을 함께 알게 되었으며, 또 그에 대한 관심도 많아서
늘 우리말 큰사전을 가지고 놀았습니다.
그러다 4학년 말에 해남에서 교장선생님으로 계시던 작은아버님 댁에 가서 공부를 하게 되었는데,
5학년 때 숙부님이 진도 장학사로 발령 받으셔서(나중에 제7대 진도교육장을 지내신 曺 基자 信자 이시고 동창 조혜영의
아버님이심)다시 진도로 따라 오게 되었답니다,
그때 해남에서의 생활로 진도와 해남 간에도 사투리의 차이가 많이 있음을 느끼게 되었으며,
그런 성장기의 원인으로 말미암아 사투리와 표준말을 기록도 해 보고 나름의 정리도 해 보곤 했었답니다.
그러다 산을 좋아하게 되어 전국의 산들을 돌아다니며 각 지역 속에서도 각 고을의 사투리들이 많은 차이가 있음도 알게 되고,
또 군대 시절 여러 지방 전우들과 사투리의 차이점들에 대해서도 많은 이야기와 토론과 사투리 경연도 하게 되었답니다.
그런데 기인해서 조금 더 아는 것일 뿐 어문학 쪽으로 전문 지식에 의한 것이 아니기에 부족하고 틀린 부분도 많을 것이니
이에 대한 친구들의 많은 지적을 부탁 올립니다.
먼젓번에도 말씀드렸지만 교통과 통신의 급격한 발달로 인해 사투리가 거의 사라져갈 위기에 처해 있으며, 지금 우리들 기억에서도
가물가물 해 지는 마당인데 좀 더 세월이 지난다면 정말 사투리를 아는 사람이 없어지는게 현실이기에 어떤 말들이
어떤 형태로 쓰였는지에 대한 기록이 시급한 실정이라 여겨집니다.
지금 이 시대에서의 쓰임새에 대한 이러한 기록들은 우리 국어의 뿌리가 되는 부분들이기에 훗날 국어를 연구하는 데에도 귀중한
기초적인 자료로써의 존재가치가 있을것이라 여겨 최대한 객관성 유지와 여러 사람들의 고증 확인을 하는 중입니다.
그럭저럭 정리 하고 있는 게 중요 파생낱말까지 하다 보니 지금 현재 삼천 오백여 낱말이 넘는 거 같은데,
거듭 말씀 드리지만 아래에 적는 진도사투리의 특성들도 전문 지식에 의한 학자들의 무슨 법칙이니 하는 게 아니고,
그냥 제 나름 느낀 특성들이니 연유나 법칙에 대해 잘 아시는 분들은 댓글로 알려 주시길 부탁드립니다.
*진도사투리의 특성*
먼저번에 얘기한 합해서 줄이거나 혹은 빼거나 "가","다","다가" 를 더 넣거나 하는 외에도
*합하고 빼고 (특밸 다이어트)
가지고 왔느냐?=기꽜냐? 가지고 오지=가죠제.
그 아이가=가가, 여기에다=역다, 이아이가=야가, 이아이네 아버지=야나베
*없어지는 ㅅ ㅂ 받침이 ㅅ으로 살아남
긋다 그어=긋어 그으니=긋응께
낫다 나아=낫어 나으니=낫응께
잇다 이어=잇어 이으니=잇응께
젓다 저어=젓어 저으니=젓응께
짓다 지어=짓어 지으니=짓응께
붓다 부어=붓어 부으니=붓응께
줍다 주워=줏어 주으니=줏응께
*가다 자다에만 쓰이는 그라, 거라를 두루쓴다
놀그라. 되그라. 보그라. 쓰그라. 있그라. 젓그라. 파그라. 하그라. 등
먹다에서 어미에 "어"가오면 표준말에서는 "먹어"가 되는데
진도에서는 "먹어라"도 쓰면서 함께 "먹그라", "먹거라" 로도 모두 함께 쓰인다.
※가장자리를 뜻하는 “가”. 바깥을 뜻하는 “겉” 은 특이하게도
“같에”=질같에(길가에), 물같에(물가에), “겉에”=겉에다가.
“갓에”=질갓에(길가에), 냇갓에(냇가에), “것에”=것에다가 등 으로 ㅅ과 ㅌ이 함께쓰임.
*조사를 많이 빼먹는다. (가, 이, 을, 를, 에 등)
길이 나면 - 질나믄
문을 열면 - 문열(여)믄
소를 잃어버렸다 - 소 잊어부렀다.
우리 아버지가 오신다 - 울아배 오신다.
진도에서 - 진도서
차를 타니까 - 차탕께
ㄱ 이 ㅈ 으로 변함
겨드랑이=저드랭이, 견디다=전디다, 곁에=젙에, 계꾼=지꾼, 기다리다=지달리다,
기둥=지둥, 기르다=질르다, 기름=지름, 기와집=지야집, 기왕지사=지왕지사, 기운=지운,
길=질, 길:다=질:다, 김=짐, 김치=짐치, 깊다=짚다
ㅎ 이 ㅅ 으로 변함
향긋하다=상교하다, 향나무=상나무, 향동=상동, 형=성, 흉=숭,
흉내=숭내, 흉터=숭테, 헤엄=시엄, 힘=심,
* 한가지에 뜻에 대한 여러 낱말(발음)
괜히 - 매랍시, 매럽시, 맬갑시. 맬겁시. 맬급시. 내르급시, 내리급시, 멀쩡없이, 무담시.
귀. 따귀 - 귀때기, 귀빵매기, 귀빵맹이, 귀싸댕이, 기따구, 기때기, 따구, 빰따구
나중 - 난중, 낭종, 낭중, 내중, 낸중, 냉중,
눈 - 누시깔, 눈깔, 눈꾸멍, 눈꾸녁, 눈알
덩굴- 넌쿨, 넌출, 넝쿨. 덩쿨. 등쿨. 떵쿨, 뜽쿨, 연쿨. 연출. 영쿨
등걸- 등컬. 뜽컬. 끌텅.
머리- 골박, 골통, 꼴통, 대가리, 대갈통, 대구리, 대그빡, 대기빡, 머리빡, 머리통
먼저- 먼첨, 몬야, 몬차
몸집 - 덩치, 등빨, 등치, 신체, 풍채, 허우대,
변소 - 뒤깐, 똥뚜깐, 밴소, 치깐, 치칸, 통새,
볼 - 뻘때기, 뽈따구, 뽈때기, 뽈태기,
얼굴, 낯 - 나까죽, 나뿌닥, 낫짝, 낫빤때기, 민상, 쌍판, 쌍판때기, 쌍통
얼마나 - 엄마나, 을매나, 얼매나,
이마 - 니마빼기, 마빡, 이마빡, 이마빼기,
일부러 - 역부러, 역불로, 욕부로, 욕불로,
입 - 아가리, 아가지, 아구지, 아구통, 조동아리, 주댕이, 주둥아리, 주둥이, 주둥치,
죽다 - 뒈지다, 뒤지다, 디지다,
턱 - 택, 택아지, 택주가리, 턱아지
창자 - 내장, 복장, 애, 창사, 창사구, 창새기, 창시, 창아지,
*진도야그 한 마디*
이전 부텀 진도에는 당골네가 있어서 각 집안마동 당골네가 정해져 있어가꼬 가실 끝나믄 성낭이나 떡을 갖고 즈그 당골 정해준 집안을 찾아 댕김시로 쌀을 받어 갔었어야.
팽소 집안에 동투나거나 우환이 생기믄 당골네가 와서 빌어주고 하는데, 째깐한 동티에는 쪼빡에다 노물하고 밥만 담어서 칼갖고 머시라고 한참 빌고는 샐팍에다
쪼빡 엎고 칼 꽂으믄 댜불고. 째깐 더 큰 일 나믄 방에다 지사 지내드끼 상채라 놓고 징가꼬 하든지 아니믄 옴박지에 물담어서 쪼빡 당가 엎어노꼬 숫꾸락이로 둥둥둥 침시로 빌고.
아주 큰일은 씻김굿이로 해서 씻개주고 그랬었는데....씻김굿은 인간 문화제 까지 댜부렀는데 지금도 혼자 댕기는 당골네가 있능가 모르겄다.
그라고 우덜 애릴때는 배룩하고 이도 많었어야. 배룩은 째깐항것이 폴딱폴딱 뜀뛰믄 엄마나 높이 뛰능가 몰라야. 또 내복을 벗으믄 옷 솔쿠에 쌔카리가 다닥다닥 실어있는데
초꼬지 불에다 대믄 틱틱틱 함시로 터졌었다마는...나 군대 갔을때 까장도 군대 내복 저드랭이랑 사타구니에는 이 주머니라고 해가꼬 DDT흐간 가루를 여논 이 주머니가 달려 있었당께.
지금 생각하믄 그 독한 농약을 몸에 뿌리고 달고 살았잉께 징하게 무식했제! 그랑께 월남 갔든 사람들은 고엽제를 모구나 독충 쥑이는 약이라고 몸에까장 볼라가꼬
그 후유증이로 솔찮이들 고상한다고들 안 하든?
이전 ▷ 이전. 옛날 ▷ 사투리는 아니나 방언으로 이전의 뜻 보다는 옛날의 뜻으로 많이 쓰임.
부텀 ▷ 부터 ▷ 보텀이로도 씨고 부텀이로도 씨고, 역서 보텀 쩌그까장 누가 질로 빨리 강가 샵하꺼나?(역서=여기서)(샵=시합)
가꼬 ▷ 서 ▷ 갖고의 잘못 표기가 아닌 “~서”의 뜻이로 - 해가꼬 가가꼬 와가꼬등으로 진도서 널리 쓰임
당골네 ▷ 무당 ▷ 표준말의 단골, 단골집의 어원이 되는 말로 제정일치시대 제사장으로서 우두머리였던 단군에서 유래된 말로 보는 시각도 있으며,
진도등의 섬지역 극히 일부에만 - 어짜믄 진도에만 - 남아 있는 풍습임.
성낭 ▷ 성냥 ▷ 성냥을 성낭이라고들 했잉께 왜 그랬능가는 나도 몰루제.
동투나다 ▷ 동티나다 ▷ 땅을 파거나 나무를 비거나 삼가야 할 일을 했을 때 오는 재앙. (비거나=베거나)
쪼빡 ▷ 바가지 ▷ 물쪼빡 소매쪼빡 장가리쪼빡 다들 알제? 박을 반이로 쪼개서 쪼빡일랑가?
샐(새)팍 ▷ 삽짝 밖, 대문 밖 ▷ 대문 배깥에가 샐팍이제만 대문 없는집도 만했잉께 마당 배깥이까?
옴박지 ▷ 옹자배기, 물두멍 ▷ 잘 몰르믄 우리 카페 %%영상보고%% 옹구그럭 박물관에 보믄 사진도 있잉께 거그 보믄 알지롱.
배룩 ▷ 벼룩 ▷ 이전에 장태 가믄 "이약 쥐약 빈대 배룩약 폴아요!" 하든 약장시가 있어었어도.
솔쿠 ▷ 솔기 ▷ 옷 맹글 때 바누질 한 안쪽이로 째깐썩 남어있는 그거제.
쌔카(까)리 ▷ 서캐 ▷ 이가 알 까농거 밥풀떼기 20분의 1만이나 항것들이 따닥따닥 안 붙었등가? 그래도 흐간 쌀밥이제.(흐간=하얀)
초꼬지 ▷ 호롱불 ▷ 새구 옇고 불 쓰능거 흐간 사기로 맨등거 안 있능가?(새구=석유.등유)(옇고=넣고)(맹등거=만든거)
함시로 ▷ 하면서 ▷ 앞장에 있능거 같기도 하구만 하여튼 " ~시로" = "~면서".
까장(정) ▷ 까지 ▷ 쩍서 역까장. 역서 쩌그까정. 까정이로도 씨고 까장이로도 씨고 그라지라.
저드랭 ▷ 겨드랑이 ▷ 저드랭이 겨드랑이고 저탈밑이 젓가슴 아래제.
불 쓰다 ▷ 불 켜다 ▷ 서울서는 불을 키고 진도서는 불을 쓰제.
쥑이다 ▷ 죽이다 ▷ 요것도 쎈 발음으로 하는 진도사투리 특성과 여러 모음 변형 특성중 ㅜ 가 ㅟ로 변하는 쥑이다 뉩히다 등이겄제?
볼라가꼬 ▷ 발라서 ▷ 서울서는 바르고 진도서는 볼르고... 그라제? 맞제?
솔찮이 ▷ 많이, 상당히,수월찮이 ▷ 제법 많다능거 야그할찍에 솔찮하다고 하제?
고상 ▷ 고생 ▷ 사능것이 고상이고, 그람시로 또 낙이제 어짜겄소. 질다믄 질고 짜룹다믄 짤롸도 한 시상 모도들 웃음시로 삽시다.
* 현재 3,500여 낱말을 표준말과 쓰임새까지 가나다순으로 정리를 하는 중에 <진도초59회 카페- 진도의삶>방과
<내고향진도 카페-시사 일반상식>방에 우선 정리된 낱말들을 올리는 중이니 참고와 많은 협조를 부탁드립니다. *
첫댓글 예전에 올린거라 누룽지 = 깜밥, 깡밥, 누룬밥, 누룽밥, 눈밥, 등으로 불리는 것도 빠져있었네요. 계속 더 정리중입니다. 그리고 우리나라 최후(?)의 세습무들로 남아 있던 진도 당골래들이 인간문화재가 되어 전문 예술인으로 자리 매김하면서 그 본연의 당골래 소임보다는 민속문화를 이끌어 가는 소임으로 바뀌어 감에 따라, 이제 진도 당골래는 이 시점에서 없어졌다고 봐야 할 거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