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과급 절세하려면 퇴직연금 계좌에 적립해야
경영성과급 DC 제도 활용하면
세금 줄고 4대 보험료 부과 안 돼
만 55세 이후 연금으로 받으면
퇴직소득세 추가로 절세
Q. 직장인 윤모 씨(50)는 한 달 전 회사에서 경영성과급을 받았다. 상대적으로 많은 성과급을 받았지만 세금을 내고 나니 수중에 들어온 돈은 얼마 되지 않았다. 노후를 대비해 경영성과급 일부를 따로 저축하는 그는 세금을 줄이면서 은퇴 자금을 확보할 방법이 있는지 궁금하다.
A. 경영성과급을 많이 받으면 소득이 늘어나지만 그만큼 근로소득세 부담이 커진다. 소득이 많을수록 높은 세율(최대 45%)이 적용되는 누진세 구조 때문이다. 하지만 윤 씨처럼 성과급을 은퇴 자금으로 활용하고자 한다면 경영성과급 DC 제도로 세금 부담을 줄일 수 있다.
경영성과급 DC 제도는 경영성과급을 매년 바로 받지 않고 확정기여형 퇴직연금(DC) 계좌에 적립하는 제도다. 이렇게 되면 적립 시점에 근로소득으로 과세되지 않고 향후 퇴직할 때 퇴직소득으로 과세된다. 퇴직소득은 근로자가 장기간에 걸쳐 형성한 소득으로, 근로소득과는 다른 별도의 과세체계를 적용해 세금이 산출된다. 통상 근로소득보다 세금 부담이 훨씬 낮다.
따라서 경영성과급을 DC 계좌에 적립했다가 퇴직 시 퇴직소득으로 수령하면 세 부담을 줄일 수 있다. 게다가 이를 만 55세 이후 연금으로 수령하면 퇴직소득세의 30%(최대 40%)를 추가로 절세할 수 있다.
20년 근속해 연봉 1억 원을 받는 윤 씨가 경영성과급 5000만 원을 받은 경우를 따져 보자. 기본 퇴직금은 1억5000만 원으로 가정한다. 윤 씨가 경영성과급 5000만 원을 급여계좌로 받아 근로소득으로 과세하면 세후 3269만 원을 수령한다. 반면 DC로 적립해 퇴직소득으로 과세하면 세후 4634만 원을 받아 1365만 원의 세금을 아낄 수 있다. 향후 퇴직금을 일시금으로 받지 않고 연금으로 받으면 퇴직소득세의 30%인 109만 원을 추가로 절세할 수 있다.
소득세 절세뿐만 아니라 4대 보험료를 줄이는 효과도 있다. 경영성과급을 DC 계좌에 적립한 금액은 근로소득에서 제외돼 4대 보험료가 부과되지 않는다.
경영성과급을 DC로 적립하기 위해서는 먼저 노사 간 합의를 통해 회사가 경영성과급 DC 제도를 도입해야 한다. 회사에 이 제도가 도입돼 있더라도 경영성과급 DC 적립은 근로자의 선택이다. 경영성과급을 적립하지 않고 그때그때 받고 싶다면 경영성과급 DC 제도를 최초 도입할 때나 적립 방식을 변경하는 시점에 적립하지 않겠다고 선택할 수 있다. 그러나 한 번 적립하지 않겠다고 선택한 근로자는 향후 다시 적립하고 싶어도 그럴 수 없어 선택할 때 주의해야 한다.
임원의 경우 특히 주의할 점은 퇴직소득 한도를 고려해 경영성과급 DC 적립 비율을 설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일반 근로자가 받는 퇴직금은 한도 제약 없이 전액 퇴직소득으로 인정받지만 임원은 임원 퇴직소득 한도 이내의 금액만 퇴직소득으로 인정받는다. 한도를 초과한 금액은 근로소득으로 과세된다. 따라서 퇴직소득 한도를 고려해 경영성과급 적립 비율을 설정해야 한다.
경영성과급 DC 제도는 절세와 4대 보험료 측면에서 직장인이 활용하기에 매우 좋은 제도이지만 당장의 효과가 크지 않다고 생각해서 가입을 선택하지 않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경영성과급을 꾸준히 DC에 납입하면 누적 절세 효과가 커지고, 퇴직 시 연금자산을 확보해 은퇴자산으로 사용할 수도 있으므로 장기적인 관점에서 결정할 필요가 있다.
임대근 NH투자증권 세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