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4년 캐나다를 이끌 총리와 정부가 탄생하는 총선 투표일이 이틀 앞으로 다가왔다.
판세는 여전히 짙은 안개 속에 있는 가운데 두 선두 주자가 어깨를 나란히 하며 달리고 있고, 3등을 다투는 두 당도 치열한 싸움을 벌이고 있다.
그러나 현재로서는 어느 당도 과반수가 넘는 의석을 차지하지 못해 소수정부가 나올 가능성이 매우 높은 상태이다. 물론 투표 당일 지금까지의 여론조사와는 차이가 큰 결과가 빚어질 가능성도 얼마든지 있다.
CBC, 나노스(Nanos) 등 4개 여론조사 결과는 18일 현재 1위 보수당 29~33%, 2위 자유당 29~32%, 3위 NDP 19~21%, 4위녹색당 7~10%, 5위 퀘벡당(Bloc Quebecois, BQ) 6~8% 순으로 지지도를 보였다.
하지만 예상 의석수로 보면 4위와 5위가 바뀐다. 퀘벡 주의 인구가 워낙 많기 때문이다. 퀘벡은 78석으로 121석인 온타리오 다음으로 캐나다에서 연방 하원의원을 많이 뽑는 주이다.
CBC 여론추적기(Poll Tracker)가 예상한 18일 현재 각당별 예상 의석수는 자유 133-보수 123-NDP 41-BQ 38-녹색 2-PPC 1 순이다. PPC(People's Party of Canada, 민중당)는 보수당에서 떨어져 나온 강경 보수 성향 당이다.
자유당과 NDP 의석을 합하면 174석으로 과반인 170석(캐나다 하원은 338석)에서 4석이 남는다. BQ는 보수당을 포함해 어느 당과도 연정에 나서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BC의 경우 보수 30%, NDP 26%, 자유 25%, 녹색 13% 지지도를 보여 주집권당인 NDP와 녹색당 인기가 높다. 자유당은 지난 2015년 선거에서 17석을 얻어 선전했으나 이번에는 그만한 성적을 거두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BC가 뽑는 연방 하원의원은 캐나다에서 3번째로 많은 42명이다. 자유당은 2015년 BC와 의석수 1, 2번째인 온타리오와 퀘벡에서 역전승해 집권할 수 있었는데, 3개주에서 이번엔 지지도가 떨어져 고전하고 있는 중이다.
온타리오에서는 자유당이 37%로 보수당의 31%보다 앞서고는 있지만, 이 주 진보보수당(Progressive Conservative of Ontario) 덕 포드(Doug Ford) 주수상의 낮은 인기에 상응하는 격차를 보이지 못해 의석을 15석 안팎 잃을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퀘벡에서는 자유당(31%) 다음으로 BQ(30%)가 2위이며 보수(16%), NDP(14%)와 4파전이 진행되고 있어 박빙의 승부가 펼쳐질 선거구들이 부지기수다.
NDP 대표 자그밋 싱(Jagmeet Singh)은 이미 반보수연합 기치를 내걸고 자유당을 비롯한 보수 아닌 어느 당과도 연정을 할 것이라고 천명해놓고 있다.
그는 "보수당 앤드류 쉬어(Andrew Scheer)가 총리가 되는 것을 막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쉬어의 성소수자에 대한 입장, 미온적 기후변화 정책, 부자 우선 정책 등에 강한 반대 의견과 반감을 표시해왔다.
여론조사와 싱의 계획 대로 선거 결과가 나와 연정이 이뤄질 경우 캐나다는 사상 최초의 저스틴 트뤼도(Justin Trudesu) 총리-싱 부총리(수석 장관) 진보 연립정부가 출범하게 된다.
싱은 자유당과의 연정에 동의하기 위한 6개 조건을 내걸었다. 기후변화 행동, 국민의약보험, 무이자 학자금 융자, 휴대폰 요금 인하, 저가주택 투자, 극부층 세제 도입이 그것이다.
쉬어는 지난 주말 반보수연합 움직임에 맞서 "어느 당도 과반 의석을 얻지 못할 경우 최다 의석을 획득한 당이 정부를 구성할 우선권을 가져야 한다"고 주장했으나 정치 전문가들은 동의하지 않았다.
현 BC 주의 NDP-녹색당 연정은 자유 43-NDP 41-녹색 3석 분포 속에 이뤄졌다. 쉬어의 논리대로라면 BC NDP는 2위였으므로 정권을 잡을 수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