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성크리처, 미·일 등 전세계 인기 신기했다”
넷플릭스 드라마 ‘경성크리처’의 한 장면.© 제공: 중앙일보
넷플릭스 드라마 ‘경성크리처’의 한 장면.
지난 5일 시즌1 공개를 마친 넷플릭스 드라마 ‘경성크리처’에 대한 반응은 극명하게 갈렸다. 731부대 등 아픈 역사를 모티브 삼았다는 점에서 의미 있고 신선했다는 반응이 있지만, 장르물로서의 속도감이나 크리처(괴물)에 대한 몰입감이 떨어진다는 평가도 잇따랐다.
10일 만난 ‘경성크리처’의 강은경(53) 작가는 “작업하면서 가장 주력했던 부분은 일제강점기를 버텨낸 사람들, 즉 실존에 관한 이야기였다”고 기획 의도를 밝혔다. “일본인에 물건을 팔아 먹고사는 주인공 장태상(박서준) 같은 경계인부터 본점 거리 상인과 독립운동가까지, 모두가 어두웠던 시기에 각자의 삶을 살아낸 인물들”이라며 “부담감도 있었지만, 야단을 맞더라도 그 시대를 제대로 다뤄보고 싶었다”고 했다.
전개가 다소 늘어진다는 지적에 대해 강 작가는 “실종된 조선인들의 이야기를 통해 그 시대를 호기심 있게 풀어가고자 했던 빌드업(단계를 쌓아가는 과정)이었지만, 보는 분들은 그렇게 느꼈을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강은경© 제공: 중앙일보
강은경
1998년 드라마 ‘백야 3.98’(SBS)로 데뷔해 ‘제빵왕 김탁구’(2010, KBS), ‘낭만닥터 김사부’(2016~2023, SBS) 등 인기 드라마를 집필한 강 작가도, 드라마 ‘스토브리그’(2019, SBS)로 연출력을 인정받은 정동윤 감독도 넷플릭스에서 작업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강 작가는 “지상파는 작품을 절반 이상 써놓은 상태에서 방영이 시작돼 즉각적인 피드백을 받는다”며 “이번에는 대본 작업은 2년 전에 끝났고, 결과를 모르는 상태에서 사전 제작에 들어가 시즌2까지 완성했다는 점이 생소한 경험이었다”고 설명했다.
정동윤© 제공: 중앙일보
정동윤
정 감독은 넷플릭스를 통한 전 세계적인 반응에 놀라움을 드러냈다. 그는 “우리나라 역사에 국한된 얘기라 (다른 나라에선) 관심이 없을 것 같았는데, 일본뿐 아니라 미국 등 다른 국가에서 반응이 있다는 점이 신기했다”고 말했다. 시즌1은 넷플릭스 글로벌 톱10(비영어)에서 3위에 올랐다. 일본에서는 파트2 공개 이틀 만에 2위에 올랐는데, ‘731부대의 존재를 처음 알았다’는 반응이 온라인을 중심으로 퍼지기도 했다.
시대극에서 현대극으로 넘어온 시즌2는 2024년 서울을 중심으로 펼쳐진다. 80년의 세월이 흐른 뒤 장태상과 모든 것이 닮은 호재와 경성의 봄을 살아낸 윤채옥이 서울에서 만나게 된다. 연내 공개 예정이다.
“경성크리처, 미·일 등 전세계 인기 신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