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기분전환도 할 겸해서 서대문 독립문 ~ 신촌 연세대 사이에 있는 안산 (鞍山)에 올랐습니다. 높이는 250 m 에 불과한 나즈막한 산인데 마치 말안장처럼 평퍼짐하게 생겼다고 해서 안산이라 불리운다 합니다. 산 정상에는 옛 봉수대가 있는데 여기까지 오르지는 않고 둘레길을 따라 천천히 거닐었습니다.
오르는 곳은 여러군데가 있는데 전철과 버스를 한번 갈아타고 서대문 독립공원 (서대문형무소 역사관)이 있는 곳에서 내린 다음, 서대문 구의회 건물 입구를 지나서 안산에 올랐습니다.
안산의 둘레길에 들어서서 아래를 내려다 보니, 저 아래 발치에 서대문형무소 역사관 건물이 보입니다.
바로 어제 새벽엔가 비가 와서 하늘이 무척 맑았습니다. 저 멀리 남산도 아주 선명하게 보이더군요.
바로 오른쪽 앞에 건물은, 옥상 지붕에 둥그런 천문대 돔이 있는, 한성과학고등학교 건물입니다.
정면에 마주 보이는 이 산은 인왕산 자락이고요.
안산 둘레길 안내 지도입니다. 서대문구에서 몇년전에 아주 잘 만들어 놔서 산책을 하는 시민들이 아주 많았습니다.
둘레길 전체 길이는 대략 4 km 정도 되지 않나 싶습니다. 천천히 걸어도 1시간~2시간이면 한바퀴 돌 수가 있습니다.
저는 그냥 둘레길에서 산 정상 (봉수대 방향)으로 곧바로 올라갔다 산 아래에 있는 (신촌 방향) 봉원사에 먼저 들렀습니다. 대웅전 건물의 현판이 삼천불전이라는 다소 생소한 이름이 적혀 있어서 어느 부처님을 모셨나 궁금했습니다.
왼손 집게 손가락을 오른손으로 감싸 쥔 지권인 모습을 한 부처님이셨습니다. "지혜의 모태" 이자 "금강석(다이아몬드)처럼 단단함"을 상징하는 비로자나불입니다. 보통 비로자나불을 모신 전각은 "대적광전"이나 "대적전"으로 불리는데 봉원사에선 삼천불전으로 명명한 것이 좀 특이했습니다. 큰 비로자나불 뒤에 작은 부처님 상을 3천개를 모신 듯하고, 그래서 전각 이름을 이렇게 지었나 봅니다.
삼천불전 위쪽에 있는 어느 전각 (이름을 잊었는데... 대자대비의 상징인 관세음보살을 모신 원통전이었던 듯...) 앞에는 법주사에서 볼 수 있는 쌍사자 석등이 건물 좌, 우에 하나씩 놓여 있었습니다. 요즘 만든 석등치고는 제법 정성스럽게 제작하였고 조형미가 있었습니다. 다만 요즘 많은 절에서 옛 법식에 어긋나게 석등을 배치하는 경우를 종종 보게 되는데, 이 곳에서도 법식에 어긋나게 건물 앞 좌, 우에 하나씩 배치한 게 좀 눈에 거슬렸습니다. 옛 법식에 따르자면 석등은 '부처님의 진리', '무지를 깨우치고 어둠을 밝히는 광명'을 뜻하는 것으로 부처님의 진신사리를 모신 석탑 앞에 딱 1개만 배치했습니다. 요즘엔 마치 어염집 대문을 밝히는 전등처럼 이렇게 좌, 우에 하나씩 장식용으로 배치하더군요.
부처님이 태어나셨을 때, 용 아홉마리가 나타나 물을 뿜어 목욕을 시켰다는 전설을 형상화한 상도 있었고,
신도들이 줄을 길게 서서, 앙징맞은 바가지로 물을 떠서 아기 부처님에게 부어주었습니다.
신촌 연세대 방향이 내려다 보이는 봉원사 입구입니다. 6월에 피는 불두화가 한창입니다.
올해는 유독 꽃이 제철을 잊고 일찍 피고 있습니다. 요즘 우리나라의 아픈 상황을 꽃이 암시하는 걸까요?
법요식이 진행 중이었습니다.
수백년된 봉원사 느티나무
이곳이 한글학회 창립총회가 열렸던 유서깊은 장소입니다.
봉원사에서 점심을 먹고, 다시 안산으로 올라 둘레길을 걸었습니다. 얼마 안가 이렇게 메타스퀘어 숲을 만났습니다.
메타스퀘어가 전나무랑 비슷한 것 같습니다. 하늘을 찌를듯이 높이 솟아 오르는 것하며 잎사귀도...
현재 위치는 <숲속의 무대>라 불리는 쉼터입니다. 메타스퀘어 숲 안에 있었습니다.
<숲속의 무대> 전경. 많은 시민들이 메타스퀘어 숲에서 잠시 쉬면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습니다.
여기서 조금 내려가다 우측의 산길로 꺾어 걸어 올라가다 다시 내리막길로 내려서면 "메타스퀘어 숲길" 이라 불리는 곳이 따로 있지만 굳이 거기까지 가지 않더라도 이 주변에 온통 메타스퀘어 나무가 빽빽하게 있어 여기가 더 볼만 하더군요.
숲속의 무대 쉼터 아래 내리막길입니다.
여기서 조금 내려가다 보면 "메타스퀘어 숲길"이라는 팻말이 오른쪽 산길을 가리키는데, 가리키는 방향대로 산길을 조금 오르다 보면 능선을 만나게 되고 능선 아래 내리막길을 따라 조금 내려가다 보면 "메타스퀘어 숲길"이 나타납니다.
능선아래 내리막길입니다. 메타스퀘어 숲길로 가는 길입니다.
이 곳이 바로 메타스퀘어 숲길입니다.
산길을 내려와 다시 둘레길로 접어들어 처음 출발지였던 서대문형무소 역사관 쪽으로 터벅터벅 걸어갔습니다.
처음 출발지였던 곳 근처에 다시 왔습니다. 인왕산 자락입니다.
서대문 독립공원 위쪽에 있는 서대문 구의회 쪽으로 내려가는 길목입니다.
이렇게 부처님 오신날, 봉원사랑 서대문 안산을 산책하면서 하루를 보냈습니다.
첫댓글 감사^^ _()_
예, 산책삼아 도시락들고 한번 가볼만한 곳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