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3주차, 목요일 수업 (20231012, 5회차, 지난 월요일 연휴였음.)
과제 발표, 비물체 에쮸드 2
*비물체 훈련
물체의 질감, 무게 등을 느끼는 것이 핵심.
캐릭터나 연극적 구성은 아직 필요 없음.
*연기
대본 속 인물을 3D로 보여주는 것.
나의 과제 : 컵라면 먹기
컵라면과 젓가락 사용.
뜨거운 물을 부어놓은 컵라면, 나무젓가락을 가르고 컵 뚜껑을 열어 젓가락으로 먹다가 벌레를 발견해 뱉는 상황.
‘오감’이 느껴지는 것 좋음.
따뜻한 컵의 온기, 젓가락으로 부수어 섞는 면발과 스프, 그 온도와 맛.
하지만 ‘물체’가 느껴지는 것은 아쉬움.
젓가락을 쥐는 것, 젓가락과 입 사이의 거리감 등.
라면이 아니라 차를 마시는 것으로 인지되기도 했음.
(아마, 젓가락으로 면을 집어 들고 내리는 동작이 티백을 우려내는 것처럼 보인 듯)
행동의 속도 아직 빠름.
-본 실습을 더 잘 수행하는 방법.
눈 감고 그려보기. 그리고 글로 써보기.
*주의사항
보여지는 모습에 대해 생각하지 못하는 것.
-활용할 대체 경험들
① 실제 자신의 경험
② 주변인의 경험
③ 다큐멘터리, 책, 영화
④ 상상
*과제
내 물건 중 사연이 깊은 물건 갖고 올 것.
*수업 후기
천천히 하는 것이 왜 그렇게 어려웠을까… 생각해 본 결과,
행동을 천천히 한다는 것 자체가 어색하고 낯설고, 무대 위에 있는 것 자체가 부담되어 빨리 할 것들을 하고 나오고 싶었던 것 같기도 하다.
여유가 중요한 것 같다.
배우는 과정이니, 실패가 용납되는 몇 안 되는 시간이니, 잘 하려 하지 말고, 준비한 만큼이라도 해내려는 태도.
반대로 말한다면, 열심히 준비하면 준비한 만큼이 다를 것이라는 이야기.
2. 3주차, 월요일 수업 (20231016, 6회차)
1) 물체 에쮸드 1 : 의자
① 연습실 의자를 두고, 고고학자처럼, 그 의자에 대해 자유롭게 상상해 보기.
그 의자와 관계된 사람, 사건 등.
나의 경우,
‘고고학자’라는 단어 때문에, 가능한 의자에 실제 남은 단서들에만 집중해 건조한 상상을 했다. 하지만 거기 담긴 스토리를 상상하고, 거기에서 감정을 느껴보는 것이 핵심이었다.
선생님께 제안한다면, 고고학자보다는 ‘사이코메트리’가 더 어울릴 것 같다 말씀 드리고 싶다.
② 같은 의자를 두고, 아버지의 의자라고 상상하기
나의 경우,
아빠의 성격과 지금까지 삶을 돌아보면,
이 불편한 의자는 아빠 스타일은 아닌 것 같고,
친구가 중요한 분이기에 친구가 줘서 버리지는 못하고 두고 쓰지만,
의자는 아닌 물건 올려두는 용도일 것 같다... 등 상상이 되었다.
그리고 의자 밑에는 비상금을 숨겨둘 수도 있고.
가까이에서 매일 보는 존재와 연결 지어 상상하니,
이야기가 술술 나오기는 했다.
③ 같은 의자를 두고, 이것이 사형수의 전기의자라고 상상하기
나의 경우,
일단 가까이 가기도 싫었다.
전에 프로파일링 수업을 들으며 범죄자들이 얼마나 자기합리화를 잘 하는지 알게 되었는데, 그래서 아마도 이런 순간에도 반성보다 억울해 하지 않았을까 싶었다.
한 편으로는 이 의자는 그저 자기 역할을 해야 하는데, 하필이면 대다수는 악질인 인간들이 죽어가며 흘리는 체액을 받아내고, 끔찍한 순간을 매번 목격해야 하는 게 안타까웠다.
의자는 잘못 없는데.
마치, 화장실에 놓인 화분 같았다.
④ 같은 의자를 두고, 서대문 형무소 유관순이 앉아 고문을 받던 의자라고 상상하기
나의 경우,
어둡고 무서운 곳에서 혼자 견뎌야 하는 어린 소녀가 떠올랐고, 얼마나 무서울까 안타까워 눈물이 났다.
신기하게도 오늘 아침 혜화 역을 나오며 김동인에 관련된 연극 정보를 마주치게 되었고, 그러면서 친일 문인에 대해 또 그 시대에 대해 생각하게 되었는데, 이런 상상을 제안 받은 것이다.
그렇게 다양한 감정과 이미지들이 순식간에 지나가며, 안타까운 감정이 올라왔다.
2) 물체 에쮸드 2 : 과제로 가져온 물건들로 그것을 발견할 때 상황 보여주기
나의 과제 : 쿠바 여행 당시 쓴 일기 그리고 그 속에 든 사진과 지폐
실제 상황을 재구성 하여,
과제를 위해 일기장을 찾아 파우치에 담고 책을 읽다가, 문득 일기장을 꺼내서 보며 당시 즐거웠던 기억을 떠올리는 것으로 함.
감정이 더 잘 보이려면,
체 게바라가 그려진 지폐만으로도 충분했을 것.
*과제
오늘 한 것들을 연습이라 생각하고, ‘물체 에쮸드’ 극을 만들어 오기.
분량은 상관 없음.
첫댓글 천천히 하는 것이 왜 그렇게 어려웠을까… -----> 비물체훈련 미션 : 싱크대에서 뜨거운 주전자에 담긴 물을 컵에 가득채워서 주방테이블에 앉아보세요. 그리고 드셔보세요,
사이코메트리는 훌륭하고 좋은 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