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을 다니다 보면 어디서나 늘 식사를 무엇으로 먹냐가 고민이다.
그래서 출발전에 여행지의 맛집을 인터넷으로 찾아보긴 하지만 너무 알려진곳은 사람이 많아
서비스가 엉망이고 수준이 떨어져 버린곳도 많아 실망한적도 한두번이 아니다.
그래도 생판 모르는집 보다는 실패할 확률이 적기에 어쩔수 없이 찾아들곤 한다.
지난 1월 첫주, 아들을 면회하러 포천에 가서 하룻밤을 묵고 다음날 아들이 귀대하기전
뭔가 몸에 든든한 음식을 먹이고 싶어 스마트폰으로 몇군데 검색해봤으나 썩 마음에
드는집을 발견하지 못했다.
할수없이 아들이 근무하는 부대 근처에 가서 아무거나 먹자고 포천시내 어느곳을 통과하는
순간 눈앞에 능이버섯백숙 간판이 나타난다.
겉모습을 보니 새로 개업한지 얼마되지 않은것 같아 조금 미심쩍기도 했지만 귀대시간이
가까워 그냥 들어가서 먹기로 했다.
들어가서 보니 4인용 식탁 여닐곱개의 그리 크지 않은 식당인데 동네 청장년 대여섯명이
음식을 맛있게 먹고 있었다. 그광경을 보고 일단 안심이 된다.
그지역 청장년들이 일요일 점심과 저녁의 어중간한 시간에 맛있게 식사를 하고 있다면
나름대로 음식을 잘하는 집이라는게 내 판단이다.
능이백숙이 적당한것 같아 주문을 하니 닭을 삼는데 2~30분 시간이 걸리는데 괜찮냐고
묻는다. 음식만 맛있다면 물론 괜찮고 말고!
기다리면서 식당안을 둘러보니 능이와 송이에 대한 설명이 붙어있고 주인 아저씨가
취미로 채취해서 담가 놓았다는 가양주병들이 대단하다,
자, 그러면 지금부터 능이백숙을 함께 시식해 봅시다.
커다란 토종닭 한마리에 능이버섯, 대파, 부추, 인삼, 은행 등등 몸에 좋다는 재료는 다 들어 있다.
상차림,
토종닭은 쫄깃하고 아주 커서 맛있게 먹었는데 양이 많아 결국 다 먹지 못하고 남길수 밖에 없었다. 5~6인분도 충분하다.
닭아래 까만건 능이버섯. 작년에 비가 많이와서 능이가 조금 많이 나왔는데 이렇게 많이 넣어줘도 이윤이 남느냐 물어보니
국산으로 하면 가격이 안맞아 중국산 능이를 쓴다고 솔직하게 대답한다.
이집의 효성스러운 따님이 부모님을 도와 식당에서 서빙을 하는데 저렇게 일일히 뜯어준다. 재료를 듬뿍듬뿍 쓰는게 인심도 좋다.
압력밥솥에서 한번 끓여 나왔지만 고기를 뜯어서 다시한번 끓여주고
다 먹은다음에 다시 손으로 민 칼국수를 또 준다. 국물에 끓어먹으니 시원하다.
밑반찬들도 전부 직접 만든 것이라 깔끔하고 맛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