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65차 ‘살아온 기적, 살아갈 기적’ 강의들 듣고/안성환
장소; 청소년차오름센터
일시: 2024. 4. 30.(화) 18:50~20:50
강사: 임진혁교수(경영학박사, 유니스트 명예교수)
교수님은 70.5세까지 일을 하셨다고 했다. 인생의 전반기는 미국에서, 후반기에는 조국의 부름에 유니스트에서 교수직을 하셨다. 마지막으로 울산연구원 원장을 거쳐 지금은 자유인으로 사)울산문화아카데미 부원장으로 봉사를 해주고 계신다. 이번 강의는 나이를 의심할 정도로 장장 2시간 동안 열강을 하셨다. 저런 힘이 어디서…? 먼저 화두에 우주의 탄생 138억 년 전 암흑의 시기와 2024년 AI 시대를 함축 설명하며 강의의 포문을 여셨다. 말씀 속에 강의의 주제가 담겨 있었다.
이어 강의 10분쯤 지날 무렵 ‘살아온 기적, 살아갈 기적’의 저자 장영희 교수의 이야기로 강의실의 열기를 뜨겁게 달구었다. 그녀는 1952년생으로 57세의 짧은 생을 마감한 인재였다. 신체적으로 ‘소아마비’에 평생을 암 환자로 투병 생활을 한다. 그런 신체적 악조건 속에서도 서강대 영문학 교수이자 수필가이다. 그녀는 평소 암 환자 장영희로 비춰지기를 원하지 않았다고 한다. 암 투병과 신체적 어려움을 무릅쓰고 누군가에게 희망과 용기를 주는 사람으로 비춰지기를 원하는 느낌이었다. 그녀는 분명 신체가 건강한 사람들보다 정신이 더 건강한 사람이었다. 늘 희망을 품고 있었고 그녀가 바로 기적에 가까운 곳에 서 있었다.
강의는 다시 흥미 있는 인류의 진화로 방향을 바꾼다. 최초의 인류는 약 200만 년 전 ‘호모일렉투스’(침펜치에 가까운 사람)로 출발하여 두 발로 걸어 다니는 사람, 즉 ‘호모사피엔스’요약 시대적 상황을 설명하였다. ‘호모사피엔스’는 20만 년 전이사람이며 수렵 채취로 살아간 사람들이다. 이러다가 지금으로부터 1만 년 전 가축이 일하는 농업혁명이 일어나기 시작했다고 한다. 문명이 고도성장한 시기는 18세기부터 일어나기 시작했는데 이 시대를 우리는 산업혁명 시대로 본다. 이때부터 가축보다 기계가 대신 노동을 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여기서 정보혁명을 거쳐 4차산업과 AI 혁명을 맞이하기까지 걸린 기간은 불과 250년도 안 된다. 문명의 발전속도가 너무 빠르다. 섬찟한 느낌이다. 자칫 잘못 시대적 감각을 놓치면 ‘꼰대’ 소릴 들을 수 있기 때문이다.
18세기의 한국은? 노비 사회였다고 한다. 노비는 그야말로 천한 사람이며 ‘종’이다. 쉽게 설명하면 매매할 수 있고 상속이 가능한 신분이다. 이 시대에 가까운 일본이나 중국에는 이런 신분 세습은 없었다고 한다. 조선 중기까지만 해도 노비는 토지보다 더 가치 있는 재산이었다고 하니 놀랄 일이었다. 존경받는 퇴계 이황 선생도 댁에 노비가 250명이나 되었다고 한다. 그 당시 조선은 1/3이 노비였다고 한다. 사실 노비는 머슴보다 못한 계급이다. 머슴은 ‘종’이 아닌 일종의 계약직 직장이다. 나의 신분도 노비 출신이 아닌지 의심해본다. 필자역시 신분 상승하여 살아가고 있는 지금이 기적인 것 같다. 기적은 그야말로 일어날 수 없는 일이 일어나는 것을 기적이라 하지만 확률적으로 어렵고 좋아야 기적이란 소릴 들을 수 있다.
10분 휴강을 하고 2부 강의가 시작되었다. 잠시 짧은 영상 한편이 방영되는데 주인공이 홍콩과학기술대 김현철 교수였다. 김 교수는 원래 의대 출신인데 경제학 박사이고 그것으로 직업으로 삼고 있었다. 경제학자인 김 교수는 인생은 ‘운’으로 보고 있었다. 인생은 능력과 노력으로 결정되는 것은 아니었다. 인생의 성취는 최소한 8할은 ‘운’이라고 했다. 기적도 ‘운’이 따라라 된다는 뜻이다. 불평등하게 나눠어진 ‘운’은 어느 나라에 태어나느냐가 50%이다, 그리고 부모로부터 받은 유전인자(DNA)가 30%이고 어릴 때 환경은 여기서 +ᵅ정도이고 마지막으로 다른 우연한 행동으로 보고 있었다. 즉 한국에 태어나는 순간 내 의지와 관계없이 상위 20% 선진국 클럽에 들어간다는 이야기다. 그렇다고 보면 에티오피아, 소말리아, 케냐 등 아프리카지역에 태어나지 않았는 것만 해도 기적이다.
교수님의 강의는 장영희교수의 시 한 구절로 정리 하셨다.‘사노라면 살아온 기적이 살아갈 기적이 된다. 지금 당신이 살고 있는 하루하루가 기적이다.’라고 정리 하는 순간 대형 스크린이 ‘悠悠自適(유유자적)’ 4글자 이채로웠다. 교수님의 좌우명인 듯 했다. ‘얽매이지 않으니 자유롭고, 부족함이 없으니 감사하고, 걱정이 없으니 마음이 편안하다’라고 하셨다. 이 말은 지금 걸어 다닐 수 있는 현실이 기적이란 의미인 것 같다. 일어나지 않은 일을 쓸데없이 걱정하지 말라는 말씀이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교수님은 질문을 던진다. ‘뭘 하고 싶나요?’ 필자는 아무 말 하지 못했다.
끝으로 교수님의 강의내용을 필자의 생각으로 요약한다..
여기서 보면 노력과 능력이 꼭 성과를 주는 것은 아닌 것 같다 가끔 배반도 한다는 뜻이다. 그야말로 ‘운’이 따라야 한다는 의미다. 인지성과 비인지성으로 구분하고 싶다. ‘인지성’이 공부 잘하는 능력이라면 ‘비 인지성’은 사회성, 자존감, 자신감, 끈기, 성실성, 개방성, 정서적 안정 등 이런 일련의 일들이 일 것이다. 필자 역시 40여 년간 직장에서 몸담은 경험으로 보면 승진의 속도가 빠른 사람의 대부분이 비인지성이 발달한 사람이었다. ‘비인지성’은 일종의 ‘유전인자(DNA)’에 해당하는 30%의 운인 것 같았다.
지금 우리는 무엇이 부족한가? 조선 27대 왕들이 누리지 못한 문화를 우리는 누리고 있다. 3보 이상 가마 대신 자동차로, 괴나리 봇짐으로 통신 대신 스마트폰으로, 사실 나열 하려면 무수히 많다. 그래서 이 순간이 기적이다. 다시 필자가 질문한다. ‘어떤 일이 일어나면 행복 하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