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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글은 제가 몸담고 있는 부산일보 블로그에 게재한 것을 옮긴 것입니다/ 부담없이 읽었으면...>
영화를 담당 하다보면 때론 '스타'를 만나는 행운을 잡는다.
필자는 근자에 '스타 감독' 두 명을 만났다. 한 분은 미국 할리우드의 거장 올리버 스톤 감독이고 또 다른 이는 개그맨 출신 심형래 감독이다.
환갑을 훌쩍 넘긴 스톤 감독을 만난 건 정말 운이 좋았다.
그는 딱 두번 한국을 찾았는데 지난 1999년과 올해였다. 그가 이번에 한국을 찾은 건 때마침 열린 부산국제영화제에 자신의 작품인 `월스트리트:머니 네버 슬립스'이 공식 초청됐기 때문이다.
그를 만난 건 부산영화제 폐막 하루 전인 10월 14일 해운대 조선비치호텔에서였다. 수수한 미국 할아버지 느낌이 들었다. 한국에 오기 전 아시아 투어를 위해 일본과 중국을 거쳐 왔는데 감기가 들어 고생을 좀 하고 있어 보였다.
아시다시피 이번 영화는 1987년작 `월스트리트'의 후속편이다. 그는 `자본의 전도사'로 불리는 미국 뉴욕 맨해튼에 위치한 세계 최대의 금융시장인 월스트리트의 돈거래가 수상하다며 23년 만에 또다시 카메라를 들이댄 것이다.
서브프라임모기지(비우량주택담보대출) 사태로 촉발된 2008년 미국발 금융위기를 배경으로 한 이 작품에서 자본에 대한 스톤 감독의 냉소는 전편보다 더욱 짙어졌다. 그 때문에 흔히 `월가'라고도 불리는 이곳은 `희망 없는 회색도시'로 변했고, 돈을 놓고 벌이는 펀드매니저들의 속고 속이는 게임은 더욱 긴박해졌다.
스톤 감독은 도덕적 해이가 빗발치는 월가를 향해 서슬 퍼런 각을 세우고 금융자본에 대한 비난으로 도배를 했다. 극중 인물 중 위니를 제외하고 양심적인 사람은 단 한 명도 없는 것이 암시하듯 도덕적 불감증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금융권력에 포획 당한 국가 권력을 타깃으로 하고 있는 듯하다.
스톤 감독은 "미국에서는 이런 말이 있어요. 은행이 비대해져 절대 망하지 않는다고요. 이 작품은 금융위기를 배경으로 탐욕과 배신, 신뢰와 사랑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인터뷰가 끝난 뒤 '인증샷'을 모처럼 찍었다. 언제 또 볼 지 모르기 때문에 요청했더니 흔쾌히 응했다. 사진을 찍고 보니 스톤 감독은 영락없는 '하회탈'을 닮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심형래.
심 감독은 12월2일 인사동에서 만났다. 현재 언론사에서 영화를 담당하고 있는 한국영화기자협회 회원들과의 간담회 석상에서다. '심형래'라는 이름 때문일까. 무려 50여명이 참석해 성황을 이뤘다.
1999년 SF영화 '용가리'때부터 필자와 인연을 맺었으니 10년이 넘었다. 그는 12월 30일 '라스트 갓파더' 개봉을 앞두고 있다. 이 작품은 미국 마피아 보스의 숨겨둔 아들이 한국 여성과의 사이에서 낳은 영구였다는 설정에서 출발한다. 1950년대 뉴욕을 배경으로 다소 모자란 보스의 아들 영구와 그를 보스의 후계자로 훈련시키려는 갱조직단원들의 이야기가 코믹하게 펼쳐진다.
그는 이날 행사에 참석하자 마자 "영구 없다~"라며 특유의 코믹한 인사를 한 뒤 기자들과 잇따라 접촉하며 미국시장 진출에 대해 솔직한 심정을 털어놨다.
"미국 진출은 정말 목숨과 바꿀 정도로 힘든 일입니다. 할리우드에 막상 가보니 유대인들이 꽉 잡고 있더라. 여기서 `미국 진출'이라고 말을 하는 건 쉬울 지 모르지만 정말 목숨과 바꿀 정도로 힘든 과정이었어요."
심 감독은 2007년 '디워`의 개봉 당시 관객과 평론가들이 찬반양론으로 나뉘어 심야 토론 프로그램의 주제로 다뤄졌던 현상 등에 대해 "미국의 `아바타'만 잘 되라는 법이 있나. 우리 콘텐츠로 한 번 세계 시장에 도전해 보자. `디워'때는 쇼박스였고 지금은 CJ가 배급사로 나섰다. 왜 우리나라 가장 큰 배급사들이 나를 도와주겠나. 우리끼리 편 가르기 하지 말고 우리 콘텐츠가 세계에서도 통하도록 한 번 밀어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디워'의 미국 상영 당시 미국에 통할 한국적 이야기가 무엇일 지 연구를 많이 했고 미국의 극장들을 찾아다니며 관객 반응을 연구했다.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슬랩스틱 코미디에 박장대소하는 모습을 봤고 제 주특기인 코미디가 미국 시장에서도 통할 가능성을 발견했다"며 '라스트 갓파더` 탄생배경을 전했다.
심 감독은 주연 배우로 하비 케이틀을 캐스팅한 이유에 대해 "제가 가장 존경하는 배우다. 영화 `피아노'를 보고 굉장히 반했다. 하지만 그와 첫 촬영하는 날 기 싸움에서 밀리지 않기 위해 안간힘을 썼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영어 연기의 어려움에 대해서는 "대사 연기만 중요한 게 아니라 코미디가 들어갈 타이밍이 중요한데 상대 배우와 호흡의 타이밍을 맞추는 게 어려웠다. 영어 대사가 많지는 않다. `영구 없다~'를 꼭 넣고 싶었는데, 영어 대사로 만들기가 너무 어려워 빼 버렸다. 대신 `띠리리리~'는 나온다"며 웃음을 지었다.
영화 '라스트 갓파더`로 '디워`에 이어 또 다시 할리우드 시장에 진출하는 그는 국내 관객들의 큰 응원을 당부했다.
<<<아래 기사는 필자가 '용가리' 개봉을 앞둔 1999년 4월과 7월 심 감독을 만나 인터뷰했던 것입니다>>>
"세계적으로 공상과학(SF)영화를 만드는 나라는 미국밖에 없어요.1백% 순수 우리 기술로 만든 첫 SF영화이기에 다소 서툰 면도 있지만 아이들 눈높이로 편안하게 봐줬으면 좋겠습니다."
3년의 산고끝에 "용가리"를 탄생시킨 심형래 감독의 말이다.
지난 14일 열렸던 "용가리"시사회가 끝난 뒤 새로운 장르개척에 도전,어렵게 등정을 마친 듯 그가 느낀 감회는 남달라 보였다.
"솔직히 부모와 아이들이 함께 볼 수 있는 한국 영화가 드물다는 현실에서 "용가리"를 기획했다"는 그는 "할리우드 영화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1백억원을 투입했지만 "용가리"와 비슷한 SF영화 "고질라"나 "모터컴백"보다 나은 영화를 만들었다"고 자신했다.
그러나 일부에서 제기했던 비난과 험담에 시달린 듯 그는 "나는 부서지고 망가져도 좋지만 SF영화 만들기에 몸을 사리지 않았던 1백20명의 직원들은 더이상 짓밟지 말아달라"고 덧붙였다.
심 감독의 도전정신은 높이 평가할 만 하다.영화 제작비가 10억~20억원에 불과하고 기술적 한계로 영화의 후반작업은 미국.호주 등에서 마쳐야 했던 한국영화의 현실을 그는 거뜬히 극복했기 때문이다.
이날 시사회에서 "용가리"는 대체적으로 "우려했던 것보다는 괜찮다"라는 평을 받았다.
괴수 용가리의 모습이나 전투기의 미사일 발사 등 컴퓨터 그래픽과 폭파되는 미니어처 건물 등 특수효과 장면을 두고 "실감난다"는 반응이 대세를 이뤘다.
다만 영화의 드라마 부분이 다소 밋밋하고 용가리가 다른 괴수 싸이커와 싸우는 마지막 대목이 약하게 처리돼 완성도 면에서 "아쉽다"는 지적도 들렸다.
그는 "앞으로 5년안에 할리우드 메이저 영화사와 맞붙어 이길 수 있는 영화를 만들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었습니다"라는 말을 남기고 자리를 떴다. 1999년 7월17일
"용가리로 할리우드를 삼키겠다"
개그맨 출신인 제로나인 엔터테인먼트 심형래사장이 오는 7월 국내 첫 SFX영화 "용가리"의 세계시장 출시를 앞두고 밝힌 당찬 포부다.
그렇고 그런 영화 아니면 어린이들 코묻은 돈이나 겨냥한 영화로 "용가리"를 생각하면 큰 오산.
"용가리"의 탄생은 우리 영화계로선 신화에 가깝다.
총제작비 1백15억원.한국영화 편당 제작비가 평균 10억원정도인 점을 감안하면 투자규모가 일단 대단하다.
여기에 1백m짜리 용가리의 실제모델과 미니어처 등을 포함,특수촬영,3D 그래픽,디지털 합성 등 할리우드 수준의 영상장비를 자체 동원했고 제작기간은 무려 3년이 소요됐다.
그래서 서울 양평동 4천여평의 회사는 마치 미국 영화산업의 메카 유니버셜 스튜디오를 방불케 한다.
"용가리"에 이어 "이무기""콘돌" 등 새로 착수한 영화 때문에 한편에선 디자인,미니어처 제작으로 열기를 뿜고 있다.
"달라야 산다"며 심사장은 서울대 수석졸업자에서 중졸까지 1백20명을 선발, 학력을 파괴했고 아시아에서는 단 1대뿐인 20억원짜리 컴퓨터 스캐너 등 1백50억원의 SF제작장비 구입에 있는 돈을 죄다 쏟아부었다.
철저한 세계시장 공략을 위해 "용가리"의 드라마 부문은 전원 미국배우로 캐스팅했고 한국개봉 때 대사는 자막처리된다.
6개월 정도면 영화 한편을 "생산"하는 충무로의 기존질서를 그는 이렇게 철저히 붕괴시킨 것이다.
"지난해 칸영화제에서 "용가리"는 2백72만달러를 선불로 받았고 출품된 5편의 한국영화는 단 한편도 안팔렸다. 결국 미국 영화를 모방해선 이길 수 없다는 것이 입증된 셈이죠."
그는 지금 "용가리"의 대히트를 예감하고 있다.
칸에서의 호평 이외에 이달 일본의 반다이영화사 사장과 5,6월엔 미국 3대 메이저 영화사인 콜럼비아,워너브라더스,유니버셜 사장 일행이 구매차 잇따라 방문한다.
그는 정부가 선정한 "신지식인 1호"로, 주간 아시아위크의 "밀레니엄 리더"로 뽑히는 등 주변 분위기도 좋아졌다.
"가장 큰 고충은 "영구가 무슨 영화를 만드냐"며 충무로에서 "왕따"당한 것이었다"고 토로한 그는 이제 "용가리"를 품고 21세기형 영화제작자로 우뚝섰다. 1999년 4월23일
첫댓글 조금전에도 예고편 아들이랑 봤습니다 개봉하면 꼭 보기로 약속했습니다 둘째 아이왈 띠리리 릿디리 하는 테마음악이 너무 좋다고 하네요 . 제가 어릴때 웃음을 주었던 배우가 다시 감독으로 저의 아들에게도 웃음을 주니 감동이 두배가 됩니다. 잘 되었으면 합니다 디워때는 큰애만 좋아했었는데... 이제 작은 아이도 관심을 갖게 되어 기쁩니다
네마음 할리님 안녕하시지요? 이번엔 아이는 물론 어른,,,더욱 놀라운 건 미국까지 웃기겠다군요. 개봉도 한국과 미국에서 거의 동시에 할 예정이고...암튼 심형래는 죽지 않고 여전히 '신지식인'이더군요..ㅎㅎ
이번엔 미국에서 더 대박이 터졌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아이들도 저도 모두 기대하고 있습니다
물개대장님 오랫만이에요....저도 라스트 갓 파더 개봉하면 바로 보러가야지 생각하고 있었는데요... 우뢰매 에스퍼맨 , 영구와 땡칠이 , 황룡보검 등등 어릴때 재미있게 봤던기억이나네요..
앗싸 포바님..그래요. 저나 포바님이나 대개는 영구와 땡칠이, 우뢰매 보고 자랐지요...그런 향수가 이번에도 많이 녹아 있다고 하니 시간이 되면..함...
반갑습니다. 물개대장님! 영구아트 갓 파더의 성공을 기원합니다...^^
오랜만이네요. 저도 이번에 심 감독이 잘됐으면 하네요...
'라스트 갓파더` 이번에는 "디워"보다 더 성공을 했으면 좋겠습니다.
저도 아직 보지는 못했지만 예고편을 보고 온 영화광 아들이 꽤나 호평을 하기에 기대가 됩니다.
우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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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럽부럽
우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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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은 없고 대신 한분은 할배이고...또 다른이는 중년인데 부럽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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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코메디의 제왕이죠. 심형래. 이야기도 참 재미있게 해서 토크쇼에서도 굉장한 능력을 발휘했었죠. 영화를 극장에서 본 제 평가는, 디워나 용가리나 뜬금없는 전개와 스토리 부분이 좀 많이 아쉬웠습니다. 관련된 전문가를 찾는것이 특수효과만큼 중요하다고 생각 됩니다. 라스트 갓파더......본업을 살린 영화니 기대를 많이 해봅니다. 파이팅.
맞아요. 대개 요즘 어른 중에는 심형래표 영화를 보고 자란 분들이 많죠. 이제 심 감독도 10년 넘게 할리우드 공략에 나섰으니 노하우가 좀 있겠죠. 저 역시 영화가 기대되기도 하고요...
물개형님^^저도 우뢰매 비디오 조카들과 수십번을 봤습니다^^ 델리도 나오고 꼬맹이 외계인두 나오고 ㅋㅋ
아이고 데이비슨님..잘 지내유~~어디 우뢰매 뿐인감. 결국 그동안 심 감독의 영화는 웃음은 주는데 감동이 적었던 것, 그래서 이번엔 감동까지 담았으면 하네요..
물개대장님 잘계시죠.... 나두 맹구없다 세대입니다.....ㅋㅋ
맹구는 울라말라께잉교의 교주 아닌가요? ㅋㅋ
맹구...혹은...영구...할리멤버들은 거의 다 그 세대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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