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의원 중심의 원내정당에서 당원중심의 대중정당으로!>
240520_제252차 최고위원회 회의
정청래 최고위원: 국회의원 중심의 ‘원내정당’에서 당원과 지지자 중심의 ‘대중정당’으로 나아가야 합니다.
오늘 발표된 여론조사 꽃에 의하면 민주당 지지율이 전화면접 '7.2%', ARS '8.9%' 빠졌습니다. 리얼미터에서도 민주당 지지율이 '6.1%' 하락했습니다.
총선에서 압도적 승리를 한 정당의 지지율이 이렇게 큰 폭으로 출렁인 것은 매우 이례적인 사태입니다. 심각합니다.
윤석열 대통령의 국정 기조 변화도 없고 오히려 민심과 역행하는 상황인데 민주당에서 왜 이런 일이 벌어졌을까? 당원들은 탈당하고 지지율은 빠지고. 큰일이 벌어졌습니다.
진찰을 잘해야 처방을 잘할 수 있고, 원인을 정확하게 분석해야 정확한 대안이 나옵니다. 쉬쉬해서 될 일이 아닙니다. 이번 사건으로 우리의 과제도, 우리의 숙제도 우리 앞에 놓여있습니다.
국회의장 선출이 몰고 온 후폭풍이 너무 거셉니다.
사건의 본질을 정확하게 보아야 합니다.
국회의장 후보 선출은 개인의 호불호 문제가 결코 아니었습니다. '80%가 넘는 당원과 지지자들의 당심과 민심이 여의도에서 반영되었는가, 아니었는가'가 문제의 핵심입니다.
누가 국회의장으로 잘하고 못 하고는 두세 번째 후의 문제였습니다. 제가 지난주에 상처받은 당원과 지지자들을 위로한 핵심 이유입니다.
‘당원과 지지자들의 마음을 왜 몰라주냐’, ‘당원과 지지자들의 요구가 왜 묵살 당하느냐’에 대한 당원과 대중의 실망과 분노가 탈당과 지지율 하락으로 의사 표현된 것입니다.
사람들은 ‘우원식 국회의장이 잘하겠지, 잘할 수 있어’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저도 우원식 국회의장이 잘하리라 믿습니다. 앞으로 잘해주시면 됩니다.
그러나 당원과 지지자들은 윤석열 정권과 맞짱뜨는 통쾌감을 추미애를 통해 보고 싶었던 겁니다. 일종의 ‘감정이입’, ‘심리적 연대감’ 내지 ‘심리적 일체감’이었습니다.
2016년 20대 총선에서 정청래가 컷오프 되었을 때도 지지율이 크게 빠졌고, 당원과 지지자들의 항의 전화, 항의 시위가 빗발친 적이 있습니다.
더컷유세단으로 광주 송정시장에서 지원 유세를 할 때 한 40대 당원이 저를 끌어안고 울면서 했던 말이 지금도 생생합니다. ‘의원님, 저 같은 당원은 필요 없단 거죠? 제가 컷오프당한 겁니다.' 그렇습니다. 이게 바로 심리적 연대감, 심리적 일체감입니다.
지금 민주당원들은 자신이 떨어졌다고 자신들의 자존감이 외면당했다고, 추미애 탈락에 감정이입이 된 것입니다. 그런 당원과 지지자들이 80% 이상 된다고 저는 추측합니다.
당원과 지지자 80%의 이런 상실감과 배신감을 치유해야 합니다. 말로 사과한다고 위로가 되지 않습니다. 근본적인 제도개선, 시스템 전환을 연구하고 토론해야 합니다. 말로만 당원이 주인인 정당이 아니라 실제 당헌·당규로 보장해야 합니다.
‘우리끼리 결정한 일을 왜 자꾸 당원들이 시어머니 노릇을 하려고 그래’라고 불만인 국회의원들이 있다면, 이는 시대의 변화에 둔감한 ‘문화지체' 현상입니다. 당내 엘리트주의를 배격해야 합니다. 당원의 권한을 더 확장하고 그것을 제도화해야 합니다. 새로움은 항상 낯섦을 수반합니다.
민주당원과 지지자들은 공천 혁명과 총선 승리를 우리 손으로 일궈냈다는 자부심이 충만했습니다. 여기에 찬물을 끼얹은 겁니다.
20년 전 17대 국회에서 ‘총선 지역경선제도’ 도입이 제1차 공천 혁명이었다면, 2024년 22대 총선에서 ‘민주당원들의 공천 혁명’은 정당사에 기록될 2차 당원 혁명입니다.
이제 20년 전에 도입된 원내 정당에서 당원과 지지자 중심의 ‘대중 정당’으로 틀을 바꿔야 합니다. 여의도 국회도 당원과 지지자들의 견제를 받아야 합니다.
나라의 주인인 국민이 주인 노릇 하듯이 당의 주인인 당원이 정당의 주인 노릇을 제대로 할 수 있는 제도 변화가 필요합니다. 모든 개혁은 저항이 뒤따르고 불편합니다.
지금은 일방적 하향식 정보 전달체계의 군부독재 시절이 아닙니다. 실시간으로 쌍방향으로 지식과 정보가 전달되는 정보의 평준화 시대입니다. 국회의원의 정보독점시대, 내 권한 내 마음대로 하는 시대는 이미 끝났습니다.
오히려 지식과 정보의 양이 더 많은 당원들이 불꽃 같은 눈동자로 국회의원의 일거수일투족 정치적 의도와 속셈을 꿰뚫어 보는 시대가 됐습니다. 당원은 당의 주인 자격증을 이미 갖고 있습니다.
인간지사 새옹지마라고 했습니다. 총선 승리 후 민주당의 지지율이 이렇게 큰 폭으로 빠질 줄 누가 알았겠습니까. 당원과 지지자들에게 민주당이 이렇게 회초리를 맞을 줄 누가 어떻게 알았겠습니까?
원내 정당에서 당원과 지지자 중심의 ‘대중 정당’으로 ‘당원이 진정 당의 주인인 정당’으로 실제 환골탈태하는 것이 이번 사태의 정확한 처방전임을 명심해야할 것입니다. 진정 당원이 주인인 정당을 만들어야 합니다.
병은 드러내야 합니다. 숨기면 더 큰 병이 됩니다.
이제 다 드러내놓고 전당원 토론을 시작해야 할 시점이 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