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수분해
믿음이 약한 자들 믿음이 없는
자들이 창의력을 기른다 나는
구구단을 외우며 창의력을 길렀다
이이는사 이삼은육 칠칠사십구
믿음이 있다면이야 믿음이
강하다면이야 창의력 인내력이 무슨
소용이랴 단결력 집중력 순발력이
의료보험 자동차보험이 무슨 소용이랴
이이는사 이삼은육 칠칠사십구 믿음이
약한 자들 허술한 자들이 창의력 인내력
단결력 집중력 순발력을 발휘하여
의료보험 자동차보험 손해보험 화재해상보험
생명보험 이사랑치과보험 일오칠칠
공사사일 지금 전화하세요 각종 암보험
믿음도 없이 구구단을 외우며
허송한 세월 구구단을 외우면
강해 보이기도 하고 민첩해 보이기도
하지만 구구 팔십일에서 탁
닫히는 구구 구구단 자차보상 대물 대인
긴급출동 서비스까지 책받침에
공책 뒷장에 이이는사 이삼은육
육사이십사 팔칠오십육 팔팔 팔팔
팔팔 팔팔 육십사 스프링처럼 튀어나오는
창의력 인내력 단결력 집중력 순발력 믿음이
약한 자들 믿음이 없는 자들 아아이십삼 아아칠십구
아아십칠 아아십삼 아아삼십칠 아아나비
아아범나비 아아호랑나비 애호랑나비
아아모시나비 붉은점모시나비 나비 나비
나비 나비 나비
斗斗熊
斗斗熊이시여 나의 마음 가장 깊은 곳에 계신 하늘이시며 샘이시며 새의 노래이신 斗斗熊이시여 斗斗 斗斗 斗斗熊이시여 꿈같고 꿈결 같은 바람 같고 바람결 같은 斗斗 살 같고 살결 같은 결이 고우신 斗斗熊이시여 늘 멀리 떠날 것 같은 자세로 곁에 계시는 斗斗熊이시여 밥이고 떡이고 술이고 고기이신 먹어도 먹어도 없어지지 않고 다시 생겨나는 라면 같고 참치통조림 같고 아이스크림 같은 우리가 다 이루 먹어치울 수 없는 흐르는 젖과 꿀 같은 斗斗熊이시여 우리는 이제 배고픔을 면했나이다 다시 갈 길을 일러주소서
박순원 충북 청주 출생. 2005년 『서정시학』 겨울호 신인상. 시집 『아무나 사랑하지 않겠다』『주먹이 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