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어릴 때 기억하는 외할머니 댁은 방 한 칸에 부처상이 있었다. 외할머니는 스님들처럼 염주를 목에 걸고 계셨다.
또한 친정엄마는 장손 집으로 시집을 가 1년에 9번은 제사를 지내셨다. 뿐만 아니라 매달 초하루가 되면 절에 가셨는데, 특히 4월 초파일에는 반드시 절에 가서 3만원, 5만원, 10만원 하는 연등을 사서 가족의 이름을 올렸다.
나는 세 자매 중 둘째로 태어났는데, 친정엄마는 그런 특별한 종교적인 날에는 우리 세 자매를 어김없이 데리고 절에 가셨다. 그 당시 따라가서 먹는 절밥은 정말 맛있었다. 당시에는 그것이 죄라는 것을 알지 못했지만, 후일에 죄라는 것을 알고 회개를 했다.
그렇게 우리 집은 조상들에게 제사를 많이 지냈고, 또한 절에도 정성껏 불공을 드렸지만, 안 좋은 일은 우리가정에 늘 일어났다. 내가 스물한 살 때, 아버지는 51세의 나이에 갑작스레 위암 진단을 받으시고 8개 월 만에 돌아가셨다.
아버지가 돌아가신 후에 아버지를 좋은 곳으로 보내고 남은 자식들 잘되게 해달라며 천도제 라는 굿을 크게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출가한 세 딸들에게는 속이 곪아터진 결혼생활을 하고 있었다. 여전히 친정집은 점집을 다니면서 굿도 하고 부적을 써서 붙이기도 했다.
나는 예수를 믿는 남편을 만나 결혼을 하면서 주님을 믿기 시작했다. 그때부터 여태껏 우리 친정집이 하는 행동들이 복을 받는 행위가 아니라 저주를 받는 행위라는 것을 깨닫고 친정식구들의 구원을 위해 기도를 하며 전도를 했다.
“엄마 예수님 믿어야 해요. 예수님만이 진짜야!”
그러나 엄마는 꿈쩍도 안하셨다.
“니는 예수가 잘 맞아서 그런지 몰라도 우리가 예수를 믿으면 되겠나? 큰일 나지...”
그렇게 말씀하시는 엄마에게 예수님 믿어 라는 말은 마치 벽을 보며 얘기하는 것 같았다. 그렇게 10여 년의 세월이 지났다.
그러던 2013년, 남편과 헤어졌고, 엄마는 그 충격으로 치매초기 증상이 왔다.
그래도 나는 아랑곳하지 않고 복음을 증거 했다.
“나는 나를 지켜주시는 예수님이 계셔서 괜찮아요. 그러니까 엄마도 예수님 믿어야 해요!”
말하니 그동안 싸여있던 독들을 쏘아대기 시작했다.
"니가 예수 믿고 뭐가 잘됐노? 시끄럽다. 예수고, 나발이고 뭐고..."
나는 엄마와 통화를 할 때면 엄마 예수님 믿어야 한다고 했지만 엄마는 받아들이지 않으셨다.
“또 지랄한다. 시끄럽다 고마!”
그렇게 3년이 흐른 2016년, 하나님은 나의 삶에 강권적으로 개입하셨다. 기도를 이전보다 더 많이 하고 있었다. 헤어졌던 남편과 관계회복이 되어 가정이 다시 세워졌다. 그리고 엄마에게 조심스럽게 그 사실을 전했다. 그 후 7월의 어느 날,
올해 연세가 80이 되신 엄마는 얼마 전까지만 해도 예수라는 말만 꺼내도 욕을 하셨는데 내 귀를 의심케 하는 말을 하셨다.
“엄마 우리 집이 제사지내서 여태 뭐가 잘됐노? 민아가 잘됐나? 언니가 잘됐나?
엄마! 나는 그래도 예수님 믿고 있으니까 다시 유서방이랑 합친다 아이가”
계속해서 말을 이었다.
"몸은 죽어서 흙이 되지만 늙지 않는 영혼은 죽어서도 살아있어서 엄마 예수님 안 믿고 지옥 가서 천년, 만년 앗 뜨거! 앗 뜨거! 할래? 물 한 방울만 주이소 할래? 그 말해도 물 한 방울 아무도 안준다이~
엄마 예수님 믿어야 천국 가서 영영 편하게 산다이~~~"
그러자 갑자기 엄마의 입에서 한마디 터져 나왔다.
“아멘”
나는 깜짝 놀라서 엄마에게 되물었다.
“엄마! 금방 뭐라켔노?”
“아멘”
나는 그때를 놓칠 새라 엄마에게 영접기도를 고백하게 했다. 비록 머릿속이 까매졌지만, 내 입이 말하는 대로 고백하게 했다.
“엄마! 예수님은 나의 구주십니다 아멘. 따라해 봐”
“예수님은 나의 구주십니다 아멘.”
얼마나 감사하고 가슴 벅차던지 비록 치매 초기로 했던 말을 금방 잊어버리는 엄마이지만, 이제는 죽어도 천국에 가실 수 있다는 것을 생각하니 얼마나 안도가 되던지 너무나 감사했다.
일주일이 지나 주일이 돌아왔다. 나는 엄마로부터 한통의 전화를 받았다.
“나 교회 갔다 왔다!”
나는 너무 놀랐다.
“어! 어떻게?”
“그냥 가고 싶어서 갔다.”
그 때의 충격은 누구를 잡고 이야기해야할지 모를 만큼 너무나 큰 감격이었고, 기쁨이었다.
나는 8월초 친정에 가서 다시 정식으로 영접기도문을 따라하게 했다. 순순히 영접기도를 따라하시는 엄마를 바라보니 얼마나 눈물이 나는지 주님께 감사만 드렸다.
서울로 오기 전, 엄마 집에 붙어있던 부적 두 개를 발견했던 나의 아들은 그것들을 떼어냈다. 그 모습은 마치 세상의 모든 마귀를 몰아냈다는 듯이 기세등등했다.
감동의 연속이었고, 여리고성 같이 절대 무너지지 않을 것 같았던 불심을 주님은 너무도 쉽게 무너뜨려 주셨다.
하나님께서 사람이 생각할 수 없는 방법으로 운행하심을 직접 보게 하셨다. 살아서 역사하시는 주님께 감사와 찬양을 올려드린다.
모든 영광 주님 홀로 받아주시옵소서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