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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12일은 ‘세계 청소년의 날’이다. 중언부언할 것도 없이 ‘청’은 희망과 미래를 상징하는 색깔이다. 봄에 돋아나는 새싹은 파랗고 여름을 장식하는 녹음은 푸르다. 어쩐지 슬프게 와 닿는 동요 〈반달〉의 은하수도 “푸른 하늘”에 걸려 있다.
청소년과 성인이 두루 읽을 만한 작품을 영 어덜트young adult문학이라 부른다. 우리나라에는 영 어덜트 문학이 별로 없다. 흔히 예로 지목되는 작품이 황순원의 〈소나기〉인데, 청소년이 아니라 그보다 훨씬 어린 소녀와 소년이 주요인물인 까닭에 아주 적절한 사례로 인정되기는 어렵다.
우리나라에 영 어덜트 문학이 발달하지 못한 것은 사회가 어른 중심으로 운영되기 때문이다. 인격 완성을 삶의 최종 목표로 여기는 성리학 세상에서 어린이들은 그저 ‘철부지’로 치부되었고, 그 탓에 아동문학은 까닭도 없이 한 수 아래 글로 폄훼되었다.
부모가 자녀를 데리고 동반자살하거나, 학생 인권 탄압을 아무렇지도 않게 생각하는 교육자가 드물지 않은 현상도 그와 같은 사고방식이 낳은 잘못된 결과이다. 아동문학과 영 어덜트 문학의 발전은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하나의 실마리가 될 것이다.
이제라도 인식이 바뀌어야 마땅하다는 뜻에서 우리나라 영 어덜트 문학의 진정한 모범작품을 거론해볼까 한다. ‘브 나로드’ 운동의 결과물로 탄생한 심훈의 〈상록수〉가 바로 그것이다. 애써 견강부회를 하지 않아도 모두들 고개를 끄덕일 터이다.
〈상록수〉의 실존 인물 최용신은 1909년 8월 12일에 태어났다. 그는 농촌계몽운동에 진력하던 중 병을 얻어 불과 26세 나이에 세상을 떠났다. 혹독한 일본제국주의의 탄압과 최용신을 적극 도와주지 않은 세상인심을 생각하면 지금도 마음이 아프다.
대구문인협회 회원들이 ‘대구의 인물’을 제재로 각각 한 편씩의 ‘짧은 상록수’를 써서 책으로 엮어낸다고 한다. 아주 바람직한 문학운동으로 여겨져 박수를 보내면서 그 성과에 큰 기대를 건다. 이는 글 쓰는 예술가가 아니면 어느 누구도 할 수 없는 고귀한 작업이다.
출간된 책을 읽을 생각만으로 벌써 무더위가 한풀 꺾이는 듯하다. 한여름이 책 읽기에 가장 좋다고 한 정약용의 가르침에 생생한 공감을 느낀다. 이번 기획을 계기로 대구 문인들의 아동문학작품과 영 어덜트 문학작품이 더욱 성장해서 나라 안팎에 찬란한 빛을 뿜어내기를 진심으로 소망한다.
*2022년 12월 27일, 대구문인협회(회장 심후섭)가 본문에 언급된 책을 발간했습니다. 제목은 <대구의 인물과 역사 - 대구에서 살아온 사람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