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박빙의 승부로 치달았던 제18대 대통령 선거가 끝났다. 뜨거웠던 선거 열기를 가라앉히고 차분한 통합과 배려가 필요한 때다.
역대 대선 결과가 코스피 지수에 미치는 영향도 차분한 편이다. 진보진영 후보가 당선된 1997년, 2002년의 경우 대선 이후 연말까지 코스피 수익률이 큰폭의 하락을 기록했는데 이는 대선 결과보다는 외환위기 사태와 글로벌 경기침체 등 대내외 변수의 탓이 컸다.
물론 전통적으로 대통령 임기 1년차 하반기에서 2년차 상반기 주가는 높은 성과를 기록한 적이 많다. 새 정부가 성장을 위해 구체적인 경제정책들을 내놓으면서 기업들도 미뤄왔던 투자를 집행하고 이는 지수 상승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박중섭 대신증권 연구원은 “대통령 임기와 주가의 이러한 패턴은 이번 대선 이후에도 반복될 가능성이 높다”며 “유로존 위기와 미국의 재정절벽, 부채한도 문제의 불확실성이 여전한 2013년 상반기보다 글로벌 경기의 본격적인 회복이 예상되는 하반기에 주가의 추세적 상승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경기민감주 계속 갈까=선거 열기가 한창이던 지난 5주간 코스피 지수는 거래대금 부진에도 불구하고 외국인의 거침없는 순매수에 힘입어 연속 상승했다. 2올 거래일이 불과 6일밖에 안 남은 상황에서 투자자들은 상승세에 늦게라도 동참할지 아니면 좀 더 두고 봐야 할지 고민이 커질 수 밖에 없다.
코스피 지수 추가 상승의 해법이 외국인의 순매수 지속 여부와 경기민감 업종 상승세의 확대에 달렸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우선 글로벌 불확실성이 개선되고 유동성이 확대되고 있는 점, 원/달러 환율의 강세 추세는 외국인 순매수 여력을 강화시키고 있다. 이 같은 풍부한 유동성을 바탕으로 연초까지 증시 상승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판단이다.
김진영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은행 철강 화학 건설 등 대표적인 낙폭과대 경기 민감주들이 외국인의 매수세로 상승하고 있으나 평균적으로 고점대비 하락폭의 40% 수준을 만회하는 데 그쳤다”며 “외국인을 중심으로 수급개선세가 견조하고 중국 시진핑 정부의 정책수혜를 기대해 볼 수 있다는 점에서 경기민감 업종의 상승세는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배당주와 윈도드레싱=연말이라는 계절성을 이용하는 투자전략도 고려해볼 만 하다. 바로 배당주와 윈도 드레싱이다.
대신증권은 최근 주가 상승에도 고배당주중 가운데 조정을 받은 종목들로 KT (38,450원 350 0.9%) SK텔레콤 (158,500원 2000 1.3%) 기업은행 (11,900원 100 0.8%) 세아베스틸 (28,600원 200 -0.7%) 한전KPS (58,900원 1000 1.7%) 대덕전자 (10,750원 500 4.9%) 한라공조 (23,900원 50 0.2%) 에스에프에이 (45,000원 1200 -2.6%) GKL (29,600원 100 -0.3%) 심텍 (9,940원 20 0.2%) 등을 꼽았다.
또 최근 5년간 투신권의 대형주 대비 중소형주 매수 비중을 살펴보면 11월 중순 이후부터 중소형주의 매수 비중이 차츰 증가하는 것을 알 수 있다. 특히 한해의 마지막주에는 대형주 대비 중소형주의 매수 비중이 큰 폭으로 상승하는 경향이 짙다. 바로 펀드 결산을 앞두고 수익률을 제고하려는 투신권의 윈도 드레싱이 반영된 결과다.
박 연구원은 “다른 이머징 국가대비 이익모멘텀이 약한 상황에서 코스피 지수는 이미 2000선에 근접해 상승탄력이 차츰 둔화될 가능성이 높다”며 “추가 상승에 대한 부담감이 커지는 상황에서 연말이라는 계절성을 이용한 전략이 적절한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