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먼지를 날려버린 호우가 내린 뒤 파란 하늘이...
파란 하늘,하얀 구름, 더욱 빛나보이는 연초록의 나뭇잎 사이로 선들선들
부는 바람,쨍쨍 내리쬐는 햇빛... 초여름이 시작되는지...
안양교도소의 주변의 경관은 도심 속의 공원 같아서 봄에는 벚꽃으로,
여름에는 우거진 녹음으로,가을에는 은행잎과 알록달록 단풍으로,
겨울에는 눈이 덮힌 자연의 모습으로 우리 곁에 다가옵니다.
신문에서 3월말 어머니 수용자 가족캠프가 열려 어린 자녀에게는
어머니의 구속으로 인한 불안감을 해소하여 탈선을 방지하고 어머니 수형자
에게는 자칫 멀어지기 쉬운 자녀와의 관계를 원만히 회복하게 해주기 위해
마련되었다는 소식을 접하고 정말 잘하고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안양교도소는 5월 8일 어버이날 가족 만남의 날 행사를 하여 부모와 자녀와의
속깊은 마음을 나눌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하였다고 합니다.
아버지를 보기 위해 온 어린 아들의 손에 들려 있는 카네이션, 남편을 보기 위해
온 젊은 여인의 모습,늙으신 노모는 아들 얼굴 보느라 먹지도 않고, 아들은
그저 미안해서 고개만 떨구고...정말 가족의 소중함과 끈끈한 정을 수형자들이나
면회온 부모와 형제 모두 마음에 묻는 시간이었으리라...
행사관계로 조금 늦게 강당에 들어섰습니다.
70여명이 모여 있는데 나눔님이 ‘오늘 어버이날인데 면회 온 사람 손들어보라?’하니
별로 손 드는 이가 없어서 안타깝고 그들의 무거운 마음이 전해지는 듯...
두 달 정도 병치레하느라 많이 야윈 나눔님은 두 달만에 교화행사에 참석하여
성경필사 잘 하고 있는지...매일 하시는 분 손들어보라고...계속 성경필사에 대하여
강조하며 독려합니다. 그 깊은 마음을 알기에 그저 빙그레 웃었습니다.
그 환경속에서 그들이 할 수 있는 일이 많지 않고 장애인이라서 더 힘든 시간을
보내는 그들에게 말씀을 마음을 다해 기도하며 쓰는 과정에서 말씀을 알게 되고
주님의 사랑과 품으신 뜻도 알게 하기 위해서이고,장애를 극복하는 큰 마음도 가지게
하기 위해서겠죠...
백승주집사님의 찬양 인도 후에 윤건주목사님의 말씀으로 하나님의 사랑을 전하고
예수님을 믿고 영접하기를 간곡하게 부탁하고...나눔님의 광고와 격려가 계속되고...
한 쪽에선 재소자에게 줄 간식이 준비되고...수박,오렌지,쑥버물이(?),과자등이
각각의 접시에 푸짐하게 담기고...더 맛있는 것을 더 좋은 것을 주기 위해 애쓰는
큰샘물님의 큰 마음이 보입니다...사랑이 넘칩니다...
집에서도 귀한 손님이 오면 그렇게 대접하듯이... 이 음식을 통해 하나님의 사랑을
알게 되기를 기도합니다.
악단의 찬양 “똑바로 보고 싶어요”은 우리의 죄인됨과 한없는 사랑을 접하며
장애인이건,아니든지 누구나 가슴으로 울면서 부르는 신앙의 고백입니다.
안미용집사님이 읽어주신 시는 어버이날을 생각하며 들으니 한 마디 한 마디
읽어내려갈 때마다 너무도 부끄러워 어디로 숨고 싶을 정도로...
자식을 대하는 내리사랑과 부모님을 대하는 올리사랑을 비교하면서 우리의
일그러진 자화상을 여실히 보여주는 내용이어서 더욱 돌아보게 하였습니다.
백승주님의 이야기는 하나님의 백성으로서 어떻게 사는 것이 바른 것인지
생각하게 하는 내용이구요...
재소자중 한 형제가 나와서“기뻐하며 경배하세”(찬13장,베토벤의 교향곡 환희의
찬송에 나오는 테마곡)을 군가 부르듯이 부르고...모두 웃으며 박수치고...
유승준의 노래도 춤을 추며 노래부르니 모든 재소자들이 웃는다...
그들의 얼굴에 웃음꽃이 핀다...같이 간 여집사들의 당신을 향한 노래로 축복해주고...
목사님의 특송 “주님 손잡고 일어서세요”
왜 나만 겪는 고난이냐고 불평하지 마세요 고난의 뒤편에 있는 주님이 주실 축복을
미리 보면서 감사하세요 너무 견디기 힘든 지금 이순간에도 주님이 일하고 계시잖아요
남들은 지쳐 앉아 있을지라도 당신만은 일어서세요 힘을 내세요 힘을 내세요
주님이 손잡고 계시잖아요~~~~
크게 아멘하고 화답하는 나눔님을 보면서 왠지 눈물이 핑 돌면서 그 감사의 깊이와
넓이를 헤아려 봅니다.아픈 만큼 성숙해지고...악수하는 손도 작게 느껴지고...
그들의 무표정한(?) 얼굴을 한 사람 한 사람 둘러보면서 비록 그들이 지금 연약하고
부족한 모습이지만 그들 안에는 그 누구도 알지 못하는 아름다움이 숨겨 있음을 봅니다.
많은 이들이 아직 때가 되지 않았거나, 아직 마땅한 기회를 만나지 못해 애벌레와 같은
모습으로 존재하는 것뿐이라고...(사실 우리 모두는 벌레만도 못한 존재인데...)
꽃과 함께 흰 나비,노란 나비가 춤을 추는 들녘을 마음 속으로 그리면서 가장 못남에서
가장 멋짐으로 탈바꿈하는 나비의 변신은 놀라운 생명의 신비로움을 잘 보여줍니다.
식물들은 시간이 조금 지나 나비가 되면 자신들을 도와 줄 고마운 친구임을 알기에
애벌레의 식사를 위해 흔쾌히 자신의 잎사귀를 제공한다고...
우리에게 서로 믿고 기다려 주는 마음의 여유와 시간이 필요합니다.
줄 수 있는 여력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행복하고 축복받은 삶입니다.
베풀 수 있는 그 순간이 얼마나 행복한지...
푸른 바람이 불어오는 오월입니다.
세상의 푸른 생명으로 가득한 녹음의 계절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그들도 우리도 들녘의 예쁜 나비가 되어 아름다운 숲을 같이 날아보고 싶습니다.
첫댓글 감동의 후기입니다. 저는 이렇게 쓸줄 모르니 어쩌면 좋을까요? 아무튼 후기 잘 읽고 갑니다..머리숙여 감사드립니다. 평안하세요~
지혜님은 환상의 목소리를 가지고 있잖아요...저는 부러운데요...ㅎㅎㅎ...
수고하셨습니다. 다음 기회엔 지혜님 독창을 한번 준비해 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