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9일(토)
원래 일정에는 없었으나 시안에서 2시간 거리에 있는 화산을 가보기로 일행 모두가 동의함에 따라 시내투어는 내일로 미루고 오늘은 화산을 다녀오기로 하였다.
예전에 읽었던 중국 무협지에는 소림파, 무당파, 아미파, 그리고 화산파 등등이 나왔던 것으로 기억된다. 버스에 내리자 마자 점심을 미리 먹고 우리는 버스를 타고 화산으로 이동을 한다. 화산은 도가의 발생지이기도 하며 중국에서도 유명한 악산에 손꼽힌다.
산 전체가 하나의 화강암으로 되었으며, 화강암이 세월이 지남에 따라 갈라지고 조금식 떨어져 나가기도하고 먼지와 흙이 쌓이면서 지금처럼 산에 나무도 자라게 되었으며, 여기에 인간들이 길을 만들면서 지금과 같은 모습을 갖추었다고 보면 되겟다.
서봉으로가는 케이블카도 있으나 우리는 북봉으로가는 케이블카를 타고 15분을 올라가니 해발 1,614m 북봉에 도착한다.
주봉은 남봉으로 해발 2,150m이며 북봉에서 보면 서봉과 그리고 남봉까지 잘 볼 수 있다고 하여 이곳을 선택한 것이다.
정상에는 도교사원이 있으며 엄청난 규모의 화강암으로 만들어진 산의 형태에 다들 감탄하며 이곳에 오길를 잘 했다고 다들 만족해한다. 마음 같아서는 1박을 하면서 서봉과 남봉까지 가고 싶지만 아쉬움을 달래면서 이곳 저곳을 다니면서 사진을 찍는다.
암벽에는 구멍이 나있는데 이곳에 나무를 끼우고 잔교를 만들었던 흔적이 보인다.
아마도 화산파의 무공은 바로 이곳 화산의 잔교를 타고 오르락 내리락하면서 수련이 된 듯하다. 무술의 고수가 아니고서야 어떻게 화강암 덩어리로 된 산을 잔교에 의지해서 천길 낭떠러지 길을 다닐 수 있을까?
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화강암 덩어리는 역시 울산바위 이겠지만, 이곳 화산에 비하면 조족지혈이라고 아니할 수 없겠다.
도교사원에서 화장실이 있는가 싶어서 물어보니 말이 통하질 않는다. 어쩔 수 없이 바지를 내리는 시늉을 하고 '쉬' 소리를 내니깐 웃으면서 화장실을 가르쳐준다. 역시 보디랭기지가 최고야...
아쉬움을 뒤로 하고 다시 버스로 시안으로 이동하여 우리 입맛에 맞는 사천요리를 먹은 후 13왕조 뮤지컬을 보았다.
제목은 13왕조인데 아무리 헤아려도 13왕조가 나오질 않는다. 제목이 짝퉁이지 아님 극자체를 편집한 것인지...
인류가 출현한 이후 왕조가 성립되면서 큼지막한 역사적 사건을 매체로 만든 극인데 한겨울에 시원하게 에어컨을 가동한 실내에서 나름대로 재미있게 관람하였다.
1월 10일(일)
조식후 일찍 서둘러서 그동안 늘 바라보기만 하였던 시안 성곽으로 향하였다. 서안 성곽은 길이가 13.7km로 단축마라톤을 할 수 있을 정도로 길기도 하지만 실제 올라가보니 규모가 엄청나게 크다.
성곽의 폭은 내 걸음 걸이로 22보 정도로 마이크로 버스 2개가 마주보고 다닐 수 있는 정도라고 한다. 원래 토성이었던 성을 명나라 때 벽돌을 가지고 다시 만들었다고 한다.
우리는 동대문인 장락문으로 들어가서 성곽위에서 적의 침입을 막기위해 100m간격으로 설치한 망루와 해저들을 살펴보았다.
이곳에도 유물근처에는 건축물을 세울 수 없는가 보다. 성곽에 올라가서 보니 빈 땅이 늘려있고 도로를 따라 상설 시장이 길게 늘어서 있다.
다음으로 이동한 곳이 비림.
말 그대로 비석이 수풀을 이루는 곳이다. 선비들이 글씨체를 공부하기위하여 전국의 비석을 예전의 학교터에 모은 곳이다.
우리가 잘 아는 왕희지 글씨도 있고 역대 왕들의 필체도 돌로 만든 비석위에 잘 보존이 되어있는 곳이다. 석비의 수가 약 3,000 개 정도가 된다고 하니 그 규모에 질린다. 동양의 알파벳 ... 어렵고도 복잡한 한자를 보고 나오니 신기한 형상의 돌조각이 있다.
용도는 말고삐를 매었던 말뚝이라고 한다. 말뚝을 이렇게 아름답고 예쁘게 만들다니 그 정성이 대단하고 감동적이다.
중국.
웅장하고 크기도 하지만 예로부터 우리 인류의 문화를 이끌고, 잘 보존된 곳
짧은 일정에 충분하지는 못하지만 나름대로 잘 느끼면서 다시 아시아나 비행기를 타고 1시 20분에 이륙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