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외모 지적도 아이에게 잘못된 가치관을 심어줄 수 있다. “우리 딸내미 저 통통한 뱃살 좀 봐, 어떡하니” “살 빼면 더 예쁠 텐데…” “코만 좀 더 높으면 완벽해, 커서 수술하자”처럼 농담 반 진담 반으로 무심코 던진 말들을 듣고 자란 아이는 ‘인정받고 칭찬을 받기 위해서는 예뻐야 한다’는 생각이나 외모에 집착하는 성향을 갖기 쉽다. 아름다운 외모, 반듯한 몸매에 대한 선망은 오래전부터 인간이 지녀온 본능인 것은 분명하다. 외모에 대한 관심이 지나치게 높아질수록 심리적으로도 부정적인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행복과 자아존중감이 주관적인 미의 기준으로 판가름 나기 때문이다. ‘키가 작아서 친구들이 싫어할 거야’ ‘난 뚱뚱하니까 드레스를 입을 수 없어’처럼 외모로 인해 자신도 모르게 가능성을 제한하고 마는 것이다.
이상적인 미적 기준 NO! 있는 그대로의 나를 사랑해!
한 가지 다행인 점은 최근 들어 이러한 사회적 분위기에 반대하는 목소리가 늘고 있다는 점이다. 사회가 규정한 여성의 틀을 벗어나기 위해 ‘탈 코르셋’을 외치는 여성들이 나타나는가 하면, 누구나 자신의 몸을 존중받을 권리가 있다는 의미의 BOPO(The Body Positivity Movement), 즉 몸 긍정주의 운동도 등장했다. 특히 몸 긍정주의는 매년 주목해야 할 트렌드를 알아보는 <트렌드 코리아>에서도 소개한 개념으로, 현재 대중들이 진정으로 원하는 가치가 무엇인지 살펴볼 수 있다.
변화는 곳곳에서 일어나고 있다. 글래머러스한 몸매에 예쁜 외모를 가져야 한다는 선입견을 깨고 튼살, 뱃살, 허벅지살, 밋밋한 가슴 등 다양한 체형을 가진 이들을 모델로 기용한 속옷 브랜드도 등장했다. 미국 브랜드 ‘에어리’로, 보정조차 하지 않은 화보를 공개해 폭발적인 호응을 이끌었다. 이러한 새로운 시도로 매출도 급격히 상승했다. 그동안 자신을 옥죄어 온 갑옷을 시원하게 벗어버리듯 세계 곳곳의 대중들은 몸 긍정주의를 온몸으로 환영하고 있다. SNS에서는 ‘두꺼운 허벅지가 생명을 구한다’는 뜻의 해시태그 ‘#thickthighsaveslives’가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자기 몸을 있는 그대로 사랑하는 이들이 늘어날수록 우리 사회에 단단하게 세워진 외모지상주의의 벽이 조금씩 허물어질 것이다. 아이의 몸과 생김새는 뛰어넘어야 할 기준도, 맞춰가야 할 스펙도 아니다. 몸을 사랑하지 않는다는 것은 곧 나 자신을 사랑하지 않는 것과 같다. 아이가 자신의 몸을 있는 그대로 사랑할 수 있도록 인도해주자. 내면의 진정한 가치가 드러날 수 있도록 말이다.
[출처: 앙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