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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식간(瞬息間)
눈을 한 번 깜짝하거나 숨을 한 번 쉴 만한 아주 짧은 동안을 말한다.
瞬 : 깜짝할 순(目/12)
息 : 숨쉴 식(心/6)
間 : 사이 간(門/4)
(유의어)
순식(瞬息)
전순(轉瞬)
돌차간(咄嗟間)
별안간(瞥眼間)
탄지지간(彈指之間)
순식만변(瞬息萬變)
이 성어는 눈 깜짝하고 숨 한번 쉬는데 색계가 무색계에 이른다(瞬息到無色界)는 불경(佛經) 우파색계경(優婆塞戒經)에서 나온 말이다. 여기에 순식(瞬息)이라는 말이 나오며 세월의 무상함을 뜻하는 말이다.
두보(杜甫)의 시(詩)중에는 득실순식지간(得失瞬息之間)이란 구절이 있는데 ‘눈 깜짝하며 숨 한번 쉬는 사이에 얻고 잃는다’는 뜻이다. 순식(瞬息)이라는 말은 아주 잠깐, 아주 짧은 시간(찰나)을 뜻하는 말이다.
경각(頃刻)이나 촌각(寸刻)보다 더 짧은 시간을 나타낼 때 순간(瞬間)이란 말을 쓴다. 공든 탑이 한순간에 무너졌다고 말한다. 순(瞬)은 눈을 깜박거리는 것이다. 그러니까 한순간은 눈을 한 번 감았다 뜨는 정도의 짧은 시간을 말한다.
순간을 순식간(瞬息間)이라고도 한다. 식(息)은 숨을 쉰다는 뜻이다. 숨을 내쉬는 것을 호(呼)라 하고, 숨을 들이 마시는 것은 흡(吸)이다. 이 둘을 합한 것이 호흡(呼吸)이다.
호흡을 소리내어 읽어 보면 자연스레 숨을 한 번 내쉬었다가 들이마시게 된다. 한 번 숨을 내쉬고 다시 들이마시는 시간이 호흡지간(呼吸之間)이다.
1식(息)은 바로 한 번 호흡하는 사이를 말한다. 따라서 순식간(瞬息間)이란 눈을 한 번 감았다 뜨고, 숨을 한 번 내쉬고 들이 마시는 사이에 해당하는 시간이다. 즉, 아주 짧은 시간이다.
이와 비슷한 표현에 별안간(瞥眼間)이 있다. 별(瞥)은 언뜻 스쳐 지나듯 보는 것이다. 별안(瞥眼)은 한 번 눈길을 돌려 흘깃 바라보는 것이고, 별안간은 눈 한 번 돌릴 사이의 짧은 시간을 가리킨다. ‘갑자기, 난데없이’와 같은 뜻으로도 쓴다.
중국 삼국시대(三國時代) 그 유명한 조조(曹操)가 지은 서정시(抒情詩) 단가행(短歌行)에도 ‘술잔을 잡고 노래 부르니, 인생은 그 얼마인고? 아침 이슬 아닐런가, 지난 세월 고생도 많았지.’라는 대목이 있다.
對酒當歌 人生幾何(대주당가 인생기하)
譬如朝露 去日苦多(비여조로 거일고다)
어떤 종류의 변화는 참으로 느리게 오는 것같이 보인다. 경우에 따라서는 마치 변화가 없는 것처럼 느껴질 때도 있다. 우리가 간절히 바라는 국가의 발전적 변화가 그렇고, 내가 살아가는 사회의 제도적 변화가 그렇게 느껴진다.
그러나 어떤 변화는 너무나 짧은 시간에 이루어진다. 겨울이 오는가 싶은데 벌써 봄이 가고, 꽃이 피는가 싶은데 이미 지는 꽃잎이 바람에 나부낀다.
그래서 당(唐)나라 이태백(李太白)의 시(詩)에는 조여청사모성설(朝如靑絲暮成雪)이라는 구절이 나온다. “아침에는 푸른 실같이 윤기가 돌던 머리털이 저녁에는 흰 눈발처럼 나부낀다” 짧은 삶의 순간을 묘사한 내용이다. 어떤 변화는 이처럼 빠르게 진행되는 것이다.
순식만변(瞬息萬變)이라는 말이 있다. 눈 한번 깜짝이고 숨 한 번 쉬는 사이에 만 가지가 변한다는 뜻이다.
세상에는 이렇게 빨리 변하는 것이 있다. 사람의 마음도 그렇다. 한번 서운하면 그동안의 은혜를 모두 잊기도 하고, 이와 반대로 평생의 서운함이 따스한 한마디 말로 잊혀지기도 한다.
그러나 세상에서 가장 빨리 변하는 것 중의 하나는 국민의 마음, 즉 민심이다. 민심은 하루 아침에 모아지기도 하지만 하룻저녁에 풀어지기도 하며, 이곳으로 모아졌다가 저곳으로 가기도 한다.
민심은 어떤 때는 무른 것같이 보이지만 어떤 때는 가을날의 서리처럼 무정한 것이다. 민심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은 이를 명심해야 한다.
🔼 촌각(寸刻)과 경각(頃刻)
시각은 시간의 흐름속에서 특정한 순간을 가리키는 말이다. 1시(時)는 하루를 12 또는 24로 나눈 시간의 단위이다. 하루는 12시 또는 24시로 이루어진다. 각(刻)은 예전에 물시계로 시간을 잴 때, 물시계의 눈금 한 단위마다 새겨 놓은 표시를 가리킨다.
길이는 시대에 따라 일정치 않은데, 통상 하루를 100 또는 120으로 쪼개어 나눈 시간의 단위이다. 청(淸)나라 때 시계가 들어온 뒤로는 15분을 1각으로 삼아, 4각을 1시간으로 쳤다.
매우 급한 일이 생겼을 때 촌각(寸刻)을 다툰다고 말한다. 촌각은 1각(刻)의 10분의 1에 해당한다. 1각(刻)이 15분(分)이니, 촌각은 1분 30초 가량의 아주 짧은 시간이다.
이와 비슷한 표현에 경각(頃刻)이 있다. 경(頃)은 본래 토지의 단위를 나타내는 말이다. 하지만 경각이라 해서 시간을 나타내는 말로 쓰면 아주 짧은 시간을 뜻한다. 그래서 목숨이 경각에 달렸다고 하면 몹시 위태롭다는 뜻이다.
“그가 언제 오지?”
“응! 2시경에 온댔어”
이 때 2시경은 2시 전후를 의미한다. 이렇게 경에는 언저리 또는 앞뒤의 뜻도 있다.
🔼 찰나(刹那)와 잠시(暫時)
찰나는 순식간이나 별안간보다 더 짧은 시간이다. 인도말 크사나(ksana)를 한자로 옮긴 것이다. 찰나는 고대 인도에서 쓰던 가장 작은 시간 단위를 나타내는 말이다.
원래는 여자가 바느질할 때 바늘 한 땀 뜨는 데 드는 시간을 가리키는 말이었다. 하지만 불경에 따라 설명에 차이가 있다.
일반적으로 120찰나를 1달찰나(一呾刹那, 약 1.6초), 60찰나를 1납박(一臘縛, 약96초), 30납박을 1모호율다(一牟呼栗多, 약48분), 30모호율다를 1주야(一晝夜: 24시간)로 친다. 그러니까 1찰나는 75분의 1초(약0.013초)에 해당하는 극히 짧은 시간이다.
대비바사론(代悲婆娑論)에서는 찰나에 대하여 이렇게 설명한다. 가는 명주실 한 올을 양쪽에서 팽팽히 당긴 채 칼로 명주실을 끊는다고 치면, 명주실이 끊어지는 데 걸리는 시간이 64찰나라는 것이다. 찰나가 얼마나 짧은 순간의 비유인지 잘 알 수 있다.
불교에서는 모든 사물이 1찰나마다 생겨났다가 사라지고, 사라졌다가 생겨나면서 무한의 시간으로 이어진다고 설명한다. 찰나생멸(刹那生滅)이 이것이다.
또 찰나의 순간에도 늘 변하므로 찰나무상(刹那無常)이라고도 한다. 그러니까 찰나는 거의 의식할 수 없을 정도로 짧은 시간 또는 상태를 뜻한다. 잠시 또한 그다지 오래지 않은 아주 짧은 시간을 가리킬 때 쓰는 말이다.
비슷한 뜻으로 쓰는 잠깐은 시간이나 순간처럼 잠간에서 나온 말인 듯하다. 즉시(卽時), 바로의 뜻도 있다.
이와 비슷한 말에 삽시(霎時)가 있다. 삽(霎)은 가랑비 또는 이슬비를 말하고, 그냥 비 오는 소리를 본뜬 말이기도 하다. 빗방울이 하늘에서 땅으로 떨어지는 시간이 삽시(霎時)고, 그 사이가 삽시간(霎時間)이다.
🔼 억겁(億劫)과 영원(永遠)
겁(劫)은 찰나와는 반대로, 인간이 상상해 낼 수 있는 가장 긴 시간의 단위를 말한다. 인도말 칼파(kalpa)를 한자로 옮긴 것이다. 겁파(劫波) 또는 겁파(劫簸)라고도 한다.
한 세계가 만들어져서 존속되다가 파괴되어 무(無)로 돌아가는 한 주기를 겁(劫)이라 한다. 다시 말해, 천지가 한 번 개벽한 뒤부터 다음 개벽할 때까지 걸리는 시간이다.
겁(劫)에 대한 비유는 매우 많다. 선녀가 사방 사십리에 걸쳐 있는 돌산을 백년에 한 번씩 내려와 비단 치마를 스쳐, 그 바위가 다 닳아 없어질 때까지 걸리는 시간이 1겁이다. 이를 달리 반석겁(磐石劫)이라고 한다.
또 사방 40리의 성(城)에 겨자를 가득 채워 놓은 뒤 백년마다 한알씩 집어 내어 겨자씨가 다 없어져도 끝나지 않는 시간이라고도 하며, 이를 겨자겁(芥子劫)이라고 한다.
억겁(億劫)은 그 겁(劫)이 다시 억번이나 포개진 것이니, 도무지 말로는 설명할 수 없는 시간이다. 달리 아승기겁(阿僧祇劫)이라고도 한다. 아승기(asamkhya)는 무수(無數)의 뜻이다.
굳이 숫자로 나타내면 10의 64승이고, 갠지스 강의 모래알 수를 의미하는 항하사(恒河沙)의 만(萬)배에 해당하는 시간이다. 중국 사람들의 과장(誇張)도 대단하지만 인도 사람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다.
영원(永遠)은 글자 그대로 풀면 길고(永) 아득히 먼(遠) 시간이다. 억겁(億劫)처럼 실감나는 비유는 아니지만, 따져 헤아리는 것이 무의미할 만큼 긴 시간을 가리킬 때 쓴다.
거북이와 지렁이 그리고 달팽이를 등장시킨 이야기가 있다. 동화 토끼와 거북이에서 거북이는 느림보로 등장한다. 이 동화 때문에 거북이라고 하면 느림보의 대명사로 인식된다. 그러나 지렁이와 달팽이에 비하면 엄청나게 빠른 게 거북이다.
거북이가 어슬렁 어슬렁 기어가다가 지렁이를 등에다 태운다. 거북이의 등에 올라탄 지렁이는 거북이의 엄청난 속도에 놀라 등에 납작 달라붙는다.
조금 가다가 거북이는 달팽이도 태운다. 먼저 탄 지렁이가 달팽이에게 무지하게 빠르니까 단단히 붙잡으라고 일러준다. 둘을 태운 거북이는 몇 걸음 가다가 마주 오는 다른 거북이와 머리를 부딪쳤다. 교통사고가 난 것이다.
경찰이 와서 사고 조사를 하면서 지렁이와 달팽이에게 사고 경위를 묻는다. 그러나 이들은 워낙 쏜살같이 달리다가 순식간에 일어난 일이라서 잘 모르겠다고 한다. 거북이의 속도와 거북이끼리의 충돌이 이들에게는 ‘쏜살같이’이고 순식간에 일어난 일이었다.
여기서 순식간이란 극히 짧은 시간을 일컫는 말이다. 순식은 아주 작은 수를 나타내는 단위이다. 그냥 막연히 작은 수가 아니라 구체적인 수치 단위이다. 10의 17제곱 분의 1이다. 얼마나 작은 수인지 잘 짐작이 되지 않는다.
찰나의 가을, 올 유난히 짧아 겨울 일찍 온다.
동아일보 1998년 8월 26일치, 15면 기사 제목이다. 짧은 가을에다 찰나라는 말을 썼다. 찰나는 순식의 100분의 1에 해당하는 작은 수다.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쓰는 소수점 이하의 단위는 분(分), 이(厘), 모(毛), 사(絲) 정도이다. 야구선수들의 타율을 계산할 때도 이(厘) 정도까지가 고작이다.
하지만 일상생활에 쓰이건 말건 간에 10의 21제곱 분의 1까지 단위가 매겨져 있다. 그 단위들을 순서대로 훑어보자.
분(分), 이(厘), 모(毛), 사(絲), 홀(忽), 미(微), 섬(纖), 사(沙), 진(塵), 애(埃), 묘(渺), 막(漠), 모호(模糊), 준순(逡巡), 수유(須臾), 순식(瞬息), 탄지(彈指), 찰나(刹那), 육덕(六德), 허공(虛空), 청정(淸淨) 순(順)이다.
마지막 청정(淸淨)을 아라비아 숫자로 써보자면 소수점 밑에 ‘0’이 무려 스무개나 붙고 ‘1’이 나오는 상상할 수조차 없는 작은 숫자이다.
위에 열거한 아주 작은 수의 단위들이 아주 짧은 시간을 나타내는 경우도 있다. 이때는 일초의 몇분의 몇이라는 구체적인 단위가 아니라 약간 막연히 눈 깜짝 할 사이라는 뜻을 담고 있다.
수유(須臾)는 일상용어로는 잘 쓰이지 않지만, 한자어를 많이 쓴 문학작품 같은 데서는 어렵잖게 만날 수 있는 말이다. 순식은 뒤에 한 글자를 더하여 순식간 또는 순간으로 많이 쓰인다. 이 말은 일상용어로 많이 쓰기 때문에 낯설다는 느낌이 없을 것이다.
탄지(彈指)는 탄지지간(彈指之間)이라는 말로 쓰인다. 그러나 널리 쓰이는 말은 아니다. 찰나는 범어(梵語) Ksana에서 온 말로서 순식간과 함께 짧은 시간이라는 뜻으로 가장 흔하게 쓰인다.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쓰는 가장 큰 숫자는 기껏 조(兆) 단위이다. 물론 천문학(天文學) 같은 데서는 엄청난 단위의 숫자를 쓰겠지만, 일상에서 들어본 바로는 국가 부채 규모를 두고 논쟁을 벌인 100조, 400조가 가장 큰 숫자가 아닌가 한다.
그러나 조(兆)는 사람이 만들어 놓은 숫자의 단위 중에서 초보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억(億)의 1만 갑절이다. 그 다음 계속해서 1만 갑절 단위로 경(京), 해(垓), 자(枾), 양(穰), 구(溝), 간(澗), 정(正), 재(載), 극(極)까지 이어진다.
그 다음부터는 1억 갑절 단위로 늘어난다. 극(極)의 1억 갑절인 항하사(恒河沙)로부터 계속 1억 갑절로 아승기(阿僧祇), 나유타(那由他), 불가사의(不可思議), 무량대수(無量大數)까지 이어진다.
무량대수(無量大數)를 아라비아 숫자로 쓰자면 1 다음에 동그라미를 88개나 붙여야 한다. 수도 끝이 없지만 인간의 상상도 끝이 없다
이러한 수들 중에서 1보다 큰 수 중 항하사(恒河沙) 이상이나 1보다 작은 수 중 모호(模糊) 이하의 수는 주로 불가(佛家)에서 사용하는 말로 일상생활에서는 거의 사용하지 않는다. 근래에 들어와서는 일상생활에서 크기가 아주 큰 수와 작은 수를 사용하기도 한다.
예를 들면 컴퓨터나 과학자들 사이에 쓰이는 용어로 페타(peta)는 1천조에 해당하고 표기는 P로 하며, 테라(tera)는 1조이며 표기는 T로, 기가(giga)는 10억에 해당되며 표기는 G로, 메가(mega)는 백만이며 표기는 M, 킬로(Kilo)는 천이며 표기는 K, 미터(meter)는 1이며 표기는 m, 밀리(milly)는 천분의 1이며 표기는 mm, 마이크로(micro)는 백만분의 1로 표기는 μ, 나노(nano)는 10억분의 1이며 표기는 n, 피코(pico)는 1조분의 1이며 표기는 p, 펨토(femto)는 1천조 분의 1로 표기는 f, 아토(atto)는 백경분의 1로 표기는 a로 한다.
이는 주로 컴퓨터나 반도체 그리고 레이저를 개발하거나 우주과학에 사용하기도 한다. 이렇게 수의 세계가 우리에게 다가와 우리 생활에 사용하는 수의 영역도 그만큼 넓어 졌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 瞬(깜짝일 순)은 형성문자로 뜻을 나타내는 눈목(目=罒; 눈, 보다)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동시에 빠르다는 뜻을 가진 舜(순)으로 이루어졌다. 눈을 깜박깜박 빨리 움직이다의 뜻이다. 그래서 瞬(순)은 ①눈을 깜짝이다 ②보다 ③주시(注視)하다 ④잠깐 ⑤눈 깜짝할 사이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깜짝할 별(瞥)이다. 용례로는 극히 짧은 시간을 순간(瞬間), 극히 짧은 시간을 순시(瞬時), 눈 한 번 깜짝하거나 숨 한 번 쉴 사이와 같이 짧은 동안을 순식(瞬息), 눈을 깜짝거리며 봄을 순시(瞬視), 극히 짧은 시간을 순각(瞬刻), 척추동물에 있는 눈을 보호하는 기관을 순막(瞬膜), 순식간을 전순(轉瞬), 지극히 짧은 동안을 일순(一瞬), 눈 한 번 깜짝하거나 숨 한 번 쉴 사이와 같이 짧은 동안을 순식간(瞬息間), 순간인 모양 또는 눈 깜짝할 사이에 있는 것을 순간적(瞬間的), 힘살이 순간적으로 빨리 수축하는 힘을 순발력(瞬發力), 자극 대상을 아주 짧은 시간 동안 제시하는 경우에 일어나는 보기 감각을 순간시(瞬間視), 지속음에 대하여 터짐소리를 일컫는 말을 순간음(瞬間音), 눈 한번 깜짝 할 사이를 전순간(轉瞬間), 아무런 소용도 없는 짓을 암중순목(暗中瞬目), 한 번 바라보면 천 리가 눈앞에 드러나는 광활한 경치를 일순천리(一瞬千里) 등에 쓰인다.
▶️ 息(쉴 식)은 ❶회의문자로 自(자; 코)와 心(심; 마음)의 합자(合字)이다. 코와 가슴과의 사이를 드나들다 라는 말에서, 숨, 쉬다의 뜻이 있다. 또 옛 음(音)이 玆(자)와 관련이 있어 붇다, 자라다, 자식, 이식(利息) 따위의 뜻에도 쓰여진다. ❷회의문자로 息자는 '숨 쉬다'나 '호흡하다', '쉬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息자는 自(스스로 자)자와 心(마음 심)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自자는 사람의 코를 그린 것이다. 호흡은 공기가 코를 통해 몸속으로 들어가는 과정을 말한다. 그러니 息자는 코(自)와 심장(心)을 함께 그려 '숨쉬다'라는 뜻을 표현한 글자라 할 수 있다. 그래서 息(식)은 (1)딸이 어버이에게 여식(女息; 딸)의 뜻으로 자기를 이르는 말 (2)거리 단위의 하나. 30리를 1식으로 함 등의 뜻으로 ①숨을 쉬다 ②호흡하다 ③생존하다 ④살다, 생활하다 ⑤번식하다 ⑥자라다, 키우다 ⑦그치다, 그만두다, 중지하다 ⑧망하다, 멸하다 ⑨호흡(呼吸), 숨 ⑩숨 한 번 쉬는 동안 ⑪아이, 자식(子息) ⑫여관(旅館), 휴게소(休憩所) ⑬이자(利子) ⑭군더더기 살 ⑮나라의 이름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쉴 휴(休), 쉴 게(偈), 쉴 게(憩), 쉴 헐(歇)이다. 용례로는 남에게 자기 딸을 이르는 말을 식비(息鄙), 이익과 손실을 아울러 이르는 말을 식모(息耗), 갚을 때에 이식을 붙이기를 약속하고 꾸는 곡식을 식곡(息穀), 논밭의 넓이를 어림으로 헤아리는 말로 한참에 갈 만한 넓이라는 뜻의 식경(息耕), 며느리를 식부(息婦), 노여움을 가라앉힘을 식노(息怒), 비옥한 땅이나 기름진 땅을 식토(息土), 쌀을 꾸어 주고 받을 때에 이자로 붙이는 쌀을 식미(息米), 이자를 주고 돈을 빌림을 식차(息借), 화해하고 송사를 그침을 식송(息訟), 숨이 가쁨을 식천(息喘), 아들과 딸의 총칭 자식(子息), 동물이 깃들여 삶을 서식(棲息), 하던 일을 멈추고 잠깐 동안 쉼을 휴식(休息), 남에게 자기 딸을 이르는 말을 여식(女息), 한숨쉬며 한탄함을 탄식(歎息), 눈 한 번 깜짝하거나 숨 한 번 쉴 사이와 같이 짧은 동안을 순식(瞬息), 계집과 자식을 고식(姑息), 쉬지 아니함을 불식(不息), 숨이 막힘을 질식(窒息), 못난 자식이라는 말을 미식(迷息), 소식이 없음을 이르는 말을 무소식(無消息), 낳지 못했거나 기르지 못하여 자식이 없음을 이르는 말을 무자식(無子息), 눈 한 번 깜짝하거나 숨 한 번 쉴 사이와 같이 짧은 동안을 일컫는 말을 순식간(瞬息間), 당장 편한 것만을 택하는 꾀나 방법을 이르는 말을 고식책(姑息策), 재난이 멎고 목숨이 연장됨을 일컫는 말을 식재연명(息災延命), 근본 해결책이 아닌 임시로 편한 것을 취하는 계책 또는 당장의 편안함만을 꾀하는 일시적인 방편을 일컫는 말을 고식지계(姑息之計), 스스로 힘을 쓰고 몸과 마음을 가다듬어 쉬지 아니함을 이르는 말을 자강불식(自强不息), 구습을 고치지 않고 목전의 편안함만을 취함 또는 일을 행함에 있어 결단력 없이 우물쭈물함을 이르는 말을 인순고식(因循姑息), 천천히 하여도 늘 끊임없이 꾸준하게 하는 일을 일컫는 말을 불식지공(不息之工), 전쟁터에서 군기를 누이고 북을 쉰다는 뜻으로 휴전함을 이르는 말을 언기식고(偃旗息鼓), 바람이 자고 파도가 잔잔해진다는 뜻으로 들떠서 어수선한 것이 가라앉음을 이르는 말을 풍정낭식(風定浪息), 소식의 왕래가 없음이나 소식이 서로 통하지 않음을 이르는 말을 소식불통(消息不通), 끊임없는 지극한 정성이란 뜻으로 쉼 없이 정성을 다하자는 의미로 지극한 정성은 단절될 수 없다는 뜻을 나타내는 말을 지성무식(至誠無息) 등에 쓰인다.
▶️ 間(사이 간)은 ❶회의문자로 簡(간)과 통자(通字), 閒(간)은 본자(本字)이고, 间(간)은 간자(簡字)이다. 옛날엔 門(문)속에 月(월; 달)을 쓰거나 또는 門(문)속에 外(외)를 쓰기도 하였다. 중국에서는 집의 대문이나 방문을 모두 門(문)이라 한다. 閒(한)은 방문으로 달빛이 비치다에서 틈을 말하고, 후에 間(간)자가 생겨 間(간)은 사이, 閒(한; 閑(한)은 '여가' 또는 '조용함'으로 나누어 사용한다. ❷회의문자로 間자는 '사이'나 '틈새'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間자는 門(문 문)자와 日(해 일)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그러나 금문과 소전에서는 月(달 월)자가 들어간 閒(틈 한)자가 '틈새'라는 뜻으로 쓰였었다. 閒자는 어두운 밤 문틈으로 달빛이 비치는 모습을 그린 것이다. 어두운 밤에야 달빛을 통해 문틈이 벌어져 있음을 알 수 있었으니 閒자가 '틈새'라는 뜻을 더 잘 표현하고 있는 셈이다. 그러나 후에 閒자가 시간에 틈이 있다는 의미에서 '한가하다'라는 뜻으로 쓰이게 되자 해서에서는 間자가 만들어지면서 '틈새'라는 뜻을 대신하게 되었다. 그래서 間(간)은 (1)집 간살의 수효(數爻)를 세는 말 (2)집 간살의 면적을 나타내는 단위로서, 보통 일곱 자(210cm) 평방 또는 여덟 자(240cm)나 아홉 자(270cm) 평방을 이름 (3)여섯 자 곧 180cm를 단위로 하여 거리를 세는 이름 (4)성(姓)의 하나 (5)둘의 사이 (6)주로 간에로 쓰이어 어느 경우든지 가릴 것 없이의 뜻을 나타내는 말 (7)무엇이 존재하거나 또는 무엇으로 사용되는 곳이라는 등의 뜻으로 ①사이 ②때 ③동안 ④차별(差別) ⑤틈, 틈새 ⑥간첩(間諜) ⑦혐의 ⑧사사로이 ⑨몰래, 비밀히 ⑩간혹 ⑪사이에 두다, 끼이다 ⑫섞이다 ⑬이간하다(헐뜯어 서로 멀어지게 하다), 헐뜯다 ⑭간소하다 ⑮검열하다 ⑯엿보다 ⑰살피다 ⑱틈을 타다 ⑲섞이다 ⑳참여하다 ㉑범하다 ㉒차도(差度)가 있다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사이 뜰 격(隔), 틈 극(隙), 한가할 한(閑)이다. 용례로는 한 작물 사이에 딴 작물을 심어 가꿈을 간작(間作), 어떤 한 곡 도중에 삽입하여 연주하는 것을 간주(間奏), 물건과 물건과의 거리를 간격(間隔), 군음식을 먹음을 간식(間食), 주기적으로 그쳤다 일어났다 함을 간헐(間歇), 어쩌다가나 가끔을 간혹(間或), 잠깐 끊임이나 쉴 사이를 간단(間斷), 군음식을 먹음 또는 그 음식을 간식(間食), 사물 사이의 틈을 간극(間隙), 하루 또는 며칠씩 거름을 간일(間日), 차이 따위와 함께 쓰이어 순간적이거나 아주 적음을 나타내는 말을 간발(間髮), 어떤 시각에서 어떤 시각까지의 사이를 시간(時間), 극히 짧은 시간을 순간(瞬間), 어느 일정한 시기에서 어떤 다른 일정한 시기까지의 사이를 기간(期間), 일반 백성의 사회를 민간(民間), 한 해 동안을 연간(年間), 그리 멀지 않은 과거로 부터 현재까지의 동안을 저간(這間), 일정한 지점 간의 사이를 구간(區間), 두 사물의 사이를 중간(中間), 제나라와 초나라 사이라는 뜻으로 약한 자가 강한 자들 사이에 끼여 괴로움을 받음을 이르는 말을 간어제초(間於齊楚), 여러 세대를 통하여 드물게 나는 뛰어난 인재를 일컫는 말을 간세지재(間世之材), 머리털 하나 들어갈 틈도 없다는 뜻으로 사태가 단단히 급박하여 조그마한 여유도 없음을 비유하여 이르는 말을 간불용발(間不容髮), 세상에 드문 뛰어난 인물을 일컫는 말을 간기인물(間氣人物), 개와 원숭이의 사이처럼 매우 사이가 나쁜 관계를 일컫는 말을 견원지간(犬猿之間), 눈 한 번 깜짝하거나 숨 한 번 쉴 사이와 같이 짧은 동안을 일컫는 말을 순식간(瞬息間), 얼음과 숯 사이란 뜻으로 둘이 서로 어긋나 맞지 않는 사이 또는 서로 화합할 수 없는 사이를 일컫는 말을 빙탄지간(氷炭之間), 세 칸짜리 초가라는 뜻으로 아주 보잘것 없는 초가를 이르는 말을 초가삼간(草家三間), 복수 강가의 뽕나무 숲 사이라는 뜻으로 음란한 음악 또는 망국의 음악을 일컫는 말을 상간복상(桑間濮上), 손짓하여 부르면 대답할 수 있는 가까운 거리를 일컫는 말을 지호지간(指呼之間), 서로의 차이가 썩 심함 또는 썩 심한 차이를 이르는 말을 천양지간(天壤之間), 잠을 자면서 꿈을 꾸는 동안이라는 뜻으로 사물을 좀처럼 잊지 못함이나 이룰 수 없는 일에 너무 지나치게 몰두함을 이르는 말을 몽매지간(夢寐之間), 한 말들이 말 만한 작은 집이란 뜻으로 한 칸밖에 안 되는 작은 집을 이르는 말을 일간두옥(一間斗屋), 풀 사이로 민간에서 삶을 구한다는 뜻으로 욕되게 한갓 삶을 탐냄을 이르는 말을 초간구활(草間求活) 등에 쓰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