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의 시인을 만나다
문인협회에서 공모한 삼성현 학생작품 심사가 있었다. 오랜만에 뵙는 지부장님과 회원들을 보니 마음이 가벼워졌다. 학생들 작품 소재도 코로나가 많았다. 친구들과 마스크 벗고 급식도 먹고 영화도 보고 싶다는 가슴 짠한 글들이었다. 작품마다 학생들 온기가 전해져서 성의껏 작품을 심사했다.
초등학교 다닐 때부터일까. 동화책을 손에서 놓지 않았다. 학교에 가서 친구들에게 쉬는 시간이면 동화책 내용을 옛날이야기처럼 들려주었다. 쉬는 시간이면 내 주위에 친구들이 모여들었던 기억이 난다. 방학하는 날, 이야기 끝을 내야하는데 어떻게 해야 할까 고민을 하던 생각도 난다.
한 번은 이야기를 내가 지어서 들려주다가 방학은 시작되고 이야기는 결말을 지어야 하고 어떻게 하면 재미있게 이야기를 끝낼까 생각이 많았다. 결국 친구들에게 솔직하게 할머니가 들려주신 이야기와 엄마가 해주신 이야기를 섞어서 해주었는데 끝을 어떻게 내야할지 모르겠다고 했더니 한 친구가 ‘잘 먹고 잘 살았다’ 고 끝을 내주면서 즐거운 방학으로 들어간 소금쟁이 춤추는 추억이 있다.
고등학교에 들어가면서 웅변대회 원고 쓴 것으로 상을 받으면서 문예반에 들어가 글을 쓰게 되었다. 그때도 시를 썼는데 교내 시화전에 ‘코스모스’라는 시가 처음 내가 쓴 시다. 일기를 열심히 썼고 책을 많이 보았다. 그림도 좋아해서 도서관에서 유명 화가의 화첩을 보는 것을 즐겨했다. 허구한 날 빵으로 간단히 점심을 때우고 도서관에서 책을 보았다. 그런 눈이 부신 아름다운 시간이 창밖 풍경 속에서 하얗게 웃고 있었다.
미래 시인의 작품을 조금 일찍 만난 것이다. 이것은 가슴 떨리는 행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