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관덕정 앞에 모셔놓은 이제 입춘굿놀이의 상징이 된 낭쉐(나무로 만든 소)
♣ 탐라국입춘굿놀이 중 유일하게 본 탈춤 제주특별자치도가 주최하고 (사)한국민족예술인총연합 제주도지회가 주관하는 2008 탐라국입춘굿놀이가 복원, 재현된 지 10년째로 관덕정 앞마당과 목관아지에서 2월 3~4일 양일간 베풀어졌다. 올해는 열심히 쫓아다니며 보려고 마음먹었으나 꼭 그 시간에 업무가 있거나 일이 겹쳐 결국 어제 오후 4시가 되어서야 도착해보니, 마지막 프로인 제주두루나눔의 입춘탈굿놀이가 막 시작되고 있었다. 이번 입춘굿놀이는 대동정신의 굿놀이 속에서 우리 조상들의 훈훈한 인정과 정신, 고운 풍습을 되새길 수 있는 도민 축제로 자리매김되었다는 평가다. 첫날 제주시청 현관 앞과 광장에서 제장울림으로부터 시작되어 낭쉐코사, 농사풀이, 낭쉐몰이, 방액놀이, 낭쉐모시기 및 대동놀이 등 전야제 형태의 열림굿에 이어 둘째 날에는 거리도청제, 입춘굿, 축하공연, 탈굿놀이가 진행되었다.
* 처음에 시작된 이 땅을 지킨다는 의미의 돌하르방 탈춤
부대행사로는 가훈쓰기, 신년운수보기, 박재동씨와 김태곤씨가 참여하는 캐리커처 그리기, 서예가 현병찬 씨의 입춘 가훈 쓰기, 입춘 시(詩) 전시마당, 문화상품 살거리 마당, 입춘국수 먹거리 마당 등이 있었고, 전통문화 체험 마당에서는 춘첩 그리기 및 서예 퍼포먼스, 떡 만들기 시식 및 다도 체험, 탈 만들기, 바람개비 만들기 등이 있었다.
축하 공연으로는 제주목관아 홍화각 앞에서 놀이패 한라산과 진주오광대 공연, 관덕정 마당에서 제주두루나눔의 입춘 탈굿놀이, 소리나라, 가향판소리마당, 한라가야금합주단, 노형초등학교 풍물반 공연 등이 있다. 입춘굿은 중요무형문화재 제71호로 지정된 제주칠머리당굿보존회가 펼치는 초감제와 석살림굿, 요왕맞이 등 13개 무속제례로 새철 드는 날에 옥황상제의 명을 받아 새로 부임하는 1만8천 신들의 지상 강림을 기원하는 청신의례 제차다.
* 새탈을 쓰고 분장한 탈춤꾼의 열연
♣ 제주두루나눔의 입춘탈굿놀이 제주두루나눔은 대학 탈춤 동아리 졸업생을 주축으로 구성된 팀으로 모두 직장 생활을 하면서 제주산업정보대 심규호 학장과 고영일 선생의 지도를 받아 공연하는 그룹으로 알려졌다. 제주대를 비롯해 산업정보대, 제주교육대, 한라대 졸업생과 재학생들로 구성된 이 모임은 장애단체 봉사활동으로 탈춤을 가르치기도 하고 해마다 입춘굿에 출연하고 있다. 처음 대기하고 있는 춤꾼들은 돌하르방춤 출연자로 세련되지 못한 거무튀튀한 돌하르방 탈을 쓰고 이 땅을 지킨다는 의미로 유장한 가락에 맞춰 한바탕 춤을 추었다. 다음은 밭에 씨앗을 뿌리는 호장춤, 부정을 쫓는 사농바치춤, 남녀가 희롱하는 내용의 각시춤, 땅을 기름지게 하는 오방각시춤이 차례로 펼쳐졌다.
* 사농바치와 농군이 수작을 부리는 장면
* 농군과 소의 갈등
* 오줌누다 겁탈을 당해 임신한 새각씨
* 농사일로 늙어 힘들어 하는 본부인
* 아무 사실도 모른 채 남편이 임신시킨 애를 받아내는 본부인
* 탈춤을 마무리시키는 오방각시춤
여기 등장하는 사농바치 춤은 그 새(꿩)의 탈과 춤과 연기가 압권으로 많은 사람들의 박수를 받은 부분이다. 내용은 농부가 애써 파종을 한 밭에 새가 날아와 신나게 춤을 추며 밭에 뿌린 씨앗을 쪼아 먹는다. 농부가 와서 이를 보고 새를 쫓는데 새는 농부를 놀리며 약 올린다. 도저히 쫓지 못한 농부는 화가 나서 사농바치(사냥꾼)를 데리고 온다. 사농바치와 농부가 말장난을 하는 사이에도 새는 먹이를 계속 쪼아 먹고, 다음은 사농바치와 새의 숨바꼭질이 이어지고 결국 새가 총에 맞아 웅크리는데, 잡으러 다가서는 순간 새는 날아가고 만다. 각시춤은 봉산탈춤의 제7과장 미얄춤과 비슷한 구조인데도 애를 낳는 점이 재미있으며, 끝을 맺는 오방각시춤은 점차 빠른 템포를 보인다. 연극처럼 끝난 뒤에 전출연자가 탈을 벗고 나와 인사를 하는 장면이 이채로웠다.
* 탈춤이 끝나고 인사하는 출연자들(위)과 마지막 어울림한마당에 출연한 걸궁팀(아래) |
출처: 김창집의 오름 이야기 원문보기 글쓴이: 김창집
첫댓글 김창집 선생님. 제 블러그에 가져감수다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