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렴 예방, 금연·개인위생·백신접종 ‘삼박자’ 기억하세요
감기 기승과 더불어 발병 증가 우려
호흡기 약해지면 세균에 쉽게 감염돼
고령층·만성질환자 등 특히 주의 필요
담배 피우기만 해도 치명률 상승 요인
마스크 착용·손 씻기 등 발병확률 줄여
국내 허가된 폐렴구균 백신 13가·23가
1년 정도 간격 두고 모두 맞는 게 좋아
치명적인 질병이라고 하면 많은 사람이 암이나 심뇌혈관질환부터 떠올린다. 그러나 평범한 이름으로 치명적인 질병도 있다. 바로 폐렴이다. 보건복지통계연보에 따르면 2021년 기준으로 폐렴으로 인한 사망은 10만명당 44.4명으로 암(161.1명)과 심장질환(61.5명)에 이어 지난해 국내 주요 사망 원인에서 3위를 기록했다. 뇌질환(44명)이나 당뇨병(17.5명)보다도 높은 수치다.
특히 최근에는 아데노바이러스, 리노바이러스 등 각종 바이러스로 인한 감기가 기승을 부리는 만큼 소아와 노년층을 중심으로 폐렴 발생이 늘어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올해 33주차(8월13∼19일) 인플루엔자 의심 증상을 보인 환자는 1000명당 12.0명으로 표본 감시가 시작된 2000∼2001절기 이후 최고 수준이다.
호흡기내과 교수는 “폐렴의 유병률이 올라가는 시기는 통상 독감 유병률이 증가하는 시기와 비슷하다”며 “최근 진료실에서도 폐렴 환자가 증가하는 것을 체감하고 있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감기 이후 지속하는 발열·기침 ‘신호’
폐렴은 바이러스, 세균, 곰팡이, 기생충 등의 원인으로 폐에 염증이 생기는 것을 말한다. 감기나 독감 후에도 폐렴이 발생할 수 있다. 감기·독감이 폐렴으로 바로 진행되는 것은 아니지만, 이로 인해 호흡기가 약해져 쉽게 세균에 감염돼 합병증으로 폐렴이 오는 것이다.
폐렴은 특히 65세 이상의 노인, 천식 등 폐 질환, 당뇨병과 같은 만성질환, 면역저하자의 경우 더욱 주의가 필요하다. 아직 면역이 완성되지 않은 0∼9세 사이를 제외하면 2021년 기준 60대 이상의 고령층의 비중은 33%로 높았다.
증상은 발열, 오한, 기침, 가래 등 전반적으로 감기·독감과 유사해 구별이 쉽지 않다. 다만 감기·독감 이후 발열과 기침이 일주일 이상 이어지거나 고름처럼 노란 화농성 가래가 나타나는 경우 의심할 수 있다. 중증 폐렴이거나 늑막염이 함께 있는 경우라면 가슴 통증이나 호흡곤란이 나타나기도 한다. 노인층에서는 열이 없거나, 호흡기 증상 대신 식욕 부진·기력 저하 같은 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치료는 원인에 따라 바이러스성 폐렴의 경우는 항바이러스 치료를, 세균성 폐렴의 경우 항생제 치료를 하게 된다.
예방을 위해서는 금연, 위생 관리, 백신 접종이 중요하다.
교수는 “폐렴의 위험인자는 고령, 흡연, 면역질환, 당뇨 등 만성질환 등이 있다”며 “다른 요인을 차치하고 담배를 피우기만 해도 폐렴으로 인한 치명률이 올라가는 만큼 금연은 중요한 요소”라고 강조했다.
◆폐렴 예방 위해서는 금연·백신·손위생
독감 백신, 폐렴구균 백신 접종도 예방에 도움이 된다.
폐렴구균 백신은 폐렴뿐 아니라 패혈증, 수막염 등 치명적인 침습성 감염을 일으키는 주요 원인균 중 하나인 폐렴구균에 대한 백신이다. 대한감염학회에 따르면 폐렴구균에 의한 폐렴은 5∼7%, 패혈증은 25∼30%, 수막염은 30%의 사망률을 보인다. 노인의 사망률은 이보다도 훨씬 더 높다.
현재 국내 허가된 폐렴구균 백신은 단백결합백신(13가)과 다당백신(23가) 두 가지가 있다. 폐렴구균에는 90여 가지 혈청형이 있는데, 13가와 23가는 해당하는 혈청형의 개수를 의미한다. 폐렴구균에 의한 감염의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혈청형(3, 19A)은 두 개 백신에 모두 포함됐다.
영유아의 경우 국가예방접종을 통해 생후 2년 이내에 폐렴구균 백신을 맞고 있다. 반면 고령층은 폐렴구균 백신 접종이 안 된 상태다. 정부에서는 65세 이상은 23가 무료 예방접종을 하고 있다. 이전에 폐렴에 걸렸더라도 폐렴구균 혈청형은 다양한 만큼 백신은 맞는 것이 좋다.
교수는 “폐렴은 65세 이상부터 위험하다고 알려졌지만, 실제로 폐렴으로 인한 치명률은 50세 이상부터 올라간다”며 “고령층은 1년 정도 간격을 두고 폐렴구균 백신 두 가지(23가, 13가) 모두 맞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1년 차이를 두는 이유는 간섭현상으로 백신 효과가 떨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교수는 “2021년 국내 연구진이 폐렴구균 백신의 효과를 분석한 결과 65세 이상 고령층이 13, 23가를 모두 맞은 경우 80%, 13가만 맞은 경우 66%, 23가만 맞은 경우 18%의 폐렴 예방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왔다”며 “23가의 경우 폐렴 예방 효과는 떨어져 보일 수 있지만 패혈증이나 수막염 등 ‘치명적인’ 침습성 폐렴구균 질환 예방 차원에서 접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대한감염학회에 따르면 23가 백신 접종 시 수막염·패혈증 등 침습성 감염은 50∼80% 예방할 수 있으며, 13가 백신 접종 시 단백결합 백신은 침습성 감염은 75%, 폐렴과 같은 비침습성 감염은 45% 정도 예방된다.
면역억제제 복용 암 환자, 에이즈 환자 등 면역저하자의 경우 폐렴 예방이 무엇보다 중요한 만큼 백신 접종 경험이 없으면 13가를 먼저 맞고, 8주 후 23가를 맞는 것이 권장된다.
교수는 “모든 백신이 그렇지만 백신은 질병에 걸릴 확률을 줄여주고, 질병에 걸리더라도 중증 진행 가능성을 낮춰준다”며 “마스크 착용과 손 씻기 등 코로나19 당시 실천했던 개인위생을 철저히 하면 예방에 많은 도움이 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