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매 순간, 매일이 기념일이에요
어느 날, 다소 특이한 이름으로 기부를 신청한 기부자님이 있었다. ‘하이델빌리지’. 어떤 기부자님일까? 궁금한 마음에 검색을 해보니, 육아와 라이프 스타일 유튜버셨다. 영상 몇 편을 본 순간, 이 분의 일상 속으로 금세 빠져들었다.
아이를 키우는 평범한 일상에도, 매 순간 어쩜 이렇게 따뜻하고 유쾌하게 살아갈 수 있을까. 이 분들을 만나보고 싶었다. 그리고 묻고 싶었다. 어떻게 하면 단조로운 일상을 매일이 기념일인 듯 특별하게 보낼 수 있는지. 햇살좋은 일요일 오후, 이 분들의 아름다운 일상에 나 역시 서서히 스며들었다. 거실에 살포시 들어앉은 햇살 때문일까. 반갑게 맞이하는 부부의 웃음이 눈부시게 반짝거렸다.
하이델빌리지로 초대합니다
Q. ‘하이델빌리지’ 라는 이름은 어떻게 만들어 졌나요?
아내 : 연애를 하던 당시, 남편(당시 남자친구)이 독일의 ‘하이델베르크’라는 도시로 교환학생을 갔어요. 장거리 연애를 했죠. 그러던 어느 날, 남편 너무 보고싶어서, 독일 하이델베르크로 연락도 없이 무작정 찾아간 적이 있어요. 그때 약 한 달간, 잊지 못할 아름다운 나날들을 보냈죠. 저희 인생에서 가장 찬란한 시간이었어요. 그 날을 기억하기 위해 ‘하이델’이라는 단어를 따왔고, 그 이후 저희가 가정(빌리지)을 꾸렸으니 ‘하이델빌리지’라는 이름을 짓게 됐죠. (웃음)
Q. ‘나만의 기념일’에 기부해주신 이유가 궁금합니다.
아내 : 기념할 만한 일이 생기면 소소하게 기부를 해요. ‘이번에는 어느 곳에 기부를 할까’ 고민을 많이 하고 많이 찾아보는 편이에요. 이번에는 유튜브 10만 구독 기념으로, ‘나만의 기념일‘에 기부를 하고 싶었어요. 우리가 기념하고자 하는 의미와 딱 맞았거든요.
사실 저는 이전까지는 기부를 대외적으로 알리는 편은 아니었어요. 그럼에도 이번에는 구독자님들의 사랑과 관심으로 이루어진 기부니까, 기부자님들께도 기부소식을 알려드리고 함께 기념해야겠다고 생각했죠. 저는 기념일 기부문화가 더 많이 퍼져나갔으면 좋겠어요. 그런 취지로 이번 인터뷰에도 기쁜 마음으로 응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구독자 분들이 늘어나면서, 저희 가정 안에도 따뜻함이 더욱 커진 것 같아요. 사랑을 정말~! 많이 주세요. 저희 집에 좋은 소식이 있을 때, 가족만큼 기뻐해주시는 분들이에요. 온라인으로 서로 얼굴을 마주할 수 없지만, 댓글 하나하나에 온기가 느껴져요. 덕분에 따뜻함으로 꽉 찬 나날을 보내고 있습니다.
ENFP 아내와 ESTJ 남편, 일상 속에서 아름다운 순간을 만들어내는 법
Q. 어떨 때 ‘지금이 아름다운 순간이구나’ 라고 느끼세요?
아내 : 저의 아름다운 순간은 맛있는 식사를 준비할 때, 가족과 함께 웃는 순간들. 요새 그런 순간들이 참 많아요. 예를 들면 설거지를 하고 있는데, 거실에서 친정엄마와 딸 사랑이가 서로 마주보며 깔깔 웃고, 그 모습을 보고 덩달아 따라 웃는 남편을 보고 있을 때. 소소하고 작은 일상에서 아름다운 순간을 포착하죠.
남편 : 저의 아름다운 날은 아내에 비해 다소 현실적인 것 같아요. 아무래도 가장이다 보니, 우리 가족의 삶 속에 불안정한 요소들은 없는지 자주 확인하거든요. 아내와 딸 사랑이가 근심걱정 없이 마음 놓고 웃을 때, ‘우리 가족이 안정된 테두리 안에 있구나’ 라고 느껴요. 그때 가장 행복하죠. 제가 원하는 아름다운 날들은 이런 날인 것 같아요.
아내 : 많은 구독자분들이 어쩜 그렇게 매순간 웃으면서 육아를 할 수 있느냐고 물어보세요. (웃음) 그럴 때마다 말씀 드리는 건 딱 하나에요. 아이를 키우는 것이 힘든 이유도, 낳았기 때문에 생긴 일이잖아요. 아이가 없었다면 이 힘듦 역시 겪을 수 없었겠지요. 이 힘듦 역시 감사하게 여길 수 있는 것 같아요. 일상에 주어진 것들을 너무 당연하게 여기지 않고, 귀한 선물을 받았다고 생각하면 모든 일상이 아름답게 느껴져요.
남편 : 하루 중 감사한 것을 일부러라도 찾으려고 의식하는 편이에요. 그렇지 않으면 삶이 무료하거나 삭막하게 느껴질 수 있거든요. 저는 커피를 정말 좋아하는데요. ‘커피를 마실 수 있는 그 순간이 감사하다’ 의식적으로 생각하기 시작했어요. 그러다보니 어느 순간 정말 감사함이 생기더라고요.
아름다운 순간을 기념하는 우리만의 의식
Q. 하이델빌리지 가족의 재미난 기념의식이 있다고 들었어요.
아내 : 딸 사랑이가 오이를 처음 먹은 날도 기념일, 이가 처음 난 날도 기념일, 셋이서 식탁에 같이 앉게 된 날도 기념일이죠. 우리는 매 순간, 매일이 기념일이에요. (웃음). 저희만의 기념의식(?)이 있는데요. 기념의 순간에는 춤을 춰요. ‘임신 37주 기념’ 춤이라는 명칭이 있을 정도에요. 춤을 추기 위해 남편과 안무를 짜기도 하고, 챌린지를 하기도 해요. 피곤해도 춤을 추지요.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그 순간을 최고로 즐기기 위한 저희만의 의식인 것 같아요.
Q. 나눔에 대한 특별한 기억이 있나요?
아내 : 제가 고등학교 시절, 칭찬 받을 일이 생겨 용돈 10만원을 받았어요. 제가 크리스천이라 예배가 끝나면 곧장 원하는 물건을 사러 갈 생각으로 기대감에 잔뜩 부풀어 있었죠. 그런데 예배 중, 목사님이 한 아이에 대해 말씀하셨어요. 이 아이의 집안형편이 너무 어렵다는 이야기었죠. 그 이야기를 듣고 꽤 충격을 받았던 것 같아요. ‘나는 오로지 나를 위해 뭔가를 사려고만 생각만 했는데, 누군가는 힘든 상황 속에서 이 돈이 절실히 필요할 수도 있겠구나’. 예배가 끝나고 10만원을 그 아이를 위해 기부 했어요. 사고 싶었던 물건을 사지 못했지만 기부를 하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 마음이 꽉 찼는지 몰라요. 물건을 살 때는 경험할 수 없는 특별한 기분이었어요.
저희 부모님이 베푸는 분이세요. 어렸을 때부터 부모님 영향을 참 많이 받은 것 같아요. 제게 ’나누며 살아라’라고 특별히 말씀하신 적도 없어요. 당신께서 나누는 모습 그대를 보여주셨죠. 그래서 저희 부부는 기부 외에도, 집에 손님이 오셨을 때도 되도록 풍족하게 나누는 편이에요. 육아용품도 누군가에게 도움이 될까, 항상 깨끗하게 사용해서 관리하고 필요한 분들을 위해 나눔을 실천하고 있어요. 어릴 적에 제가 보고 배운 것처럼, 딸 사랑이도 어릴 때부터 부모를 통해 나눔교육을 자연스럽게 보고 자랐으면 좋겠어요.
남편 : 저도 대학생 때부터 기부를 하고 있는데요. 사실 저는 제가 더 나은 사람이 되고 싶은 마음에 기부를 시작한 것 같아요. 더 나은 사람이 되어, 사람들을 돕고 싶다는 마음으로 꾸준히 기부를 하고 있죠. 남에게 도움이 되는 것이 기부이지만, 결국 나를 위해서 하는 것 같아요. 나의 자긍심, 삶의 이유, 동기부여가 생기거든요. 나의 자존감을 높이는 데에도 기부는 좋은 방법인 것 같아요.
나에게 나눔이란
Q. 두 분에게 ‘나눔’을 한 단어로 표현한다면?
아내 : 제게 나눔이란 ‘붕어빵’이에요. 붕어빵을 하나만 사지 않잖아요. 하나만 먹지도 않고요. 나눠 먹을 때 더욱 맛있구요. 그리고 따뜻하죠. 저는 붕어빵을 한 웅큼 사서 가족들과 나누어 먹을 때 가장 행복하다고 느껴요. 붕어빵을 나눠먹는 것 같은 모든 날들이, 제게는 아름다운 날이죠
남편 : 제게는 나눔이란 ‘의무’에요. 기분 좋은 의무이죠. 제가 더 잘 살아가려면, 나눔은 필수인 것 같아요. 성장을 위한 의무이죠. 나눔으로 인해 적보다는 아군이 만들어지기도 하고요. 제 나눔을 보고, 사람들이 ‘저 사람이 하는 일은 뭔가 가치 있는 일이야.’ 라고 생각할 수 있게 하는 나름의 원동력인 것 같아요. 그런 의미에서 제게 나눔은 평생 가지고 가야 책임인 것 같아요.
아내 : 저희 가족을 표현하는 것 중 하나가, 잠옷이에요. 집 안에서는 어떤 긴장이나 걱정없이 편하게 쉴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입다보니, 어느새 우리 가족의 트레이드 마크가 되었네요. (웃음) 그 이후, 사람들에게도 의미 있는 트레이드마크를 만들어주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렇게 해서 사업을 구상하게 된 게, 패밀리 쥬얼리에요. 가족의 상징물이 담긴 쥬얼리를 통해, 유대감을 형성하는 데 의미를 두고 있어요. 향후 수익금의 일부는 기부를 할 생각이에요. 선한 영향력의 힘을 우리는 믿으니까요.
기부하면 큰 금액을 기부해야 한다고 생각할 수도 있잖아요. 그런데 천 원을 기부하더라도 누군가에겐 그 천원이 도움이 될 수도 있어요. 기부 액수에 대한 부담을 내려놓으셔도 괜찮아요. 커피 한 잔 살 금액이라도 누군가에게는 도움이 될 수 있거든요. 이렇게 작은 금액으로 여러 번 기부를 하다보면 기부라는 게, 나만의 아름다운 날을 만들어내는 작은 의식이 될 수 있으니까요.
사진 : 김권일 사진작가
아름다운Day 담당자로서, 아름다운 날들이란 어떤 날들일까 많이 생각했다. 그런데 이 고민에 대한 답을, 이들을 통해 얻은 것 같다. 언뜻 특별할 것 없는 소소한 일상 속에서도, 나만의 시선으로 아름다운 순간들을 발견하고, 발견하려고 의식적으로 노력하는 것. 그것이 우리가 매일 아름다운 날을 누릴 수 있는 비밀이 아닐까. 앞으로 더 많이 생겨날 하이델빌리지 부부의 ‘기념일’이 더욱 기대된다. |
👉하이델빌리지 유튜브가 궁금하다면? https://www.youtube.com/@HeidelVillage👉하이델빌리지처럼 나만의 아름다운 날을 기념하고 싶다면? https://thebeautifulday.org/
첫댓글 평화를 당연하게 지루하다고 느끼는 제게 정말 소중한 가치를 일깨워주셔서 감사합니다.
매일이 선물인 것을 감사로 충만한 기쁨 속에 다시 시작하겠습니다.
유담 샘께서도 더욱 행복해지세요 ~()
ㅎㅎ 고맙습니다.
6월에 기쁘게 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