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는 몹시 걱정이 되었던지 술 값을 치루면서
주인에게 더 이상 주문을 받지 말라고 했다
그때 박건호씨는 실업자였기에 철따라 옷을 구색으로 갖추어 입을 수도 없었기에
참바람이 옷깃을 스며드는 계절인데도 얇은 여름 옷을 입고 있었다
그래서 더 쓸쓸한 계절이였는지도 모른다
술집에서 나오니 부슬부슬 계속 비가 내리고 있었고
술이 좀 들어가니까 약간 추워서 몸을 움칠하는 모습을 보고 술이 취한 것으로 착각하고
그녀는 비틀 거리는 박건호씨를 버스에 태우면서
"이분 흑석동 종점에 내리게 해 주세요..." 라고 안내양에게 당부 했다
그러나 그는 다음 정거장에서 바로 내렸다.
"여긴 흑석동이 아니에요."
안내양의 제지를 뿌리치고 버스가 오던 길로 내 달렸고
동대문에서 창신동으로 가는 중간 지점 쯤에서 우산을 쓰고 걸어 가는 그녀의 뒷모습이 보이자
급하게 뛰어 와서 숨도 고르지 않은채 그녀 앞으로 달려 가서
"정아씨! 사랑해요."
라고 한미디 하고는 다시 도망을 첬다
용기를 내서 막상 말을 하고 보니 너무 쑥수러웠고
또 그에게서 어떤 말이 나 올지를 잘 몰라서 두려웠던 것이다
그동안 초라한 자신을 비관하고 떳떳하게 사랑을 구애하지 않았던 것이다
그 한마디를 던지고 동대문 방향 쪽으로 다시 도망을 가면서
"아~ 나는 왜 근사하게 사랑을 고백하지 못 할까?" 라고 후회를 했으며
뜻밖에 던진 말에 놀란 표정의 그녀가 박건호를 바보 라고 놀리는 것 같기도 했고
또 불퀘해 하는 것 같기도 했다고 한다
이게 뭐람 근사한 레스토랑도 아니고 경치 좋은 강변도 아닌 곳에서
그동안 벼르고 별러왔던 사랑 한다는 소중한 말을 자신도 모르게 술취한 사람이
농담을 하듯이 불쑥 내던지고 도망을 친게 정말 바보 같았다
하여튼 그날 이상한 이별 경험은 두고두고 자신을 괴롭혔고 그에게는 피여나지 못한
첫 사랑은 늘 아쉬움으로 남아 있으며
그것이 그녀와의 마지막 작별 이었다고 한다
그후 그 날의 느낌으로 이 가사를 썼다고 전해 지는데......
그리고 원래는 "9월의 마지막 밤" 으로 가사를 만들었지만
앨범 발매 시기가 10월로 늦춰지는 바람에 가사를 10월의 마지막 밤으로
즉석에서 타이틀을 바꿨다고 전해진다
친근한 노랫말과 이용의 가창력이 당시 각종 가요 차트 1위를 기록하였고
수많은 대중들이 많이 따라 부르던 국민 가요로
무명의 이용을 톱으로 만든 노래로써 1982년도 mbc, kbs 최고 인기상을 누렸다
시인이며 작사가 박건호
1949년 강원도 원주에서 태어난 토우 박건호 시인은
스물 한살이 되던 1969년에 첫시집 영원의 디딤돌」을 세상에 내 놓으면서
시인으로서의 첫발을 내디뎠다.
하지만, 그로부터 3년 후인 1972년에 노랫말 「모닥불」을 발표 하면서
대중가요 작사가로 본격적인 활동을 하기 시작
내곁에 있어주(1975)」, 잊혀진 계절(1982)」,「아! 대한민국(1983)」,「풀잎이슬(1983)」
히트곡을 포함한 3천여곡의 노래 말을 창작 발표해서
방송 가사대상을 비롯하여 1984년에는 국무총리 표창을 받기도 했으며.
그간 십여권의 시집과 수필집을 냈다
대중가요 작사가로 탄탄대로를 걷던 중 불행하게도 그는
지난 1989년 뇌졸중으로 시작된 언어 장애와 수족마비 시신경 장애라는 병마와 싸워야 했고
그길 터널의 끝에서 만성 신부전 말기 증세로 신장이식 수술을
받지 않으면 안될 만큼 사경을 헤매기도 했었다
그러던 중 마침내 그는 1994년 5월 신장이식 수술을 받았고
그후 다행스럽게 건강이 회복되어 새 생명을 얻은 각별한 심정으로 시작(詩作)에 몰두해 오면서
모닥불과 시섬을 개설하여 시인들과의 아름다운 모임을 만들어서
여러권의 공저를 발간 했으며 수차례의 시와 음악이 있는 시 낭송의 무대를 마련해서
주위 사람들에게서 존경을 받아 왔었다
방배동 문학카페 풀루넷에서 박건호와 문학동인들 (지팡이 짚은이가 박건호 / 걸터앉은사람 예촌김남식)
그러나 그것도 잠시 자꾸만 건강이 웬지 그리 좋지는 않았었다
그러던 중 2007년 여름에 설상가상으로 발을 헛디뎌서 다리가 골절되는 일이 생기면서
이상하게도 그에게 뜻하지 않게 위장 출혈이라는 괴병으로 2007년 9월말 연대 세브란스 병원에 입원하게 된다
약 70여일간의 투병 속에서 자신을 이기지 못하고 결국 오뚜기 같은 육신의 삶이
2007년 12월 9일 밤 11시 58세로 끝내 생을 마감하게 된다
우리는 젋은 나이에 일찍 요절한 가수들을 참 많이도 보아왔으며 그들은 한결같이
그들이 부른 노래의 가사 처럼 사라졌다
인생은 연기속에 재를 남기고 말없이 사라지는 것....타다가 꺼지는 그 순간까지 우리들 이야기는 끝이 없어라
모닥불 가사 중에서...
동인들과 함게 만든 박건호 추모시집
시인 박건호도 그의 출새작 모닥불 가사와 같이 그는 정말 연기처럼 사라졌다
우리네 4,50 대 나이에서는 누구나 박건호가 작사한 노래 한 두가지는 부르며 자라왔다
많은 사람들은 가수 이름만 알았지 가사를 만든 사람과 작곡가는 누군인지 잘 모르고 노래만 열심히 부르고 있다
그러나 문학을 알고 詩를 알고 詩를 쓰면서 주옥같은 노래 말들은 거의 모두가 시인들에 몫이 였다는 사실을
뒤 늦게 알게 되면서 가사 하나 하나를 음미하는 습관이 생겼다
그가 죽기 석달전 우리 文友들은 석초호수에서 박건호와 음악엣세이 시낭송공연을 하였다
박건호 시인이 발표한 3000여곡의 가사 중에서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노래들로7080 세대들 가슴에는 영원 할 것이며 잊혀지지 않은 노래가 될 것이다
박건호대표곡모닥불.아대한민국.잊혀진계절.단발머리.그대는나의인생.빙글빙글.찰랑찰랑.새끼손가락.토요일은밤이좋아.환희.
너무쉽게헤여젔어요.당신도울고있네요.구름같은인생.고귀한선물.슬픈인연.어느소녀의사랑이야기.내곁에 있어주
女媛에 싣린 박건호의 노랫말 사연에 관한기사.
잊혀진계절
지금도 기억하고 있어요 시월의 마지막 밤을
뜻모를 이야기만 남긴 채 우리는 헤어졌지요
우-- 그날의 쓸쓸했던 표정이 그대의 진실인가요
한마디 변명도 못하고 잊혀져야 하는 건가요
언제나 돌아오는 계절은 나에게 꿈을 주지만
이룰 수 없는 꿈은 슬퍼요 나를 울려요
첫댓글 박건호씨 시집은 저도읽어봤죠...오ㅡㅡㅡ그런사랑,,좋을것같은데요...
시처럼 고운 노랫말들이 많이 있지만
박건호님의 노랫말은 결국 시 입니다
우리시절엔 수줍은 사랑이 많았지만 요즘
세태를 가만히보면,쉽게 뜨거워지고식는 인스턴트
사랑같아 아쉬운생각이 듭니다 그시절 수줍은마음이
일렁이는 그런 사랑이 그리운 오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