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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자배구 플레이오프가 도로공사의 2대1 승리로 결정되고, 챔피언 결정전도 있었습니다. 오늘(23일, 토) 2차전에 예정되어 있죠.
제가 오늘 리뷰하려는 경기는 지난 3월 19일(월)에 있었던 한국도로공사 대 GS칼텍스의 플레이오프 3차전 경기입니다. 일단 경기 승부 자체가 중요하다보니 TV를 통해 생중계를 지켜보곤, 바빠서 계속 글 쓰는 게 미뤄져 왔었습니다.
그래도 경기를 지켜봤고, 또 메모 해놓은 것들도 있고.. 그래서 많이 늦었지만, 몇 자 적어봅니다. 또 GS는 마지막이었으니까요.
양팀 스타팅라인업 소개. 홈팀 도로공사가 최정예로 나선 반면, GS칼텍스 알리 선수의 부상은 심각한가 봅니다. 스타팅 제외!
■ 오늘의 경기 리뷰
이고은 세터의 서브범실이 있었지만, 이소영 선수 연속득점으로 시작한 1세트. 배유나 선수의 완벽할 뻔했던 이동공격을 강소휘 선수가 블로킹 해내고(6대8), 이어서 여유있는 밀어넣기 득점(6대12 시점). 표승주 선수도 공격하는 폼이 좋아보였습니다(10대16). 도로공사가 오늘 홈으로 돌아오긴 했지만, 아무래도 2차전을 잡아내며 승부의 균형을 맞춘 GS 선수들이 더 활기가 넘쳐 보였습니다.
도로공사에서는 노장 정대영 선수가 득점뿐만 아니라 디그(수비)에서도 몇 차례 활약해주면서 15대18까지 추격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김천에이스' 박정아 선수의 공격이 결정적으로 문명화 선수 블로킹벽에 막히며 15대20! 마지막은 문정원 선수 공격범실로 19대25. 1세트는 원정팀 GS칼텍스가 가져오는데 성공했습니다.
2세트 초반에는 도로공사의 파튜 선수가 강렬한 인상을 남겼습니다. 여유있는 밀어넣기 뿐만 아니라 강력한 백어택 득점(5대5, 6대6)을 연달아 터뜨리며 팀 공격을 주도했습니다. 오늘 몸이 아주 가벼워 보였어요. 반면 앞선 세트 때도 조금 주춤한 느낌을 줬던 박정아 선수는 아직도 깨어나지 못한 모습이었습니다. 6대8이 된 공격범실 장면 등등 뭔가 잘 안풀리는 듯 했고, 표정도 어두웠어요.
GS칼텍스쪽에서는 '언니들을 대신해' 강소휘 선수가 공격 선봉에 섰습니다. 경기 시작부터 꾸준히 득점을 쌓아간 강소휘 선수! 강타, 연타, 밀어넣기 득점까지... 자유자재로 점수를 올리는 모습이었습니다(6대7, 12대18, 12대19 시점 등등).
여기에 김현정 센터도 서브득점(8대13)에 이은 좋은 수비(다이빙디그) 장면이 있었습니다(정대영 선수 범실로 이어지며 8대14). 이고은 세터의 백토스를 득점으로 연결시킨 표승주 선수 공격 순간도 기억에 남고요(9대15). 다시 또 순항하는 GS칼텍스였습니다.
세트 막판 도로공사쪽 비디오판독이 성공하고(18대22), 또 상대팀 외국인선수 파튜(19대22, 21대24 만든 득점 등등) 때문에 위기가 올 뻔도 했습니다. 하지만 이소영이 연속득점하며 리드를 지켰고, 강소휘 선수가 끝냈습니다. 21대25로 GS가 또 승리를 거두네요.
1차전 패했지만 2차전을 가져왔고. 또 마지막 경기인 3차전의 첫 두 세트를 승리한 GS칼텍스. '챔피언결정전행 0%의 확률을 뚫고 인천으로 향하나?'하는 바람이 불 찰나였습니다. 이소영 선수 연속득점이 나오며 2 대 3 출발했지만, 여유는 오래가지 못했습니다.
3세트 초반, 수비 도중 서로 공을 미루면서 실점하는 장면부터가 지켜보는 팬들을 불안하게 했습니다. 이어서 숨쉴 틈도 없이 이소영 선수는 서브에 실패했고, 강소휘 선수도 공격범실을 기록했습니다(5대4).
여러 번의 디그와 공격커버가 된 볼을 또 우리코트 위에 떨어뜨려놓는 GS칼텍스의 자체범실이 또 나왔고, 이소영 선수는 문정원의 블로킹에 걸림. 표승주 선수의 공격볼은 안테나를 때리기도 했습니다. 세트 초반 리드를 스스로 내준 GS칼텍스(10대7). 이 덕분에 2~3점차 리드를 가져간 도로공사는 문정원 선수의 스파이크로 19대14까지 점수차를 벌리는데 성공했습니다.
뭐, 이번 세트는 그대로 끝이네요. 여유 있어진 도로공사 선수들. 배유나 센터는 이영의 공격을 블로킹 해내고(20대14), 또 파튜는 이효희 세터가 한 손으로 힘겹게 올려준 토스를 득점으로 끝내주고(21대14). 16 대 25로 여유있는 승리를 거둔 도로공사입니다.
한 세트만 더 따내면 되는데! 그게 마음처럼 참 쉽진 않죠?
양팀 모두 앞선 플레이오프 두 경기를 풀타임 접전으로 치르고 온 터라 체력은 바닥이고. 거기에 첫 두 세트를 따내고도 3세트를 내주며 승부를 마무리짓지 못했던 GS칼텍스 선수들은 점점 더 동요하기 시작했습니다. 조급해지는 마음... 그럴 수밖에 없었습니다.
4대0으로 시작한 4세트. 당황한 차상현 감독님이 작전타임으로 흐름을 끊어봤지만, 그 점수차가 좀처럼 좁혀지지 않았습니다. GS칼텍스쪽에서는 그들이 자랑하는 삼각편대쪽에서 득점으로 마무리가 계속 안되었습니다(계속 도로공사의 유효블로킹과 수비에 걸림).
반면 도로공사쪽에선 수면 아래 잠들어있던 박정아 선수가 드디어 깨어나기 시작했고요(8대4 득점장면 등). 세트 중반엔 정대영과 파튜의 득점으로 점수차를 더 벌리고(13대8까지), 또 문정원 선수까지도 공격일선에 나서주네요. 공격득점 3개를 더해 16대11을 만들었습니다.
GS칼텍스쪽에서는 내내 답답한 흐름이 이어지다가, 이소영 선수가 오랜만에 득점을 성공시켜줬습니다(13대9, 14대10). 하지만 그것 뿐이었고, 다들 많이 힘들어 보였습니다. 이소영 선수가 18대13을 만든 백어택 장면에서도 웃음기가 싹 사라졌더군요. 볼이 벌겋게 상기된 것이 현재 선수들의 체력적인 상태, 근근이 정신력으로 버텨내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었습니다.
그렇게 GS칼텍스팀은 무너졌습니다. 원 포인트 서버로 투입된 한수진 선수가 서브 범실을 했고(19대13), 이소영 선수는 범실(21대13). 선수들이 어렵게 살려냈던 볼도 아웃이 되고, 집중력이 떨어지며 자멸했습니다.
강소휘와 이소영을 대신해 박혜민, 박민지를 교체 투입하며 마지막 세트를 대비합니다. 코트위에 선 한송희 선수(No.14)는 처음 보는 것 같아요(세트 막판 리베로로 출전).
그리고 드디어 마지막 세트. 중계화면에는 첫 서브를 앞두고 기도하는 이고은 세터와 한숨 고르는 강소휘 선수 모습이 비춰졌습니다. 하지만 그들의 바람과는 다르게 이번 세트도 3대0, 도로공사의 리드로 시작되었습니다(이소영 범실 + 문정원 서브에이스 등).
백전노장 이효희 세터는 이렇게 살 떨리는 시점에 더 여유를 보이고(패스페인트 성공으로 4대1), 파튜 선수의 공격도 굿(5대2 시점).
반면 따라가는 처지에 놓였던 GS칼텍스 선수들은 김유리 선수의 속공 미스(8대4)와 강소휘 선수의 서브 범실(9대6 시점), 교체로 투입된 안혜진 세터도 서브 에러(10대8) 등등 또 뭔가 안 맞는 모습을 계속 노출했습니다.
그리고 오늘 경기 마지막엔 또 클러치 박! 마지막 없는 힘을 짜내며 몸 던지고 또 몸을 날리며 겨우겨우 버티는 GS칼텍스를 박정아 선수가 눌러벼렸습니다. 세트 막판 11대9, 12대9를 만든 득점에 13대10, 14대11까지... 집요하고 날카로운 공격력으로 승부를 결정지었습니다. 그리곤 정대영 선수 블로킹으로 피날레! 15대11로 홈팀 한국도로공사의 승리입니다. 축하해요.
■ 그 외 주요 Point!
이렇게까지 치열했던 포스트시즌은 없었습니다. 하루 걸러 하루씩, 온힘을 다해 풀세트 접전을 치뤄온 양팀! 결국 최종 승자는 지난 시즌 챔피언! 도로공사였습니다.
파튜가 시작부터 경쾌한 모습이었고(오늘 26득점, 공격성공률 44.64%), 박정아 선수가 잠에서 깰 시간을 벌어줬습니다. 박정아 선수는 21득점(공격성공률 33.96%)! 역시 경기 승부처 때 '차감고 냉철하게' 뒷심을 발휘해준 그 능력은 확실히 눈에 띄었습니다.
"2차전 때는 많이 아껴둔 것이었다"는 김종민 감독의 말에 해당되는 바로 그 선수, 이효희 세터는 오늘 다섯 개 세트 모두 스타팅으로 코트를 밟았고, 문정원-배유나-정대영 선수도 나란히 9-8-7 득점을 보탰습니다. 뭐, 그렇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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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패자(?!)' GS칼텍스는 두고 두고 알리의 부상공백이 아쉬울 겁니다. 강소휘 선수가 팀내 최다인 27득점, 이소영도 23득점. 표승주 선수도 11점을 보탰지만, 마지막에 힘이 부족했습니다. 알리가 있었더라면 국내 공격수들이 지치고, 또 잠깐씩 기복이 찾아왔을 때 돌아가며 휴식(교체)을 줄 수 있었을 겁니다. 또 중요한 포인트 때마다 득점으로 해결해줄 수 있는 능력도 기대할 수 있는 선수이고요. 하지만 알리는 없었습니다.
[관련보도] [노컷뉴스] '패장' GS 차상현 감독의 아쉬움 "알리, 출전 가능했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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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솔직히 4세트를 맞이하면서 '한 세트만 더 따내면 되었던' GS칼텍스와 남은 '두 세트를 다 가져와야 했던' 도로공사. 확실히 물리적/수학적으로 유리했던 쪽은 분명 GS칼텍스였습니다. 하지만 양팀 선수들 모두 체력이 다 소진된 상황에서, 특히 쫓기는 입장에 선 GS칼텍스의 젊은 선수들에게 확실히 정신적인 요인이 크게 작용했을 겁니다. '쫓기고 있다'는 조급함이죠.
그렇다고 우리 GS선수들의 '어림'을 핑계 삼고 싶지는 않습니다. 솔직히 이번 2018-19 시즌 전체를 지켜봐오면서, 그들은 정말 흔들리지 않고 잘해줬거든요. 팬의 입장에서 볼 때 '엇, 흔들릴 타이밍인데?' 라거나 '이번에는 힘들거야'라고 생각했던 순간 순간들마다 우리 선수들은 잘 버텨주었습니다.
이소영 선수는 이제는 부상에서 완벽히 회복했고, '아기용병' 대신 '소영선배'라는 별명이 잘 어울리게 팀의 버팀목이 되어줬습니다. (개인적으로 만날 때마다 사진을 함께 찍는) 강소휘 선수도 1997년생이란 어린 나이가 믿기지 않게, 오늘도 책임감 넘치는 모습으로 공격에 임해줬습니다. 표승주 선수도 특급 조커 역할에 충실해줬고, 한다혜 리베로는 나현정 선수가 떠나간 자리를 무리없이 잘 채워줬습니다.
이번 정규시즌 초반, 이고은 세터가 부상으로 자리를 비웠을 때 혜성처럼 등장한 안혜진 세터의 성장세도 반갑고, 코트 위에서 그녀 특유의 에너지 넘치는 움직임과 강력한 서브는 팀에 훌륭한 무기였습니다. 안혜진 선수가 시즌 초반에 없었더라면, GS에게 포스트시즌도 없었겠죠.
그리고 (차상현 감독의 Two 세터 분배 기용 때문에(=편애를 받고 있다는 많은 팬들의 주장)) 마음고생도 많았었을) 이고은 세터! 물론 아직 많이 미흡하고, 더 발전할 부분도 있습니다. 하지만 현재 매 순간마다 혼신의 힘을 다하는 플레이, 한몸 던져 공을 살려내고, 우리팀 공격수들에게 보다 나은 토스를 올려주려는 움직임들을 보고 있으면... 지금의 팬들의 비난은 많이 자제되어야 할 것입니다.
솔직히 김유리 & 문명화 선수가 영입되었을 땐, GS칼텍스의 빈약한 센터진 문제도 말끔히 해결될 듯 기대했었습니다. 하지만 실제로 뚜껑을 열고 보니, 생각만큼은 아니었죠. 최근에는 "이제 FA로 풀리는 양효진 선수(現 현대건설)를 데려오자"는 주장도 보입니다.
현재 시점에서 가장 앞서 보이는 건 아무래도 김유리 선수(정규시즌 29경기 131득점, 블로킹 38개)겠고. 부상 때문인지 문명화 선수가 주춤한 상황에서, 오히려 김현정 선수(180cm, 1998년생)가 많은 기회를 부여받기도 했었습니다(정규시즌 26경기 89득점, 블로킹 42개). 스피드나 그를 바탕으로 한 공격력에 있어서는 이영 선수(180cm, 1996년생)도 있는데, 이제 팀내에서 우선순위가 또 결정되겠죠?
양효진 센터가 GS칼텍스에 합류한다면이야, 더할나위 없이 세상 강력한 무기를 손에 넣는 꼴이 될겁니다. 하지만 현대건설이 팀의 프랜차이즈스타를 놓칠 일도 없고, GS칼텍스는 당장 팀내 선수들(표승주 & 이고은) 단속부터 해야합니다. 그리고 지금은 한 해동안 고생한 우리 선수들에게 고맙다는 인사까지만 해주고 싶네요. 다들 모두 고맙고, 감사합니다.
[관련보도] [스포츠월드] 차상현 GS칼텍스 감독 “끝까지 뛰어준 선수들 박수받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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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오늘 경기 승리팀 도로공사는 인천으로 갑니다. 아니, 벌써 인천에 와있죠? 숨 돌릴 틈도 없이 정규시즌 1위팀, 흥국생명과의 챔피언 결정전이 펼쳐집니다(이 글 쓰고 있는 현재, 양팀의 챔피언결정전 2차전이 진행 중입니다).
분명 도로공사 입장에서는 쉽지 않은 시리즈가 될 겁니다. 분명 전력차도 있고, 체력적인 부담에 대해선 더 말할 필요도 없습니다.
[관련보도] [노컷뉴스] 도로공사, '경기 감각'을 얻고 '체력'을 잃다.
https://sports.news.naver.com/volleyball/news/read.nhn?oid=079&aid=0003206546
하지만 저는 도로공사팀을 응원합니다. 개인적으로 '제 몸이 가는 팀'이니까요. 다들 수도권에 머물러 있을 때, 멀리 이곳 김천까지 내려와 터를 잡아준 팀입니다. 직관을 갈 수 있게 되었고, 또 여자배구를 정말 좋아하고 푹 빠지게 만들어준 고마운 팀이니까요.
아직 우승 경험이 없다는 김해란 리베로(現 흥국생명)에겐 미안합니다. 하지만 도로공사 파이팅! 많은 팬들과 함께 응원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오늘 경기, Photo~~
한국도로공사를 든든히 뒷받침해주는 힘. 임명옥 리베로 & (오늘은 공격에서도 눈에 띈) 문정원 선수. 여기에 무서운 이 선배 추가!
그리고 한국도로공사엔 '역시 클러치 박!' 박정아 선수가 있었고. 더 높은 곳을 향해 나아가는 도로공사팀. 축하합니다.
반면 GS칼텍스 선수들은 2차전, 그리고 3차전의 첫 두 세트를 잘 풀어내고도 아쉬운 패배를 맞았습니다. 마지막엔 선수들 모두 정말 치진 모습... 이를 지켜보는 마음도 참 많이 안타깝고 애처로웠습니다. (사진은 표승주 & 이소영 선수)
우리 소휘도 정말 고생했다! 아픈 거 회복 잘하고. 2019-20시즌에는 더 날자꾸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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