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화의 중심을 걷다(서해랑길 100코스)
1. 김포시 대명항에서 강화를 향해 출발했다. 서해랑길 100코스이다. 초지대교에서 대명항과 강화도를 바라본다. 두 지역을 연결한 다리 위에서 바라보는 바다와 섬 그리고 항구의 아름다운 조화이다. 날씨는 이제 완연히 가을로 접어들었다. 며칠 한여름의 뜨거운 열기를 마지막으로 더위는 사라지고 있다. 가을의 본격적인 출발을 강화도 걷는 것으로 시작했다.
2. 대명항에서 강화도로 가기 위해서는 초지대교만이 유일한 길이다. 그럼에도 초지대교 어느 곳에서도 길 표시는 없다. 다른 통로가 있단 말인가? 지도를 봐도 그렇지 않다. 결국 이번 답사도 길 안내는 무시하기로 한다. 초지대교를 따라 직진하면서 강화도의 기운을 받는 것으로 족하다. 어제 부모님의 기일을 지내고 난 후의 몸과 정신을 지배하는 알 수 없는 피로와 무게감을 떨쳐버리기에 좋을 정도로, 하늘은 쾌청했고 바람은 시원했다.
3. 강화도를 관통하여 계속 걷는다. 강화도를 올 때마다 대부분 해안도로를 중심으로 이동했기 때문에 강화도 중심은 오히려 낯설다. 사람들도 찾지 않는 장소이기에 걸을 수 있는 길도 없다. 차가 씽씽 달리는 도로 옆을 위태롭게 걸었다. 과거 80년대 답사의 기억을 떠올리게 한다. 그렇게 마을의 지명을 확인하며 강화도의 위치적 감각을 획득한다. 지도를 통해 알게 된 장소는 직접 걷고 답사를 행한 후에야 조금 더 이해할 수 있다. 만약 더 깊은 이해가 필요하다면 그 곳에서 거주할 시간을 가져야 한다. 표면적인 것과, 심층적인 것, 그 차이는 집중의 시간과 몰입의 강도에서 판가름난다.
4. 5시간 가까이 걷자, ‘강화터미널’이 나타난다. 강화도 모든 지역으로 향하고 귀환하는 장소이다. 강화도는 어느 지역보다도 버스 코스와 시간 안내가 잘되어 있는 곳이다. 출발점과 반대쪽 출발점의 버스 시간표가 상세하게 안내되어 있고, 버스가 정착하는 장소의 표시도 친절하다. 이런 시스템에 익숙한 사람들은 별다른 편의성을 느끼지 못하겠지만, 여행하는 방랑자에게는 아주 중요한 정보이자 친절한 안내이다. 강화터미널에 도착하자 출발 전 남아있던 무거운 피곤함이 기분 좋은 피로로 전환된 느낌이다. 그렇게 가을을 만끽했다.
<여행 정보>
1.답사장소 : (대명항 - 초지대교 - 전등사 - 이규보묘 - 강화터미널, 약 4시간 30분에서 5시간)
2. 초지대교 주변에 상업지역 이외 반대쪽에 주차장이 만들어졌다.
3. 초지대교 주변에는 ‘한식부페’가 있다. 여행자들에게는 좋은 식사장소이다.
4. 초지대교를 지나 강화 터미널로 가는 중간 차도는 매우 좁고, 위험하다.
5. 이 코스는 강화도의 풍경보다는 강화도를 지리적으로 이해하는데 도움을 준다.
첫댓글 - 강화도, 수많은 인연이 스쳐갔던 곳. 난 지난 여름 '하늘 멍 때리기'와 '풀 멍 때리기' 한다는 카페에서 가족 여행을........ 넌 걸으며 가을을 만끽했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