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백화점은 당초 본점 리뉴얼을 2~7월에 걸쳐 순차적으로 진행하기 위해 MD 개편을 보류시켰다. 당초 계획과 달리 지난 13일 MD 개편을 급히 마무리한 데는 신임 신헌 사장과 신동빈 회장의 뜻이 크게 반영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철우 사장 체제 아래서의 롯데는 식품과 가전 등의 MD를 강화해 왔으나, 신 회장이 패션과 인터넷 부문의 특화와 본점의 수성을 강조하고 나섰기 때문이라는 후문이다. 이는 연간 1조6천억원의 매출을 내는 본점의 상징성을 더 강화해 나가겠다는 의지로 풀이되고 있다.
명동 영플라자의 리뉴얼이 앞당겨진 것도 같은 차원으로, 최근 특히 중국 일본 관광객의 수요가 늘어나면서 해외 사업에 미치는 영향도 고려한 조치라고 롯데 관계자는 설명했다.
지난해 리뉴얼 이후 1조원을 넘어선 잠실점은 올해 신세계 강남점을 뛰어 넘어 전국 2위 백화점 점포 자리에 올라선다는 목표를 수립했다. 롯데월드 내 2개 층, 3천 평 가량의 쇼핑몰을 백화점으로 흡수하고, 글로벌 SPA와 명품관 등을 대거 확장하는 등 대규모 리뉴얼을 단행한 이후 점 전체의 효율이 크게 높아졌다. 브랜드 업계는 1등 매장 대부분이 본점이었던 과거와 달리 최근에는 잠실점이 1위 매장을 내는 경우가 크게 늘었다고 분석하고 있다.
신세계는 강남점의 증축 및 리뉴얼 이후 상승세를 탔으나 지난해 효율이 급격히 저하되는 상황이다. 도매스틱 존의 비중이 여전히 높음에도 불구하고 수입 및 명품 군을 전면에 배치하다시피 하면서 상대적으로 효율이 낮아진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인천점이 지난해부터 상승세를 타기 시작, 강남점과 비슷한 수준에 올라서면서 점포 별 위상 변화로까지 이어질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롯데 평촌점과 신세계 의정부점 등 수도권 내 신규 점포의 성공 여부도 업계의 이목을 끄는 대목이다. 최근 김포의 롯데 복합 센터가 개장했지만, 몰이나 마트에 비해 백화점의 안착이 더디게 이루어지면서, 신규 점포의 효율성 문제가 불거지고 있기 때문이다. 롯데 김포점은 런칭 이후 목표의 60% 정도 수준의 매출을 올리고 있는데, 이는 역대 신규 점포 중 가장 저조한 수준인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백화점 사업에 강력한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애경의 AK플라자는 수원과 분당의 성공을 바탕으로 강원 평택과 원주점의 성공적인 개장에 사활을 걸고 있는 분위기다. AK의 가세로 수도권에서의 백화점 간 경쟁이 한층 긴장된 국면을 맞고 있다고 해석하는 시각도 있다. 특히 대형 유통이 진출한 적이 없는 강원 지역에서 성공할 경우 그 위상은 한층 더 강화될 것이라는 게 관련 업계의 예상이다.
충청권 역시 신세계 충청점과 갤러리아 천안점, 롯데 영플라자 청주점에 이어 현대의 청주점이 하반기 개장하면서 강원권에 이어 충북 상권의 대형 백화점 경쟁이라는 새로운 국면에 진입하게 될 전망이다.
한편 빅3의 서울권 핵심 점포들에 있어 인터넷 쇼핑몰의 매출이 무시 못 할 수준의 비중으로 높아지면서 그 경쟁 역시 치열할 전망이다. 입점 업체 입장에서 매출 관리를 필요로 하는 롯데 본점과 잠실, 신세계 강남과 현대 무역점 등은 실제 인터네 쇼핑몰의 매출 영향력이 크게 높아지고 있다.
백화점 업계 한 관계자는 "인터넷 쇼핑몰 하나가 오프라인 점포 하나를 뛰어 넘는 수준까지 매출이 늘어난 데다 날씨나 경기 등 오프라인 점포가 처한 상황들을 보완하는 기능도 있기 때문에 그 중요도는 더욱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