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린다왕문경] 6. 환속에 관한 물음 -1

6. 환속에 관한 물음  “존자 나가세나여! 이 완전한 인격자(여래)의 가르침은 광대하고, 진실하고, 가장 뛰어나고, 가장 존귀하고, 견줄 수 없고, 청정하고, 때가 없고, 순백이고, 티가 없습니다. 재가자를 그대로 출가하게 하는 것은 어울리지 않습니다. 재가자들을 성자의 하나의 지위에 들게 하고 다시 그가 그 지위에서 퇴전하지 않는 자가 되었을 때, 비로소 그는 출가를 허락받도록 해야 합니다. 그것은 어떤 이유일까요? 바르지 못한 사람들이 이 청정한 가르침에 출가한다면 그들은 다시 낮은 지위(세속)로 물러납니다. 그들이 세속으로 물러나는 일에 의해 세상의 많은 사람들은 이렇게 생각할 것입니다.  ‘실제 이 도인 고타마의 가르침은 헛된 것이리라. 이 사람들이 그 가르침에서 물러났기 때문이다’라고. 이것이 그 이유입니다.”  “대왕이여! 예를 들면 청정하고 티끌 없는 냉수로 가득한 찬 연못이 있다고 합시다. 우연히 때나 진흙투성이로 더럽혀진 어떤 남자가 그 못에 갔지만 목욕도 하지 않고 원래 더럽혀진 채로 그대로 되돌아온다고 한다면, 그 일에 관하여 사람들은 더러운 남자와 연못 어느 쪽을 비난할까요?”  “존자여! 사람들은 더럽혀진 남자를 비난할 것입니다. ‘이 남자는 연못에 가서 목욕도 하지 않고 더러운 채 그대도 되돌아왔다. 목욕을 하고 싶지 않은 이 남자를 어떻게 연못 자신이 목욕시키겠습니까? 연못에 무슨 과실이 있겠습니까?’라고” “대왕이여! 그와 마찬가지로 완전한 인격자는 뛰어난 해탈의 물이 가득한 뛰어난 정법의 연못을 만드셨습니다. ‘생각이 깊은 지자로서 번뇌의 때에 더럽혀진 사람은 누구나 거기에서 목욕하면 모든 번뇌를 말끔히 씻을 것이다’라고.  만일 어떤 남자가 그 뛰어난 정법의 연못에 가서 목욕도 하지 않고 번뇌를 지닌 채로 되돌아와 다시 세속으로 물러난다면 사람들은 그 남자를 비난할 것입니다. ‘이 남자는 승자(붓다)의 가르침에 출가하여 거기서 안주의 경지를 얻지 못하고 다시 세속으로 물러났다. 실천도를 닦지 않은 이 남자를 어떻게 승자의 가르침이 정화할 수 있을 것인가? 승자의 가르침에 무슨 과실이 있을까?’라고. 대왕이여! 또 예를 들면 중병에 걸린 한 남자가 있다고 합시다. 병자를 능숙하게 진단하고 바르고 확실하게 그리고 유효한 처방을 하는 의사를 만나도 그 남자가 치료를 받지 않고 병든 채로 돌아온다면 이 일에 관하여 사람들은 병든 사람과 의사 어느 쪽을 비난할까요?” “존자여! 사람들은 병든 사람을 비난할 것입니다. ‘병자를 능숙하게 진단하고 바르고 확실하게 유효한 처방을 하는 의사를 만나도 그 남자가 치료를 받지 않고 병든 채로 돌아왔습니다. 치료를 받지 않으려는 이 남자를 어떻게 치료할 것인가? 의사에게 무슨 과실이 있을까?’라고.”          “대왕이여! 그와 마찬가지로 완전한 인격자는 가르침이라는 약그릇 속에 온갖 번뇌의 병을 진정시키고 낫게 하는 모든 불사의 영약(열반의 깨달음)을 넣으셨습니다. ‘생각이 깊은 지자로서 번뇌의 병에 괴로워하는 사람은 누구나 이 불사의 영약을 마시면 모든 번뇌의 병을 진정시킬 것이다’라고. 만일 어떤 남자가 그 불사의 영약을 마시지 않고 번뇌를 지닌 채로 되돌아와 다시 세속으로 물러난다면 그 사람들은 그 남자를 비난할 것입니다. ‘이 남자는 승자의 가르침에 출가하여 거기서 안주의 경지를 얻지 못하고 다시 세속으로 물러났다. 실천도를 닦지 않은 이 남자를 어떻게 승자의 가르침이 정화할 것인가? 승자의 가르침에 무슨 과실이 있을까?’라고. - 이어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