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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Q 6천억 실적,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저 기록
반도체 4조 이상 적자에 25년 만에 '감산' 공식화
LG전자 1.5조로 2009년 이후 처음 삼성 넘었다
시총 2위 LG엔솔도 1위 삼성 근소하게 앞서
상장사 분기 영업이익 1위, 현대차 차지할 듯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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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가 반도체 실적 악화로 '어닝 쇼크'를 기록한 데 이어 새로운 기록의 희생양이 된 모습이다.
1분기 잠정 영업이익이 6천억 원으로 글로벌 금융위기 때인 2009년 1분기 이후 가장 낮은 기록이다. 특히 25년 만에 반도체 감산을 공식화한 것은 물론 실적으로 LG전자에 역전됐다. 상장사 분기 영업이익 1위 자리도 현대차에 넘겨줄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연결 기준 1분기 잠정 실적을 지난 7일 발표했다. 매출 63조 원과 영업이익 6천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9%와 95% 감소했다.
일각에서 전망한 적자는 피했지만, 글로벌 금융위기 때인 2009년 1분기 영업이익 4700억 원 이후 최저치다.
핵심은 반도체 사업의 부진이다. 이날 공개된 실적은 잠정치라서 사업 부문별로 공개하지 않았지만, 시장이 예상했던 4조 원대의 적자가 현실이 됐다는 평가다.
결국 삼성전자는 반도체 '감산'을 공식 발표했다. 1998년 이후 25년 만에 처음이다. 라인 운영 최적화와 연구개발 비중 확대라는 '기술적 감산' 전략만으로 반도체 한파를 돌파하기 어렵다고 인정한 셈이다.
대신 갤럭시 S23 시리즈가 삼성전자의 체면을 살렸다는 분석이다.
시장에서는 모바일 사업부가 3조 원 이상의 흑자를 낸 것으로 추정한다. 1분기 갤럭시 S23 시리즈의 글로벌 판매량은 1100만대로 예상한다.
실제로 갤럭시 S23 시리즈는 국내 판매만 100만 대를 돌파했다. 글로벌에서도 전작 대비 △중남미 1.7배 △중동 1.5배 △인도 1.4배 등으로 늘었다. ASP(평균판매단가)가 높은 프리미엄 판매 비중이 큰 유럽에서도 전작보다 1.5배 증가했다. 전체 판매 비중도 프리미엄 모델인 S23 울트라가 60%로 압도적인 인기다.
하지만 삼성전자 입장에서는 씁쓸한 새 기록도 내줬다.
LG전자는 같은 날 1분기 잠정실적을 발표했다. 영업이익 1조 5천억 원으로 삼성전자를 역전했다. 2009년 국제회계기준(IFRS) 도입 이후 첫 기록이다.
구광모 회장이 미래 먹거리로 낙점한 '전장(전자장비)' 사업이 지난해 첫 흑자를 기록한 데 이어 올해 1분기에도 고속 성장을 하며 실적을 이끈 것으로 분석된다.
또 시가총액 2위인 LG에너지솔루션도 1위 삼성전자를 넘었다. 1분기 잠정 영업이익 6500억 원으로 삼성전자를 근소하게 앞섰다.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해 전체 영업이익 1조 2137억 원의 절반 이상의 수확을 1분기에 거뒀다.
상장사 분기 영업이익 1위의 '왕좌'도 내줄 전망이다. 주인공은 현대자동차다.
시장은 현대차의 1분기 영업이익이 2조 5620억 원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본다. 기아도 2조 583억 원에 이른다. 이 추정치가 현실이 되면 현대차그룹의 1분기 역대 최대 실적이다.
결국 삼성전자가 반도체 업황의 늪에 빠진 동안 현대차가 왕좌의 자리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