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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장흥초등학교59회 원문보기 글쓴이: 김석
두타산 산행을 마치고
산행계획
두타산이 좋다는 의견에 따라 조사해보니 동해시에 있는 두타산은 높이가 무려 1,353m나 되었다.
만만치 않은 높이다. 그래서 댓재로 올라가면 810m 고지이기 때문에 무릉계곡에서부터 올라가는 것보다 쉬울 것 같았다. 댓재를 가려면 청량리역에서 밤11시에 타서 태백역에 2시 50분에 도착하는데 요금은 15,500원이다. 시외버스는 삼척에서 댓재 가는 것이 아침 7시 30분에 있어서 사우나나 숙소에서 기다려야 한다. 뒷 차는 13:30, 16:30에 있다. 태백역에서 댓재까지 택시를 타면 2만5천원~3만원이다.
승용차로 간다면 댓재에서 무릉계곡까지 1시간이 걸려 왕복 2시간이 소요되기 때문에 어렵다.
무릉계곡에서 올라가는 코스를 생각해 보았다. 기차로 가게 되면 밤 11시에 출발하여 새벽 4시에 도착하는데 숙소에 들기는 너무 시간이 짧아서 택시로 무릉계곡으로 가면 요금이 만 원쯤 되는데 잠을 푹 자지 못할 것이 염려되었다.
버스는 11시 30분 심야버스가 막차인데 3시간 35분 걸리고, 요금은 일반 16,100원, 우등 23,000원, 심야 26,100원으로 왕복 비용이 3~5만원이다.
승용차로 가면 기름 값과 통행료만 내면 되어서 비용이 절감되는데 운전하는 것이 부담된다. 그런데 다행히 성년이가 자기 차로 가자고 먼저 제의하여 고마웠다. 그래서 원호에게도 부탁하였다. 원호는 진즉부터 언제든지 필요하면 가족들이 차를 쓰지 않는 한 가지고 오겠다고 했었다.
승용차로 가려면 무릉계곡에서부터 올라가는 길을 선택해야 했다. 그런데 무릉계곡에서부터 올라가면 체력 소모가 심할 것 같았다. 그래서 A조 B조로 나누어 A조는 정산까지 올라가고 B조는 무릉계곡을 구경하는 것으로 추진하였다.
송내 양재 승용차 분승
9일 오후 6시 비가 예보 되었지만 강수량이 5mm 정도라 산행에는 지장이 없을 것 같았다. 기온도 정상이 11℃~17℃로 쾌적할 것 같았다. 그래도 비옷과 바람막이를 준비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고 알려주었다. 준비물은 밑반찬 과일 등 간식 그리고 특별히 원호에게 쌀을 부탁하고, 길량이에게 고기를 부탁하였다.
같이 갈 사람이 최종적으로 강은자 김석 김연심 김원호 선경자 선석태 안영님 위길량 위성년 이종식 전영복 최재광으로 12명이었다. 거주 지역에 따라 서부 동부로 나누어 원호 차에 5명 성년이 차에 7명이 타도록 나누었다.
무릉 플라자 모텔
성년이는 남에게 차를 맡기지 않는 스타일이라 끝까지 혼자 몰았고, 석태가 자진하여 중간 중간에 원호 차를 몰아주어서 부담을 덜어주었다.
7시 20분에 서부에서 출발하였고, 동부에서는 길량이가 친구와 맥주를 마시는 바람에 조금 늦게 출발하였다. 늦은 길량이는 모텔 방에서 야단을 맞았다. 지리산 갈 때 영등포역을 잘 못 모르고 용산 역으로 갔다가 차를 놓칠 번한 일을 주어 섬기며 모두들 박장대소하였다.
A조 B조로 편성하자는 제의에 어디에 낄지는 내일 아침에 정하자며 아침 5시에 기상하여 6시까지 식사를 하고 출발하자고 일정을 정하였다.
성년이가 단체 모자를 주문하여 가져와 모두 박수를 쳤다. 모자 뒷면에는 ‘59장’ 이라고 새겨서 ‘이것이 59세를 뜻하는 것이 아닌가?’라며 이제 우리는 계속 살아도 59세고 해석하여 좋아하였다.
술자리가 끝나자 내일 아침 지을 준비를 해놓고 자리에 누었다. 이런 자리에서는 잠이 잘 들지 않는다. 여기까지 오느라 피곤하고 지금까지 준비하느라 내심 바빠서 그런지, 두타산을 가보았지만 정상에 가보지 못하여 등산할 때 어떤 어려움이 있을 지 염려되고, 또 두타산 정상에 무엇이 기다리고 있을 지 기대되어 잠이 멀리 달아나고 오히려 정신이 또렷해지는 것이리라.
무릉 반석
아침밥은 좀 질게 되었다. 미안했지만 영님이가 끓인 쑥 된장국에, 길량이가 가져온 소고기를 구워서 갖가지 맛있는 찬들을 곁들어 맛있게 먹었다. 설거지를 하고 준비를 하느라 부산했지만 시간은 훌떡 1시간 20분을 초과하여 7시 20분경에 출발하였다. A조는 8명, B조는 4명으로 나뉘었는데 같이 가지 못해 미안했다.
무릉 반석을 지나면서 신선들이 살았다는 무릉계곡을 지나며 마음이 들뜨기 시작했다. 가는 길에 삼화사가 있었지만 안 쪽 깊이 들어가야 해서 시간을 너무 지체한 탓에 천왕문 앞에서 선채로 참배하고 지나갔다.
곳곳에 시원하게 흐르는 물줄기는 놀고 가기 딱 좋은 곳이었으나 역시 시간이 촉박하여 잠시도 한눈을 팔 수 없었다. 시간 약속 잘 지키라는 종식이의 걱정스런 눈이 남아서 기다리는 고통을 전해주는 듯 하였기 때문이다. 그래서 관음암도 그냥 지나쳐야 했다.
12폭
산성과 두타산으로 오르는 갈림길을 지나 처음부터 가파른 길을 계속 올라가야 했다. 이제부터는 봉사 문고리 잡듯이 정상까지 무엇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모른 채 한발 한발 오르기 시작했다. 이번에는 은자가 정상 팀에 도전하여 모두 격려해주었다. 마음먹기 달린 일인데 자신은 암벽 험한 길이 불안하고 했다. 그런 것만 아니면 다 갈 수 있다고 했다.
비 걱정을 했지만 아침에 한두 방울 떨어지더니 하늘이 개기 시작했다. 습도가 높았지만 기온이 그렇게 높지 않아 문제가 되지 않았고 구름이 끼어서 햇볕을 막아주어 등산하기에 안성맞춤이었다. 물소리가 요란해지더니 12폭이 나왔다. 12단계로 나누어떨어지는 긴 폭포를 보며 산성에 마실 물이 없을까 걱정하면서 얼음물을 계속 마셔댔다.
산성
산성의 흔적은 조금 밖에 없었고 계곡에 흐르는 물이 조금 있었으나 마시기에는 적합하지 않는 것 같아 그냥 지나갔다. 백곰바위에서 기념사진을 찍고 명불허전이라더니 두타산 이름값을 한다며 빙 둘러쳐진 산마루들을 감상하면서 저 멀리 용추폭포를 바라다보았다. 산등성이 넘어 보이는 것이 바다인지 하늘인지 분간하기 어려웠다.
이제부터 깔닥고개가 시작되었다. 오르면서 보니 오히려 이곳은 경사가 덜 심하였고 처음 오르던 곳이 더 힘이 들었었다. 그래서 사람 놀리느라고 그랬나 싶었는데 점점 경사가 심해지고 계단도 나오기 시작하더니 ‘하늘이 보인다’ 라고 하는 곳을 오르고 나면 다시 오르막길이 기다리고 있기를 다섯 번 정도 한 끝에 이제는 저기가 정상임이 틀림없다고 회심의 미소로 바라보았다.
그런데 시간은 2시간 밖에 오르지 않아서 이제 절반 오른 것이라고 걱정을 하기 시작했다. 아직 오른 만큼 더 올라 가야 하다니 보통 산 같으면 정상을 향해서 등성이길을 룰루랄라 갈 때인데…….
높은 정상
끝없이 이어지는 깔닥고개를 오르면서 계곡에 남은 사람들이 선택을 참 잘해서 다행이라고 했다. 물은 바닥이 나기 시작했다. 이제 물이 없으면 커피 마실 뜨거운 물을 식후에 마시자고 하고, 또 참외 방울토마토 등 과일을 먹어 가면서 숨을 고르고 올라갔다. 지리산이나 설악산 대청봉도 올라갔는데 이 정도야 단련된 우리는 문제없다고 서로 응원하면서, 험한 산이라 등산객이 없는지 여름철 성수기가 아니어서 없는지 산을 온통 전세 낸 것 같았다. 곧게 뻗어 올라간 적송들이 굵게 자라 500년은 넘은 것 같았다. 피톤치드 향을 온 몸으로 마시며 등산하면서 더 건강해졌다고 자랑들 하였다.
길 주변에 땅을 후빈 자국이 있어 자세히 보니 멧돼지들이 도토리를 파먹느라고 헤친 자국이었다. 멧돼지가 나타나면 잡겠다고 벼르면서 가보았지만 흔적만 계속될 뿐 아무것도 나타나지 않았다. 가끔 꾀꼬리소리가 들릴 뿐, 사람들이 힘이 드는데 왜 산에 오르는지 생각해보며 오르막길과 씨름 하였다. 표지판을 보니 정상까지 500m 남았다. 30분 정도 걸린다고 한다. 한참 올라가다 댓재에서 정상을 걸쳐 내려오는 사람들과 만났다. 댓재는 810m 로 백두대간의 중심부이다. 댓재에서 두타산까지는 6.3Km로 4시간 거리다. 그러나 810m까지 올라와서 시작하므로 계곡에서 올라가는 것보다 쉬울 것이다. 두타산 정상까지는 20분쯤 남았을까하고 물어보니 30분 남았다고 한다.
겨우 정상처럼 보이는 산이 나타났다. 그래도 오르막길은 계속되었다. 뒤 허벅지에 아픔이 생겨서 쉴까하는데 비스듬한 바위 위를 걷다가 몸이 비틀하였다. 그래 안 되겠다 싶어 조금 가다가 바위에 걸터앉아 뒷사람들을 기다렸다.
뒤에 오는 사람들 네 명과 만나 마지막 물을 마시고 깔닥고개를 올라서자 사람들 소리가 들렸다. 기대를 가지고 다가가보니 정상인데 평지였다.
이런!
피식 웃음이 나왔다. 그냥 평지에 頭陀山(두타산) 표지석이 있고 기념사진을 찍느라 기다리고 있었다.
“우리도 모여 기념사진 찍자”
사방을 바라보니 정상 한 쪽은 나무들이 자라 툭 트이지는 않았지만 멀리 바라보이는 풍경은 매우 아름다웠다.
숲 속 한 곳에 자리를 펴고 싸온 점심을 맛있게 먹었다. 후식으로 방울토마토를 먹고 연심이가 타주는 커피를 맛있게 마시니 행복감이 들었다.
“이런 행복을 찾기 위해서 힘들지만 산에 오는 거야.”
미끄런 박달고개
다행히 300m 아래 식수가 있어서 원호가 수고하여 떠왔다. 아래 계곡에서 기다릴 사람들이 어디에 있나 궁금하여 영님이에게 전화해보니 무릉반석 위에서 자고 있단다. 내리막길은 박달재까지 등성이 길이라 쉬웠지만 경사가 심해 미끄러져 가며 내려가느라 더 고생하였다. 우리는 신발이 미끄러지는 소리가 날 때 마다 “아이쿠” 소리를 지르며 조심하라고 신신 당부하였다. 내 앞에 간 경자는 넘어지려다 스틱에 의지하여 버틸 때 붙잡아 주기를 여러 차례 하였지만 결국 엉덩이에까지 흙을 묻히게 되었다. 그래도 다행히 크게 다치지는 않았다. 나도 옆으로 넘어져 왼쪽 새끼손가락에 살짝 상처를 입었다.
중간에 길을 다듬는 공사를 하고 있어 모두에게 “감사합니다!”를 연발하며 기분 좋게 내려갔다.
이 길로 박달재를 지나 청옥산까지 고적대까지 간단다.
박달재를 지나 무릉계곡 길에 접어들면서부터 고생이 새롭게 시작되었다.
진흙길이 미끄러운데다가 바위가 부셔져 조각난 자갈들이 길에 흩어져 몹시 걷기가 불편하였다. 비가 오면 통행을 금지시킨다는 이유를 알았다. 모두 미끄러지다가 자세를 바로 잡기를 되풀이 하면서 갔는데, 이런 길을 겁내는 은자는 잘 가다가 발을 살짝 삐어 재광이가 준비해간 약으로 응급치료 하였다. 그래도 다행히 걸을 수는 있었다.
쌍폭
계곡 물소리를 반갑게 들으며 한 참을 내려가다가 쉬면서 발도 벗어 씻고 피로를 풀었다.
계곡 따라 한 참 가니 쌍폭이 나왔다. 기념사진을 찍고 기운을 내 내려오기 시작했다. 길이 넓어지면서 평탄해졌다. 1시간 후 삼화사가 나왔다. 예상보다 1시간가량 등산 시간이 길어져 나오는 길에도 그냥 서서 참배하면서 “부처님 죄송합니다. 다음에 찾아뵈겠습니다.” 라고 하였다. 주차장 근처에서 기다리는 친구들을 만나 무릉회관에서 산채비빔밥 된장찌개를 주문하여 식사하고 석태 길량이 생일을 축하해 주었다. 그리고 나서 출석이 좋고 적극적인 성년이 종식이 재광이를 산악회카페 회원으로 받아들이자고 제의하여 통과시켰다.
돌아오는 길은 점점 풀려 서울에 도착하니 11시가 넘었다.
가파른 두타산 힘들었지만 즐거웠다.
회원들 모두 고맙다. 59장산악회 만세!
첫댓글 힘든 두타산 산행을 멋지게 달성한 장흥초 산악회원들의 자랑스런 얼굴이 눈에 보이는듯 합니다^^* 어려운 산행을 하고 나면 기쁨이 배가되는 것을 느끼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