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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9회 임란의사추모백일장 운문 부문 입상작품
▪ 운문 부문 대상 작품
이세은 (선덕여고 1/5)
숲
봄의 따스한 햇살 아래
구름 사이로 펼쳐지는
푸르른 숲 속
세상의 모든 이야기를
휘감은 옅은 안개 사이
그가 서 있다.
무수히 많은 나무들 사이
포근하게 따스하게
앉아있는
커다란 그의 모습
거친 시간의 흐름 속
온 몸으로 버티며
청량한 숲을 지켜낸
단단한 그의 모습
그의 슬픔은 거름이 되고
그의 목소리는
마르지 않는
물이 되어
숲을 키운다.
대한의 땅을 지키는
영혼의 숲
임란의 충의 숲.
초등,저학년부 운문
▪ 장원 김민지 (경산 삼성현초등 3/3)
냇물
냇물이
내 발등을
간지럽힌다.
하늘나라에 있는
아빠기 날 보려고
냇물로 변신했나 보다.
냇물이 된 우리 아빠
내 발등을 쓰다듬어준다.
“우리 민지, 공부 열심히 하지?”
“건강하게 잘 자라라.”
냇물이 된 우리 아빠
아빠 얼굴이
보고 싶다.
▪ 우수상 이송륜 (유림초등 2/4)
냇물
졸졸졸 흘러가는
시냇물은 아빠 마음
찰방찰방 흘러가는
시냇물은 엄마 마음
방긋방긋 웃으며 흘러가는
시냇물은 누나 마음
신나게 놀면서 흘러가는
시냇물은 나의 마음
오순도순 흘러가는
시냇물은 행복한 우리가족 마음
▪ 우수상 홍성준 (서울 경기초등 2/장미반)
냇물
냇물이 졸졸졸
개구리도 좋아해요
물고기도 헤엄치며
첨벙첨벙 좋아해요.
바위에 붙은 이끼도
물이 시원하다고 좋아해요
물풀이 냇물 때문에
흔들린다고 어지러워해요
모래가 물에 휩쓸려도
춤을 추며 좋아해요
냇물 옆에 있는 꽃도
물이 튕긴다고 좋아해요.
▪ 가작 심소윤 (금장초등 1/4)
냇물
냇물에 발 담그니
송사리 내 발가락사이
오락가락
같이 놀자고 간지럽힌다.
송사리들
술래잡기 선수 인가봐
내 손가락사이
잘도 빠져나가
송사리들
숨바꼭질 선수 인가봐
어디어디 숨 었 나
꼭꼭 잘도 숨어
심술 나서
첨벙첨벙 냇물을 발로 찬 다
송사리한테 미안해
참방참방 발로 인사한다.
다음에 또 놀자
냇물 놀이터에서
다음에 또 만나자
내 친구 송사리들아.
▪ 가작 황진우 (유림초등 3/6)
냇물
고요한 산골에
졸졸졸 흐른다.
강 지 나
바다 지나
날개 달아
하늘로
펄럭펄럭 날아간다.
끝없는
냇물 위 생활
그것이 우리나라 지킨
영원한 그분들의
정신이다.
▪ 가작 임현정 (나원초등 2/1)
시냇물이
졸졸졸
애들아!
우리 물가에서
물놀이 하자
그래 그래
야호!
첨벙첨벙
어푸어푸
어라?
쪼그만 물고기도 있네?
옳지! 잡았다.
에이 옷만 다 젖었네
그래도
신 난다 신나!
▪ 가작 오수형 (경주초등 2/1)
냇물
아빠랑 함께하는 산책길
졸졸 시냇물이 같이 간다
개굴개굴 개구리가 반기고
꽃향기가 우리를 안내 한다
환한 가로등이 발끝을 비춰주고
사람들의 웃음소리 가득한 길
힘들다 투정부리는 나를
졸졸 냇물이 응원하며
바람이 등을 밀어준다.
▪ 가작 조현준 (경주초등 2/1)
냇물
냇물은 엄마 같이 포근해요
졸졸졸 자장가 불러 주면
어느새 나무도 송사리도
새근새근 잠을 자요
냇물은 친구처럼 다정해요
시원한 모습 드러내면
어느새 참새도 다람쥐도
하하 호호 물놀이를 해요
냇물은 동생처럼 귀여워요
너무 투명해서 몰래 숨어 봐도
어느새 내 옆에
살금살금 다가와요
냇물은 소중한
우리 가족이에요.
▪ 장려상 이한결 (용강초등 2/1)
냇물
쫄로록 쫄로록 쿠왁 쫄쫄
내 귀에 들리는 냇물소리
소금쟁이 사뿐사뿐 물위를 걷네
소금자루 어디 두고 혼자서 왔지?
장구애비 술렁술렁 나들이 가 네
장구는 어디 두고 혼자서 가지?
올챙이야! 올챙이야!
엄마는 어디 있니?
덜그럭 턱 톡
“아! 미안해 다슬기야!
너의 잠을 깨웠서.”
쫄로록 쫄로록 쿠왁 쫄쫄
‘냇물 소리.’
▪ 장려상 신민서 (유림초등 3/6)
냇물
조용히 냇물이 흘러가 네
꿈이 있는 풀잎은 냇물위로 떨어져
꿈을 이루기 위한
여행의 길 위로 올라 타 네
냇물은 풀잎과 친구 되며
풀잎의 꿈을 위해 열심히 흘러가 네
꿈이 없던 냇물은
점점 꿈이 생기기 시작하고
아주 멋진 꿈이 생겼네
한참이 지난 후에 냇물이 멈추었네
풀잎이 바란 꿈이 이루어 졌네
늘 혼자 있어 쓸쓸했던
풀잎의 꿈은 많은 친구들을
만나는 것이었네
그 꿈을 이룰 커다란 초원이 나타나자
고마운 마음과 미안한 마음이 들었네
냇물은 꿈을 이루었네
풀잎의 꿈을 이루어 주는
꿈을 드디어 이루었네
풀잎과 냇물은 꿈을 이루고선
조용히 헤어지며 서로를 축복해주었네
▪ 장려상 박솔희 (나원초등 2/1)
냇물
어디로 가는 거니
너 가 가야하는 곳이 어디니
나도 같이 가볼까
어쩌면 그렇게
쉬지도 않고 가는 거니
너는 다리가 없으니
아프지는 않겠지
참 다행이야
쉬지도 않고 가겠지만
참 즐거울 것 같아
니 옆엔 나처럼
좋은 친구들이 많으니깐 말이야
▪ 장려상 남서영 (유림초등 1/2)
냇물
너는 강아지처럼
졸졸졸 소리 내면서
매일 매일
누구를 따라 다니니?
나뭇잎 따라 다니고
종이배 따라 다니면서
어디까지 흘러 갈 꺼니?
철석 철석 파도소리 나는
파란 바다가 그리워
매일 달리기 시합하는 냇물
초등,고학년부 운문
▪ 장원 김은서 (유림초등 6/5)
꽃
새벽녘
자그마한 풀잎하나
세상의 빛을 본다.
무럭무럭
여러 날을 거쳐
키 높은 풀이 되어
흰 꽃 한 송이 곱게 피운다.
전쟁터가 되어버린
흰 꽃 한 송이의
보금자리
뿌리 깊게 내리고 살던
정든 땅에서
인간들에게
밟히고 차이자
흰 꽃은
어느새 붉게 물들었다.
▪ 우수상 이소영 (유림초등 6/1)
꽃
파도가 철썩이는
모래밭
손가락으로 정성스럽게
곱디고운
꽃 한 송이를 그려 봅니다.
삐뚤 빼뚤
꽃잎 모양
꽃잎이 이상하다며
“철썩 철썩”
잔소리를 하며
스르르 지워버립니다.
작은 손 예쁜 마음으로
아름다워진 꽃
다시 그려 보라고
백사장 모래위에
새 도화지를 자꾸만 깔아 줍니다.
▪ 우수상 권민지 (동천초등 6/1)
꽃
우리 집 꽃은 세 잎이다
엄마, 나, 그리고 내 동생
그리고 이 꽃의 중심에는 아빠가 있다.
잎이 흔들 릴 때는
중심에서 잡아주고
자신에게 기대라며 곁을 내어준다.
중심이 흔들 릴 때 는
세 잎이 잡아주고
우리에게 기대라며 곁을 내어준다.
꽃의 중심과 세 잎은
결코 흔들리지 않는 우리 가족이다.
▪ 가작 김상은(포항 포항초등 6/1)
꽃
꽃이 웃는다
나도 따라 웃는다.
그런 날 보고
엄마도 웃는다.
꽃은 활짝
얼굴을 드러내고
나는 방긋
잇몸이 드러나고
꽃은 봄이면
나를 찾아와
웃음꽃 활짝 피우는
반가운 친구다.
▪ 가작 김지수 (황성초등 6/4)
꽃
왜구가 쳐들어와
평화롭던 이 땅에
피바람이 불던 날,
한마음 한뜻으로 싸운
의병들의 핏물이
대지를 적시던 날,
그 피를 가득 머금고
자라난 아리따운
한 떨기 꽃.
고귀하고 갸륵한 꽃,
한 줌의 빛 되어
살며시 내게 스며든다.
▪ 가작 최성혁 (용황초등 6/1)
꽃
꽃은 어머니다.
겉으로는 화려해 보이지만
속에는 날카로운 가시가 있는
장미꽃이다.
꽃은 아버지다.
나비 같은, 벌 같은 우리에게는
희생하시며 꿀을 주는 것이
꼭 아름다운 꽃들의 최고의
아버지다.
꽃은 자세히 보아야
아름다움을 볼 수 있듯이
우리의 내면도 자세히
보아야 아름답다.
▪ 가작 김형진 (경주초등 4/3)
꽃
봄이 되니 파릇파릇
피어나는 꽃들
그 위에 남아있는
용감했던 그분들의 잔향
오늘도 그렇게
그분들을 느끼며
하루하루 살라가네
▪ 가작 임종욱 (금장초등 5/6)
꽃
할머니 집 마당에 피는 예쁜 꽃
봄이면 피는 예쁜 꽃
철죽 이랑 목련은 봄이면 마당에 피어나 네
봄에 피는 예쁜 꽃
그 꽃은 봄에만 볼 수 있어서 봄이 좋네
할머니가 좋아해서 심으신 예쁜 꽃
그 꽃은 매년 피지만
할머니는 그 꽃을 볼 수 없네
지금은 병원에 계셔서
매년 피는 꽃은 혼자서
마당을 지키네
할머니 집에 갈 때마다 피는 꽃을 보면
마음이 아프네
할머니가 빨리 나으셔서 예쁜 꽃을
보셨으면 좋겠네
내년에는 꽃을 집에서 그 꽃을 보셨으면 좋겠네
▪ 장려상 김준희 (용황초등 4/3)
꽃
꽃은 새싹에서 꽃이 되기까지
힘든 과정을 거친다.
우리나라도 이렇게 독립이
되기까지 가슴 아프고
고통스러운 과정을 거쳤다
꽃이 피기까지
뜨거운 햇볕 아래에서
숨죽이며 고통을 견뎌낸다.
우리나라도 빗발치는 총성과
여기저기서 터지는 폭탄 아래에서
죽을 듯 한 고통을 견뎌 냈다.
▪ 장려상 양채은 (경주초등 5/1)
꽃
열매를 펑 터뜨려
깜짝 놀래켜 주는
개구쟁이 봉선화꽃
수줍어서 밤에 피는
부끄럼쟁이 달맞이꽃
아침 일찍 피는
성실한 나팔꽃
바람이 불면
살랑살랑 춤추는
흥겨운 코스모스
예쁘고 향기로워
인기가 많지만
가시가 있어
까칠한 장미
우리 반 친구들은
모두 꽃 이지요
나는 어떤 꽃일까요?
▪ 장려상 윤혜원 (용황초등 6/4)
꽃
우리 집은 어머니의 기분에 따라
공기가 달라집니다.
우리가 말을 잘 들을 때 는
향기가 은은한 들꽃들이
사방에 하늘하늘 피어나지만
우리가 말썽을 피우게 되면
향기는 좋지만 뾰족한 가시가 돋아나는 장미가
사방을 채우고 있습니다.
어떻게 하면 잔뜩 화가 난 어머니의 얼굴에
꽃을 피우게 할 수 있을까 고민하다
한 가지 방법을 찾았습니다.
그것은 바로 따뜻한 포옹입니다.
어머니에게 우리는 세상에 단 하나뿐인
사랑 꽃이기 때문입니다.
▪ 장려상 심채윤 (금장초등 5/1)
꽃
처음 태어났을 때 나는
연약한 새싹 같았겠지
모두의 사랑과 정성으로
뿌리도 굵어지고 키도 쑥쑥 자랐어.
지금 나는
수많은 꿈과 기대를 머금은
꽃봉오리
내가 어떤 꽃을 피울까
모두의 노력과 기대가 나를 지켜본다.
향기로운 꽃이 되어라
따뜻한 마음 나눌 수 있는
사랑가득 담은 꽃이 되어라
내가 받은 사랑에 보답할 수 있게.
▪ 장려상 신서연 (서울 잠동초등 5/2)
꽃
꽃은 바보다.
왜냐하면 계속 한 곳만 바라보니까.
꽃은 친구다.
항상 날 즐겁게 하니까.
꽃은 미식가다.
항상 좋은 물을 마시고 좋은 햇빛만 보니까.
꽃은 척척박사다.
봄, 여름, 가을, 겨울을 알려주니까.
꽃은 이별이다.
꽆 잎이 금방 다 떨어지니까.
중등부 운문
▪ 장원 김재은 (서라벌여중 2/5)
하늘
그날의 하늘은
분노와 슬픔으로
눈을 감아 버렸다
밀려오는 왜적을
온몸으로 막으며
사랑하는 가족을 뒤로한 채
오직 나라 사랑하는 마음으로
이 땅을 지켰다
할아버지 내 할아버지
선열은 영원히 가슴에 남아
하늘 가득 고마움 채우며
아름다운 꽃으로 든든한 나무로
이 땅에 다시 태어난다.
오늘 그 하늘이
우리를 지켜보며
애국으로 웃고 있다.
▪ 우수상 권희진 (무산중 3/1)
하늘
고요한 새벽녘
귓가에 메아리치는 통곡에
바삐 나서는 아버지
문턱에 서 하늘을 우러러 보시는 뒷모습에
몰래 눈물을 훔쳤고,
하루하루 흘러가는 시간이 무색하게
돌아오시지 않는 아버지가 원망스러웠습니다.
어느 듯 계절이 바뀌고 따스했던 가을은 지나고
온 세상이 차갑게 얼어붙었을 때
옹기종기 모여 살던 조그맣던 마을에
살기 가득한 고요함,
무거운 어둠이 내려앉았을 때
아버지가 흘리신 뜨거운 피는
노을이 되어 하늘을 붉게 물들였고
또 다시 봄이 다가오고
높이 솟은 저 산봉우리 뒤로 지고 나서야
아버지는 하늘의 별이 되셨습니다.
오늘도 제 두 눈에
하늘을 품으려고 합니다.
▪ 우수상 김수지 (경산 삼성현중 3/2)
하늘
보고 싶다
고단하여도 웃던
그 얼굴
앉고 싶다
따뜻했던 가슴에
얼굴을 묻고 싶다.
술에 취해 따끔한 턱으로
배 얼굴에 부비며
오늘은 별 일 없었냐고 묻던
아빠,
하늘과 하나가 된
우리 아빠
내 곁에 없지만
하늘아래라면
어디라도 나를 보고 있겠지.
바람에 날려 보낸 아빠가
지금도 내 곁에 있겠지.
▪ 가작 이서진 (근화여중 2/6)
하늘
그때 그 시절
지금으로부터
약 400여 년 전
두 차례에 걸처
우리 맑은 하늘에
검고 어두움을
주고 간 일본
깨끗한 하늘이
더럽혀진 그 순간
그때 그 순간
올려다 본 하늘은
아마도 칠흑보다
더 검은 밤만 있었거늘
지금 우리가
올려다 본 하늘은
다시 맑고 밝다
같은 칠흑을
되풀이하지
아니하도록
마치 그때
그 시절처럼
▪ 가작 손우영 (월성중 2/5)
하늘
가슴이 답답할 때
하늘을 바라 본 다
뻥 뚤 린 하늘위로
수많은 별들이 빛 난 다
수백 년 전 이곳에선
별보다 더 빛난 의지로
나라를 지켜낸
수많은 이들이 있었다.
깜깜한 밤하늘에
별들이 빛나는 걸보며
나는 조용히 고개를 숙여본다
▪ 가작 정능규 (문화중 2/5)
하늘
저 하늘을 보아 라
금방이라도 눈물을 쏟아낼 것 같은 모습을
그들은 눈물을 보이지 않았다
살을 애 는 피바람이 불어도
하늘 아래 마을에
햇빛이 들기까지
얼마나 오랜 시간이 지났을까
먹구름 속 햇빛 한 줄기가
내 가슴 한 켠을 뜨겁게 한다
끝내 닭 똥 같은 눈물을 찔끔 흘리고만
하늘에게
경건한 미소를 지어 보낸다
▪ 가작 이채원 (계림중2/5)
하늘
칠흑 같이 컴컴한
밤하늘 위에는
당신이
아이의 눈동자처럼 맑고 순수한
파란하늘을 지키려고
먹구름 띈 하늘로
검붉은 피를 튀기고 토해낸
뜨거운 마음과 마음 찡한 애국심이
지금의 반짝이는 별이 되어
묵묵히 하늘을 마주하고 지켜냅니다.
당신이 그토록 바라고 바라며
매일을 기도 했던 하늘 아래에는
이제 당신이
그리던 희망과 꿈으로
가득히 덮였고
이제는
당신이 지키고자 했던 세상이
당신을 자랑스럽게 기억하며
영원히 잊지 않겠습니다.
▪ 가작 임경우 (화랑중 1/2)
하늘
찡긋한 해를 피하려
팔을 뻗어
해를 가린다
뿌연 안개 사이로
해 무리처럼
비치는 해는
뿌연 거울에
비친 내 얼굴처럼
답답하다
이름 없는 해를 보며
꼭 내가
그 해처럼
하늘을 둥둥 떠다니는 것만 같다
이 해 얼굴
감추면
에머랄드 보석 같은
별들이 자리 잡는다
내 마음
그 별들처럼
어두운 하늘 밝혀
환해지고 싶구나
▪ 장려상 김지민 (신라중 3/3)
하늘
맑고 프르른 하늘은
축구하며 뛰어노는
내 얼굴을 닮았네
희뿌연 구름 덥힌
우중충한 하늘은
중간고사가 긑 난 내 마음
미세먼지 가득해서
앞이 보이지 않는 하늘은
나의 장래 희망 같네
수많은 별빛으로
수놓은 아름다운 하늘은
믿음직한 의병의 얼굴 같네
나의 미래의 하늘은
미세먼지 없이 맑고 투명한
앞으로 쭉 뻗어나가리라
▪ 장려상 김수빈 (칠곡 신동중 3/1)
하늘
푸른빛 물결 띈 하늘
푸른빛 파도가 이는 바다
서로 닮은 하늘과 바다
하늘이 기쁘면 바다도 기쁘고
하늘이 슬프면 바다도 슬픈
하늘과 바다는 친구다.
넓은 엄마 품 같은 하늘
하지만 내겐 엄마는 바다
내가 기쁘면 같이 웃어주고
내가 슬프면 같이 울어주는,
언제나 나를 품어주는 바다
그런 엄마는
영원한 나의 하늘이다.
▪ 장려상 정원이 (월성중 3/5)
하늘
일주일 만에 함락된 천년의 하늘
그리고 사라진 젊은이들의 목숨
전쟁 전 마지막으로 던져 본 농담은
수백 번의 두려움이었을 것이고
마지막 웃음은 나라를 빼앗길 위기에 놓인
수천 번의 눈물이었을 것이다
사라진 수많은 젊은이들의 하늘
그 덕에 지켜진 우리들의 하늘
당신들의 희생은 태어나는 생명들의
양수가 되었고
당신들의 용기는 자라나는 생명들의
영양분이 되었습니다.
그 무슨 말로도 대신할 수 없는
찬란한 죽음
다시 한 번 마셔보는
우리 하늘의 맑은 공기
당신들의 노고와 충성심은 영원토록
우리 가슴속에 남겨질 것입니다
대한민국이라는 땅에서 자고 깨고, 숨쉬고
살 수 있게 해 주셔서 감사 합니다
그래선 않 되겠지 만 다시 한 번
그런 일이 일어난 다면 이번엔 우리들이
우리의 하늘을 지키도록 하겠습니다
당신들의 노고에 지켜진 우리의 하늘
그 하늘 아래 살 수 있어 행복 합니다
▪ 장려상 최우혁 (계림중 3/3)
하늘
흐린 하늘에 웃고 계시는
분이 계신다
하늘을 바라보시며 알수 없는
말을 하신다
하늘이 할아버지의 환한 웃음,
하늘이 할아버지의 옛 추억의
하나를 만들어 주네.
하늘 아래에 나는 할아버지의
따뜻한 손을 잡고 오손도손
이야기를 하며 걸어가요.
▪ 장려상 최지원 (문화중 1/2)
하늘
파란하늘에는
파란하늘 속에는
참 많은 사랑이 있다.
파란하늘 속에는
참 많은 미소가 있다.
파란하늘 속에는
참 많은 희망이 있다.
파란하늘 속에는
참 많은 꿈이 있다.
그래서 파란하늘이
아름다운 가 보다.
고등부 운문
▪ 장원 김정민 (근화여고 1/7)
숲
할아버지는 숲을 좋아하셨다.
빽빽하게 들어선 나무들 사이로
귀를 때리는 매미 소리와
살포시 맡아지는
초록빛 내음을 좋아하셨다.
수천 년의 역사를 담고
할아버지와 함께 늙어가는
나무의 견고함을 좋아하셨다.
푸르기만 할 것 같던 숲은
겨울을 만나 칼날같이
시린 바람에 흔들렸고
떨어지는 잎을 막을 순 없었다.
나 홀로 다시 찾은 숲은
더 이상 푸른 곳이 아니었다
흔히 들리던 생명의 소리도
싱그럽게 맡아지던 풀 냄새도
그날의 숲과는 달라져 있었다.
할아버지는 나의 숲이었다.
▪ 우수상 김연경 (선덕여고 1/7)
숲
한 그루의 나무로 살지 말고
세상의 그늘을 가려 주는 숲으로 살고 싶다.
온화한 하늘의 따뜻한 숨결 나래에 잠든
청명한 바람에 기대어 서서
적당히 덜어진 채
밝음과 어둠의 경계에 기대어
자유를 꿈꾸는 숲
창망한 가슴은
생명의 소중함을 가득 품고서 잠들지 아니하고
맑은 종소리로 귀를 씻는
성글은 숲으로 살아가고 싶다.
깊은 안식과 치유의 마음들이
투명함과 한가로움을 서로 한자리에 모은
말없이 묵상하며 서 있는 숲으로 살고 싶다.
▪ 우수상 오규빈 (경주고 2/1)
숲
500년 세월을 품은 노송 길을 걸으며
나는 우리 선조의 색을 보았습니다.
붉은 홍의를 두른 듯 한 적송의
밑동에는
힘겨운 삶속에서도 함께 일어선
우리 백성들의 순박한 의지가 새겨져 있습니다
학의 날개 본뜬 듯한 푸른 해송
12가지에
망망대해 우리 수군의 함성이 뻗어있습니다
행주치마 걸어둔 듯한 미인송
옥빛 솔방울에는
옛 여인들이 돌 하나하나마다 새긴
간절함이 묻어있습니다
▪ 가작 손재민 (경주고 1/7)
숲
줄줄이 이어진 나무들을 따라
숲 속을 걷다가
펼쳐진 작은 세상을 바라보면
나는 한 송이의 꽃이 됩니다.
지저귀는 새들과 춤추는 꽃들을 따라
숲 속을 걷다가
작은 풀들이 들려주는 노랫소리를
듣다보면
나는 한 그루의 나무가 됩니다.
구름 사이로 비춰지는 햇살을 따라
숲 속을 걷다가
나비가 전해주는 꽃들의 사랑이야기를
듣다보면
나는 울창한 숲이 됩니다.
끝없이 펼쳐지는 숲을 걷다가
지저귀는 새들과 춤추는 풀잎들과
노래하다 보면
나는 자연이 되고
자연은 내가 되고
우리는 하나가 됩니다.
▪ 가작 박수현 (영양 영양여고 3/1)
숲
휘몰아치는 비바람에도
견고한 뿌리로
오늘날 울창한 숲을
만들어낸 당신
그 위로
수많은 줄기가 뻗어 나와
또 다른 숲을
만들어 갈 잎 들이
맺어 집니다
수많은 잎들 중
하나에 불과했던
당신이
울창한 숲을
만들어내기까지
얼마나 많은 피를
흘리셨습니까
당신들의 혼이
하나로 뭉쳐
단단한 뿌리를 형성 했건만
우리는 어찌
이를 잊고 살아가는지
우리도 견고한 뿌리가 되어
당신들의 푸르른 6월을
이어나 가겠습니다
▪ 가작 박주혜 (서울 서울공연예술고 3/2)
숲
잡풀만 잔잔하게 흔들리던 곳에
어느 샌가 생채기가 생겨나기 시작했다
엄마는 가슴을 자주 부여잡았다
바래진 언어가 흘러들어 갈수록
가슴을 치는 횟수가 늘어만 갔다
생채기는 각진 말들이 스며든 자리를
양분 삼아 수를 늘려갔다
하나둘 드러나기 시작한 상처
드문드문 올라온 야생풀 위를
사선으로 가로질렀다
초록빛으로 물든 숲 이곳저곳에
빛바랜 누런색이 피어올랐다
작은 상처는 시간이 흐를수록 곪아
그 크기를 키워 나갔다
메마른 바람에 풀이 흔들릴 때마다
버석거리는 소리가 울려 퍼졌다
하늘 향해 퍼져 있던 나무
생채기는 그 위를 침범해
얇은 줄기를 좀먹어 갔다
병들어 버린 숲
코 끝 에 맺히던 푸른 풀 냄새도
힘없이 땅 위로 스러졌다
상처 입은 자리에 흙 한 줌
놓아주고 싶었다
싱그러운 향기가 다시 솟아오르도록
엄마의 숲을 보듬어 주고 싶었다
▪ 가작 박찬연 (경주고 1/3)
숲
숲에는 거목들이 있기에
작은 나무는 베이지 않는다
거목들이 만들어낸 그늘아래
지금의 숲이 존재 한다
그루터기 옆 옹기종기 핀 들꽃도
이가지 저가지 노니는 딱새도
거목이 있었기에 숲을 이룬다
숲을 가로지르는 냇물도
숲 가운데 놓인 바위도
거목들의 푸른 잎을 기억 한다
그런 숲에서
거목이 자라 난 다
▪ 가작 신수영 (문화고 2/4)
숲
숲에 가보니 나무들은
저마다의 삶을 살고 있더군
저마다의 삶을 살고 있어도
나무들의 숲 이었어
길가를 거닐다 보면
세상 숱한 사람들을 만나지만
왜 그들은 숲이
될 수 없는가.
너와 나는 나무인데
다른 게 아닌데
왜 우리는 숲이
될 수 없는가.
▪ 장려상 박성민 (경주고 2/1)
숲
푸른 숲이 힘찬 기백으로
빽빽이 늘어서 있습니다.
누구도 넘보지 못 할 만큼
강인한 그 숲은
아이가 동경한
백전백승의 전사였습니다.
어느 날 아이는 소년이 되어
밑동만 남은 숲을 바라봅니다.
상록이 되지 못한
패배의 다짐은
소년이 동경한
영원의 약속이었습니다.
이제는 고개마저 숙일 수 없는 그 소나무
소년은 대신 고개를 숙입니다.
하지만 숲은 방울을 남깁니다.
그 방울
딸랑딸랑
소리를 남기지 못해도
새로운 희망을 남갑니다.
옹이에 난 그 상처는
반추를 위한 순백의 자상.
미래를 위한 약속의 깃발.
소년의 바지 주머니에 구겨 넣었던 그 손
고이 가슴에 가져갑니다.
언젠가 자라날
자유의 날개를 위하여...
▪ 장려상 정태권 (경주고 1/1)
숲
모든 생명이
숲에서 살 아 간다
마치 본능이
시키는 것처럼
그리고 숲은
모든 생명을 받아준다
숲은 식물을 받아주고
숲은 동물을 받아주고
숲은 죽은 자를 정화시켜준다
마치 모두의 어머니처럼
넓은 품으로 모두를 받아주네.
그리고 숲은
모든 생명을 지켜준다
자그마한 벌레는 꽃이
꽃은 동물이
동물은 나무가
나무는 숲이 지켜준다.
마치 모두의 아버지처럼
넓은 등과 어께로
모두를 지켜주네.
숲은 사랑과 안전의
결정체 이다
밑으로는 어머니의 품으로
사랑을 받고
위로는 아버지의 어께와 등으로
안전을 받네.
나 또한 그 숲에 들어가
사랑을 받고 지켜주고 싶네
마치 어릴 적부터 보고 자란
나의 부모님처럼
숲이 되고 싶네...
▪ 장려상 오기쁨 (신라공고 1/7)
숲
숲은 두 가지 얼굴이다
들어가기 전에는 두려움이
먼저지만
들어가서 하늘을 바라보면
두려움이 아니라 시원할 것이다
밤에 숲을 보면
무언가 나올 것 같은
싸늘한 분위기이고
아침에 숲을 보면
밤이랑 또 사뭇 다른
밝은 분위기이다
그래서 숲은 무섭기도 하고
아름답기도 하다
▪ 장려상 박영일 (포항 포항이동고 1/7)
숲
울창하게 우거진
넓은 초록빛 숲을 보며
나는 어제도
울창하게 우거진 넓은 초록빛
꿈을 꾸었네
이젠
나무가 없어진
좁은 갈빛 숲을 보며
나는
희망이 없어진 좁은 갈 빛
꿈을 꾸네
▪ 장려상 양희창 (신라공고 1/2)
숲
자연과 사람이 공존하며
가꾸어가는 대자연 숲
우리의 원천지 건강센터
공기의 필터인 숲
한 평생 함께 동행 하고
없어지면 않되 는 존재 숲
숲이든 강이든 바다든
영원토록 함께 있을 것이다
바다는 나의 수분
집은 나의 휴식 터
숲은 나의 생명이다
대학,일반부 운문
▪ 장원 조수영 (경주시 황성로)
목숨
한번 활짝 피지도 못하고
강남역 화장실에서
비참히 꺽 인 꽃
뚜껑도 뜯어보지 못하고
덩그러니 남은 구의역 청년의 컵라면
등에 소금 꽃이 피도록
열심히 일만 하다
투신하는 젊은이에 깔려 맞이한
허망한 죽음 앞에
하루가 멀다 하고 쏟아지는
망극한 죽음들.
목숨이 목숨 같지 않은 세상.
그래도
열심히 살아야 한다.
영원의 시간 속에
스쳐가는 生이기에
영원을 살 듯 치열하게
언제일지 모를
마지막 순간
후회 남지 않도록
지금 이 시간을
목숨 바쳐 사랑해야겠다.
▪ 우수상 남승주 (부산시 남구 오륙도로)
목숨
가장 숭고한 이름 앞에
당신을 내려놓을 때
밤하늘 별빛도 가슴이 뜨거워
빛나는 별똥별로 내렸다.
거친 비바람에 나부끼어
가슴이 찢어지고 남긴 상흔위에
내리쬐는 햇살 이 눈부시다.
누가 부르지 않아도
스스로의 부름으로 피 흘릴 때
헛되지 않을 생명의 꽃이
먼 곳에서 빛을 길어와
파란하늘 가득히 물들였다.
가장 고귀한 이름 앞에
당신을 올려놓으면
하늘빛 바다가 손을 잡으며
푸르게 심장소리를 울렸다.
▪ 우수상 조영남 (부산시 해운대구 대천로)
목숨
지난겨울 이른 아침
뒤 베란다 창틀에 비둘기 한 마리가
죽어있었다.
둥글게 찢겨진 방충망,
유리창에 뱉어 놓은 마지막 숨은
붉게 흘러내렸다.
아무렇게 꺽은 목과
깊은 동굴이 된 두 눈은
허공을 향해 있었다.
창을 열자 푸르르 날아오르던 깃털,
생이 떠난 자리가 이리도
가볍다니!
미망에 빠져 날던 비둘기
날개가 꺾이던 순간,
나는 아무 근심 없이 잠에 빠져있었다.
생이 빠져나간 자리에 남은
한 줌 공기처럼
사는 일 또한 가벼울 수 있다면
미망에 사로잡혀
생을 다하는 일은 없을 텐데.
▪ 가작 김상숙 (경주시 광중길)
목숨
나라를 위해
붉은 솜 같은 심장으로 화살을 막아내고
민주주의를 위해
칼날보다 차가운 적의 바윗덩이로
가냘픈 온 몸을 던지고
수억만 년 다듬어진 보석보다
단단하게 영그는 저문 목숨들
유월이 되면
더 강인한 존재여라
초록이 민족의 한 보다 더 푸른 유월 이 되면
내 영혼까지 살찌우는 한 줄기 빛이어라
▪ 가작 이세홍 (경주시 충효동)
목숨
내리 죄는 여름 햇살아래
늘 그랬듯이
푸르른 소나무 아래
내 몸을 누이다
늘 초록빛을 띄는
소나무는
나의 안식처이다
완벽한 그늘을 위해서라면
조금씩 왼쪽으로 옮겨야 되지만
난 그럴 수 없다
옮겨버린다면
흙이 전해주는 숨결이 끊어 진 다
솔방울 떨어져 나무가 되도록
이 땅의 역사를 보고 담은 흙
한 그릇의 밥보다
한 방울 눈물이 달콤했던
가난한 사람이 지키고
마음이 부자인 사람이 키운 땅
소나무 초록은 안도의 기쁨이고
내 등 뒤의 흙은 자랑스러움이 되어
이 땅의 목숨을 이어 간다
내가 태어나고, 살아가고
먼 뒤의 내가 다시
태어날 흙과 한 목숨이 된다.
▪ 가작 정정미 (경산시 경청로)
목숨
파르르
실눈 뜨고
나를 마주하는 낯 설은 당신
그날의 기억만은 잊고 싶어
내 머리 속 작은 흔적까지
찾아내어
지 워도 지 워도
더 짙어만 가는
그 말 의 기억들
빗속을 뚫고 새벽을 달려
당신을 놓지 않으려
폭우처럼 쏟아지는
뜨거운 눈물은 강이 되었다
파르르
흰 몸뚱이로
나를 마주하는 낯 설은
못난 나를 기억은 하시겠소?
목숨이 다한 그 순간
실눈 뜨고 있던 눈
어느새 꼭 감겨
소리 없는 눈물만
당신의 귓속을 타고
흘러 내리 네
▪ 가작 김은정 (경주시 승삼1길)
목숨
구걸하지 않은
애원하지 않은
두려워하지 않은
그러나 다시 돌이킬 수 없는
전장에서 녹아져 버린
숭고한 목숨들
바라보기조차 아까웠었을
아들의 아름다울 날들을
더욱 아름답게 만들어 갔었을
남편을 우러러 바라보며
그 뒤를 따랐을
아버지의
같은 추억들을 되새기며 살았었을
형제의 고귀한 목숨들
지키기 위하여 지키지 못한
그대들의 희생으로
이 땅에선
새로운 목숨들이
태어나며 자라고
숨 쉴 수 있습니다.
고단한 몸 편안히 누이시고
걱정을 내려놓으소서
슬퍼하지 않으며
감사하겠습니다.
부디 영면 하소서
▪ 가작 양수호 (경주시 충효동)
목숨
따스한 봄날,
대답 없는 추모비에 기대어
그날의 소리를 듣는다.
거센 바람에 흔들리던
조국을 위해
온몸을 바친 당신들.
처절히 흐르던 그대들의 피에서
지금의 꽃과 풀과 내가 태어났다.
추모비는 여전히 미동조차 없지만
나는 느낀다.
정적이 흐르고
조금은 천천히 걸을 수 있는 오늘
그날을 빛내던 무수한 목숨들이
우리를 숨 쉬게 한다.
▪ 가작 유문식 (경주시 석장길)
목숨
-어느 백성의 말
왜놈들로부터
나라 구한다는데
양반, 상놈 구별이
가당키나 하겠는 교?
사람 목숨이야
어디 중하지 않은 것 있겠소마는
양반들 목숨이 중하다면
우리들 목숨도 꽃같이 중하지 않겠는 교?
쟁기 끌던 손, 호미질 하던 손, 도끼질 하던 손들이
죽창 깍 아, 손에 단단히 쥐고
함성 지르며, 왜놈들에게 달려가
총칼에 하나 둘씩 꺼꾸러질 때
우리들 목숨 하찮다 하지 말고
꽃같이 져버렸다고 해주시소
그렇게 열 송이, 백 송이, 천 송이...
져버려
금수강산 뒤 덮이면
임금의 나라, 양반의 나라가 아니라
백성의 나라, 내 아해들의 나라
우리나라가 구해질 것 아니겠는 교
봉홧불 높이 오르고
승전의 북소리 둥둥 울릴 때
우리 이름 석 자 남기지 못해도
져버린 꽃송이로 기억해주면 안되겠는 교?
▪ 장려상 김신아 (포항시 북구 우현동)
목숨
당신이 있어서
참 다행이에요
시뻘건 불덩이와
우레 같은 포 소리가
천지를 흔들 때
당신의 희생이
밑거름 되어
포화 속 한 송이
꽃이 피었지 요
목숨의 꽃
평화의 꽃
지 지 않도록
뜨거운 가슴 깊이
잘 키워 갈게요.
▪ 장려상 김은미 (경주시 용강동)
목숨
이른 새벽 할머니 기침소리는
내 심장에 화살이 되어 돌아 온 다
자식을 향한 걱정은
그녀의 날숨을 만들고
세상에서 살아남고 싶은 의지는
그녀의 들숨을 엮는다.
<!-
마지막이 될지 모른다는
아버지의 말에
나도 모르게
손이 풀리고 호흡이 빨라진 다
이제 아들 얼굴 한 번 보려고 돌리는
그녀의 처절한 고개 짓은
들리지 않는 숨소리와 함께 멈추었지만
아버지 손을 잡은 여린 손은
지금도, 여전히 따뜻하다.
▪ 장려상 유민희 (고양시 덕양구 토당동)
목숨
이고 지는 바람에
몸을 맡긴 나무들
가지마다 매달린
목숨들이 흐느낀 다
부풀어 오르는 잎맥을 따라
솟구치는 붉은 수액
아주 작은 흔들림에도
그 속은 나이테처럼
깊은 흉터가 새겨졌을 것이다
혹독한 계절을 견디고 서서
말없이 사람들을 지켜보는 나무들
저 나무는 이름이 뭘까
무심히 중얼거리며 스쳐지나가는 사람들
붉게 피어난 꽃송이가
조용히 눈물을 흘린 다
▪ 장려상 신용식 (수원시 영통구 방촌동)
목숨
우리의 하늘에는
당신의 혼이 날개를 펴듯 걸려있고
우리의 땅에는
당신이 뿌린 씨앗이 자라고 있습니다.
우리의 산하에는
목이 잘려도 고개 숙이지 않고
목숨을 바쳐서 지키며 품었었던
자유의 함성이 메아리 되어 울리고 있습니다.
앞서서 갈 테니
뒤를 따라서 오라고 손짓을 하며
찬란한 둥근달은 아니더라도
반짝 반짝이는 별무리가 되어 라고 합니다
당신의 얼은
우리의 눈을 지키는 눈꺼풀이 되고
당신의 품안에서
피와 살을 먹으며 살찌운 우리들이니,
이슬방울들이 강으로 흘러간
그 날을 황금빛으로 기억하게 하시고,
그 정신을 새싹으로 소생하게 하시어
당신의 뜻을 꽃 피우게 하소서.
▪ 장려상 이종훈 (경주시 황성로)
목숨
아이들아, 우리의 아이들아
내 피를 이어받지 않아도
너희들은 모두
내 아이들, 우리의 아이들.
잡초 우거진 들판이거나
그늘진 깊은 골짜기
너희들이 밟고 선
그 어느 곳인들,
너희들 숨 쉬는 공기
그 공기 방울 하나에도
우리들 목숨
스며들지 않은 곳은 없느니
왜병이 짓밟던
그 임진년에서 무술년까지
낫을 들고, 괭이를 들고
그마저 없으면
나무라도 새파랗게 벼려
내 목숨,
우리들의 목숨은 끊어져도
이 땅의 숨결은 살아
내 아이들, 우리의 아이들
너희들 목숨은 살려내겠노라고
붉게 물든 흰 옷들,
스러진 하얀 목숨, 목숨들.
탐욕과 잔혹의 칼날에
우리의 목숨 베이고
코가, 귀가 베어져
그놈들의 땅에 묻혔다 해도
우리의 혼,
끝내 앗아가지 못한
우리 혼은 아직 여기 남아
이땅의 들숨과 날숨
그 숨결을 느낄 수 있다면
그까짓 코 하나쯤이야
귀 하나쯤이야, 아니 둘이라도
내 목숨 하나쯤이야,
우리들 모두의 목숨쯤이야
무어 그리 아까울 게 있더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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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여러 선후배 생님들 수고 많이 하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