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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순호 대한축구협회 부회장은 한국축구의 스트라이커 계보를 잇는 대형스타였다. 그는 대성중과 청주상고(현 대성고)를 나와 90년대 국가대표 최고의 골게터와 프로팀 감독을 역임한 지역출신의 성공한 체육인이기도 하다. 그가 9월30일 충북축구협회 김희철 상임부회장과 지역 축구인들이 참석한 가운데 '충북 프로축구단 창단 협의회'를 가졌다.
충북축구협회는 이 자리에서 도민과 기업, 자치단체가 컨소시엄을 구성, 가칭 '충북FC'라는 도민구단 방식의 프로축구단을 창단하는 방안을 논의했다. 만약 충북FC가 창단되면 충북최초의 프로팀이 된다. 하지만 쉽지는 않을 것이다. 장애물이 너무 많기 때문이다. 최 부회장은 이미 15년전에도 고향에 프로축구팀을 만들기위해 동분서주 한바 있다. 충북도와 기업체등을 찾아다니며 프로축구팀 창단의 당위성을 설파하고 다녔지만 결국 무위에 그쳤다.
최 부회장은 "프로팀이 창단되면 도민이 소통하고 화합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민병기 충북 축구협회 감사는 "우리 지역에서 훌륭한 축구 꿈나무들이 많이 배출됐지만, 프로축구팀이 있는 다른 지역으로 모두 떠났다"며 "프로팀들이 유소년 축구를 지원하기 때문에 충북을 연고로 하는 축구단이 꼭 필요하다"고 말했다.
맞는 말이다. 프로스포츠팀 창단의 필요성은 많은사람들이 공감한다. 축구가 최고의 인기스포츠인 유럽에선 인구 15만명의 소도시에도 프로축구팀이 있다. 그리고 경기때마다 관중들로 빈자리가 거의 보이지 않는다. 전성기때 박지성이 뛰었던 영국 프리미어리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모든 종목을 망라해 세계에서 가장 비싼 구단이다. 하지만 '맨유'의 텃밭인 맨체스터는 인구 50만 안팎으로 청주시보다도 작다. 그 '맨유'가 세계최고의 명문구단이 된것은 빼어난 성적과 스포츠마케팅, 시민들의 전폭적인 성원이 일구어낸 결과다.
프로구단은 유형과 무형으로 지역사회에 엄청난 파급효과를 가져다 준다. 우선 연고팀에 대한 관심과 성원으로 지역주민들을 정서적으로 결집시킬 수 있다. 애향심을 고취할 수 있다는 얘기다. 또 도민들의 문화·스포츠에 대한 갈증을 해소하고 경제적인 파급효과도 거둘 수 있다. 이와함께 우리지역 축구꿈나무들을 흡수해 프랜차이즈 스타로 키울수 있다. 최 부회장뿐만 아니라 역대 국가대표 최고의 골키퍼 이운재와 송종국, 구자철등도 충북출신이다. 이와함께 프로구단을 통한 지역의 홍보효과도 만만치않다. 이때문에 광역자치단체뿐아니라 기초자치단체도 프로팀 창단과 유치에 전력을 기울이지만 유독 충북은 관심밖이다. 이때문에 충북은 프로스포츠 불모지라는 불명예를 안고 있다.
물론 프로팀 창단은 힘들다. 재원조달이 어렵기 때문이다. 우여곡절끝에 창단하더라도 수익을 내기 힘든 구조이기 때문에 적자탈피가 요원하다. 더구나 축구장 인프라도 낙후돼 있다. 2002년 한일월드컵당시 거의 대부분 광역자치단체가 월드컵경기장을 조성했으나 충북은 예외였다. 지역주민과 자치단체의 관심도가 떨어지고 경기장도 열악하다면 도민주 공모는 물론 대기업 투자를 받기는 힘들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프로축구팀 창단은 충북에 상당히 긍정적인 효과를 줄것이다. 다만 창단과정에서 수익모델 창출을 위한 철저한 준비와 계획, 차별화된 아이디어가 뒤따라야 한다. '충북FC' 창단의 성패는 도민관심과 재원조달에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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