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영신 경제부 차장부산이 뜨고 있다. 아니 정확히 말하면 해운대가 뜨고 있다.대한민국 명품 1번지가 서울 강남에서 부산 해운대로 이동하고 있다는 소리까지 들린다.스위스 명품시계 브랜드 태그호이어는 지난달 월드투어 전시회를 서울이 아닌 해운대에서 개최했다. 최근 국내에 상륙한
또 다른 명품시계는 유일하게 신세계 센텀시티점에 직영점을 두고 있다.
주류업체인 발렌타인, 하이트진로, 롯데아사히 등은 올여름 경쟁적으로 해운대에서 팝업바를 운영하는 트렌드 마케팅을
벌였다. 강남보다 많은 팝업바가 운영되는 곳이 해운대다.
'명품 가수' 싸이는 최근 수영만 요트경기장 등 해운대 일대에서 신곡 '대디'의 뮤직비디어를 촬영했다.
제니스와 아이파크 등 마린시티 초고층 빌딩의 매력이 싸이를 해운대로 불렀다.
해운대는 싸이 뮤비를 타고 전 세계에 전파될 것이다.
르노삼성차는 다음 달 초 SM7 신차 발표회를 부산의 새로운 문화·외식공간으로 떠오른 해운대 '더베이 101'에서 열기로
했다. 밤바다와 빌딩 야경이 그려내는 운치와 품격이 고급 승용차를 론칭할 최적의 장소라는 게 이유였다.
해운대가 프리미엄 브랜드의 각축장이 된 데는 두 가지 이유가 있다는 게 관련 업계의 분석이다.
우선 대한민국 신흥 부촌으로 떠오른 해운대의 구매력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는 것이다. 반면 강남은 포화상태로
더 이상의 구매력 확산이 쉽지 않은 측면이 있다고 한다.
또 해운대는 그 자체로 매력적인 명품 공간으로 변모하고 있다는 것이다. 센텀시티에서 요트경기장, 마린시티, 동백섬,
해운대해수욕장, 달맞이언덕으로 이어지는 벨트가 전국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명품 공간이라는 것이다.
해운대의 브랜드 가치와 프리미엄 브랜드의 가치가 맞아떨어진 셈이다.
해운대의 가치가 부산이 가진 가치의 한 부분이란 점에서 해운대가 뜨는 것은 반가운 일이다.
그러나 해운대의 가치가 더 빛을 발하기 위해서는 부산 전체를 업그레이드시키기 위한 노력이 동반돼야 한다.
'부산은 해운대와 비(非)해운대로 나뉜다'는 이분법적 농담은 농담으로만 치부하기에는 심각한 측면이 있다.
다른 지역의 상대적 박탈감을 줄이기 위한 노력이 다각도로 펼쳐져야 한다.
해운대로 대표되는 부산이 '빛 좋은 개살구'라는 비아냥도 있다.
인구, 특히 젊은 인재가 빠져나가는 늙은 도시의 진상이 해운대의 화려한 포장에 가려져 있다는 것이다.
이와 맞물려 소비도시가 아니라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도시로 변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적지 않다.
첨단산업을 필두로 한 제조업 육성에 보다 집중하자는 이야기도 같은 맥락이다.
어쩌면 이 같은 요구가 모여 '사람·기술·문화'를 융성시키겠다는 서병수 부산시장의 슬로건이 나온 것인지 모른다.
문제는 실천이다. 해운대만 뜨는 게 아니라 부산이 뜨는 그날이 오기를 기대한다.
zero@
첫댓글 더베이에서의 야경.. 홍콩에 있는줄 알았어요.. 뜨는 해운대.. 앞으로 제값하길 기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