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님과 함께 한 생활하면서 그동안 몇몇 특기할만한 사항들에 대해서는 제가 레포트 형식으로 내용을 알려드림으로써 가족들과 여러감정들을 공유하고자 생각했었습니다.
그 맨 처음 일정이 지난 4월 12일에 있었던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 사업부에서 개최한 가족초청 나들이 행사였습니다.
일반인에게 공개하지 않는 회사내부 사정을 짤막한 프로그램에 따라서 구경시켜주면서 직원들의 사기를 독려하는 연례행사입니다.
회사내에서는 사진촬영이 일체 금지된 지라 우리 자체적으로 사진촬영을 할 수 없었지만
건물내 갤러리에서는 직원분께서 사진을 찍어주시더라구요. 그러면서 사진을 전해준다고 해서 그말만을 믿고 기다리고~ 기다리다가 결국 아직 전달받지 못하다보니 내가 공개해야되는 레포트 분량만 자꾸 쌓여가고,,, 하여서
자료만들기에 있어서는 자타가 공인하는 저의 똑부러지는 매무새를 잠시 휘청이게 만들고
사진은 추가자료로 구성하기로 한 채 내용전달을 우선적으로 진행하겠습니다. ^^;;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매탄동에 소재한 삼성전자 사업장은
평 규모의 대지에 2개의 건물과 건물들로 구성되어있으며 대략 명의 인원들이
근무하고 있는 삼성전자 입니다.
재준아빠(쪼시)가 소속된 VD 사업부(영상디스플레이)의 주력 아이템은 텔레비젼, 모니터등의 영상매체입니다. 잘 알려진 파브 및 보르도 텔레비젼이 히트상품이구요....
대체로 이익성이 뛰어난 사업부입니다. ^^
집에서 약 10분 거리에 위치한 위용도 대단한 중앙문은 항상, 쪼시 회사에 데려다 주기 혹은 데리고 오기 목적으로 목내밀고 쳐다보는 용도로 밖엔 저에게 다가서지 않았던 곳인데
어머니께서 수원에 오신고로 우리 쪼시, 당당하게 가족초청 나들이 행사에 우리 세식구 떡하니 신청한 겁니다. 그동안 해마다 진행해 왔지만 회사행사에는 한번도 참석치 못했죠. 제가 직장생활을 했던 고로...
전날 저녁부터 부산스럽게 고부간에 잠자리 날개 패션으로 코디를 다 해보고 마치 수줍은 시골초등학생들마냥 소풍전날 처럼 설레며 잠자리에 들었습니다.
아침에 눈을 떴더니만 세상에나 이게 웬일입니까 ???
싸~아 하니 몰아치는 냉기에 뉴스에서는 강풍이 불어 닥친답니다.
어제 구두까지 신어보고 했던 코디는 다 물거품이 되었습니다.
쭈니는 털잠바로 입히고 어머니도 제 겨울코트를 입혀드리고 저 또한 둘둘말이 패션으로 바꿔치기 한 다음 콜택시(첨 타봤습니다. ^^) 불러서 회사앞으로 갔습니다.
대기한 버스에 올라탄채 신나서 벙글벙글~
"어머니 이 버스를 타고 저 문을 위풍도 당당하게 지나가는 겁니다. 여기 아무나 막 들어오는 곳이 아니거든요? 어쩌고 저쩌고 재잘재잘~"
쪼시 회사 건물 1층에 있는 상영관에서 회사소개 및 부서역할에 대한 프레젠테이션 형식으로 브리핑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총괄사업부장의 인삿말을 들었습니다. 부사장이라더군요.
"속닥속닥~ 어머니 저사람이 디게 디게 높은 사람이래요 어쩌고 저쩌고~"
"이자리에 모이신 어머님, 아버님. 자녀분들을 이토록 훌륭히 키워주셔서 이 삼성전자에 입사시켜서 나라의 훌륭한 역군이 되도록 이끌어 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
그분이 VD사업부가 얼마나 크고 대단한 사업체인지 침이 마르도록 칭찬한 많은 말들보다 저와 어머니에게 꽂힌 이 한마디 정중한 고개숙인 인삿말은 뭉클한 감동으로 평생을 자리할 것 같습니다.
그리고 100인치 스크린에서 어머니의 아들, 내 남편, 쭈니의 아빠가 우리에게 말을 건넵니다.
"장기출장을 갔다와보니 와이프가 어머니를 모시고 집에 와 있었습니다. 지금도 잘하고 있지만 앞으로 나도 되도록 일찍 집에와서 어머니 수발을 돕겠습니다. 이자리를 빌어서 고맙다고 전하고 싶습니다. 어머니 사랑합니다. 우리 아들 재준아 사랑한다" 의 요지의 말을 사람들 앞에서 전하는 겁니다. 쪼시의 얼굴이 탁 비춰지자 어머니 옆에 앉아 있던 쪼시를 툭 치며
"야야! 저거 니 아이가?!" "맞다 맞다"
그렇게 시작된 모자간의 대화가 침묵과 감동으로 끝을 내고 있었습니다.
그자리에 모인 모든 가족들의 아들 혹은 딸들이 그렇게 식구들에게 사랑의 메세지를
전달하고 있었습니다.
그동안 쪼시의 수줍은 성격탓에 제게 직접적인 고마움을 표시를 하지 않았지만 애초부터 공치사를 듣기위해 어머니를 모셔온 일이 아니기에 저또한 아무런 생각이 없었는데 그렇게 저의 남편이자 어머니의 아들인 그 사람이 가슴가득 사랑과 고마움을 안고 있었음을 제가 새삼 깨달을 수 있었던 고마운 순간이었습니다. 그 눅진한 마음이 전달되면서 제 눈가에 이슬이 살짝 맺힙니다.
'아... 이 남자가 그런 맘이 있었구나....!"
새로 지은 높은 건물 내부는 입구에서 부터 마치 지하철 개찰구마냥 직원 카드없이는 통과할 수 없도록 만들어져서 식당 및 엘리베이터 이용에 제한을 두더군요.
직원식당에서 당신의 아들, 딸이 먹는 메뉴를 자랑스럽게 내놓고 그 부서장은 자신있게 일갈합니다.
"어떻습니까 ? 가정에서 만들어 내놓는 음식보다 훌륭하지요 ? 이곳이 바로 삼성전자입니다.!"
어머니는 으리으리한 크기의 식당규모와 그 일사분란한 화려함과 실내디자인 그리고 청결함에 절로 탄복하시더군요.
그리고 몇몇 남아 있는 생산라인을 따라서 티비가 만들어 지는 과정을 견학하고 또 개발사무실 건물로 올라가서 연구원들이 각종 티비를 끼고 근무하는 모습을 스케치 했습니다.
마지막으로 건물 1층에 마련된 갤러리(각종 영상매체 아이템들이 전시되어있습니다.)에서 말로만 듣던 80인치 티비앞에서 기념촬영도 하구요. 직원이 소개해 주더군요. 이 텔레비젼의 가격은 팔천만원입니다. 라고요. ㅎㅎㅎㅎ
"어머니 우리가 언제 이런 텔레비젼 구경이나 하겠어요. 여기서 사진 찍어주세요~!!!"
그렇게 간단한 회사 견학 및 점심 대접은 끝나고 타고온 버스차량으로 모두 서울에 있는 난타 공연장으로 출발했습니다.
그동안 쭈니에게 난타 공연을 보여주고 싶어서 계속 기회만 엿보고 있었는데
이렇게 공짜로 선물을 받게 되니 정말 정말 정말 기쁘더군요.
두시간동안의 현란한 칼 부림과 몸놀림 춤사위에 어머니 다시금 감동을 받으셨죠.
저도 정말 재밌게 관람했습니다.
하루종일의 일과를 거치면서도 어머니 피로한 기색하나 없으시고 일정을 잘 따라잡으시더군요.
기웃기웃 해 저무는 귀가길에서 어머니 속내를 드러내십니다.
"참말로 사람은 뭐든지 경험을 해 봐야 안다고, 내가 이번에 참말로 많은것을 배웠다.
내평생에 저렇게 높고 크고 훌륭한 건물 구경은 첨이었고, 그렇게 대단한 회사에 우리 한섭이가 다닌다는것을 내 눈으로 보고 깨달았다. 말이야 삼성, 삼성 하도 카니깐 그런줄 알았지 맨날 밥은 먹고 다닌다니깐 그런줄 알았지 저렇게 좋은 건물에서 저런 대접을 받으면서 지내는 줄은 몰랐다. 오늘은 내 영감쟁이 생각이 절로 났다. 쪼매만 더 살아가 이런 대접 이런 구경 같이 받았으면 얼마나 좋았겠노..."
어머니 깊은 눈으로 초롱초롱한 별빛이 가슴으로 녹아내리는 모습을 들여다 보던 하루였습니다.
첫댓글 내마음까지 왜이리 맴이 뭉클하누...오랫만에 카페에 들어와보니 너무나 반가운소식 얼굴들 고맙다...
정말 대단한 내동생이야 ...정말 자랑스럽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