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물의 개화를 주관하는 꽃의 여신 플로라(Flora)와 그의 남편인 바람의 신 제피로스 (Zephyrus : 부드럽고 순한 서풍의 신) 사이에
플로라의 시녀인 아네모네(Anemone)가 있었답니다.
아네모네는 미모가 매우 출중 하였다 하는데 예나 지금이나 남성이란 존재는 종족 보전을 위하여서도 원초적 본능을
유감없이 발휘 했으니 그것은 신이건 인간이건 상관 없이 숫놈의 동물적 본능은 같은가 봅니다.
또 신화건 전설이건, 현실이건 간에 불륜의 줄거리에 등장하는 주인공들에 있어서 여성은 아리따워야 하고 남성은
백마 탄 왕자로 등장하기 마련입니다.
또 동서양을 막론하고 조강지처는 시기, 질투심이 강해야하고 조강지첩은 신분이 낮아야하며 여릿여릿 해야 하는지
모르겠지만 현대에도 이는 늘 같은 맥락의 이야기 줄거리가 되곤 합니다.
어찌 되었든 아네모네와 제피로스는 사랑을 하였고(불륜과 사랑 그 차이를 알수 없지만) 꼬리가 길면 밟힌다고
이 둘의 관계가 플로라에게 들통이 났었나 봅니다.
결국 플로라는 악역을 맡게되고 아네모네를 멀리 떨어진 포모노 궁전 이란 곳으로 보냈다고 합니다.
제 마누라 같았으면 머리키락을 닭털 뽑듯이하고 어쩌면 능지처참 했을지 모르지만 역시 꽃의 여신은 관용을
베풀 수 있는 아량이 있었나 봅니다.
그러나 사실 관용, 아량은 늘 그러하듯이 이야기를 해피엔딩으로 끝내지 않는 법.
조강지첩이 아무리 멀리 떨어져 있어도 제피로스는 바람의 신 아니겠습니까!
조강지처 플로라의 눈을 속이고 아네모네가 있는곳을 찾아가 밀회를 즐기곤 했지요.
하지만 전과가 있으면 늘 감시 대상이 되기 마련, 전자발찌가 없어도 여성의 원초적 본능인 직감을 피할수는 없었나 봅니다.
플로라는 제비로 변신하여 두 사람이 있는 곳을 찾아가 불륜의 현장을 목격하게 됩니다.
그리스로마 신화는 어찌하여 해피엔딩이 않되는지 그 이유를 모르겠지만 나 라도 플로라 입장이 되면 화딱지가 나게 마련이죠.
그래서 플로라는 아네모네를 꽃으로 만들어 버렸답니다.
이쯤되면 제피로스도, 아네모네도 사랑(불륜)을 포기 해야 하는데...
그것 참! 제피로스는 아네모네를 잊을 수 없었나 봅니다.
바람이 되어 아네모네를 찾아가고 아네모네는 제피로스가 오면 꽃을 활짝 피우게 됩니다.
이를 두고 화답(花答)이라고 하나요?
아네모네(Anemone)의 어원은 그리스어 아네모스(Anemos)랍니다.
아네모스(Anemos)는 바람이란 뜻을 가지고 있구요.
아네모네(Anemone)는 그래서 바람꽃(미나리아재비과 식물의 바람꽃속)이라 합니다.
약속한 장소에 상대방이 나오지 않으면 바람 맞았다고 하지요.
아네모네와 제피로스의 사랑 이야기 때문 일까요?
어쨌든 바람꽃(속)은 세계에 100여종이 있다합니다.
우리나라엔 12종이 자생하고 있습니다.
바람꽃을 키워본적이 있습니다.
년중 피고지고 합니다.(정확히는 모르지만 우리나라 자생종은 아니고 외국 수입종으로 추측합니다만)
우리나라에 자생하는 바람꽃중 제일 흔하게 볼 수 있는게 꿩의바람꽃입니다.
아마도 그 다음이 변산바람꽃으로 생각합니다.
직접 자생지에서 본것이 이 둘이지만 말입니다.
2월 초쯤엔 전남 장흥쪽, 말쯤엔 변산반도 부근에서, 3월 초쯤엔 옹진군 부근에서 변산바람꽃을 볼 수 있습니다.
꿩의바람꽃은 3월 초순에 전남,북 경계쯤에서, 3월 말쯤이면 경기도 일원에서 볼 수 있습니다.
묘하게도 바람의 신 제피로스는 바람의 신 중 부드럽고 순한 서풍의 신이네요.
우리나라에서 2, 3월의 서풍은 북풍 못지않게 추운 바람 이지만 이 때 변산바람꽃과 꿩의바람꽃, 만주바람꽃등을 만날 수 있습니다.
어쨌든 봄 바람 살랑살랑 불면 바람 피우기 좋은 계절입니다.
거기다 남동풍이 불면 더 할 나위없이 좋겠지요.
저 역시 이 때 부터 바람 피우기 작업에 돌입 하곤 하지요.
꽃 바람은 역시 피워본 사람만이 그 진가를 알지만 말입니다.
어쨌든 피워 볼만 합니다.
생글방글 웃는 얼굴, 봄 바람에 살랑살랑 아~~~~주 죽여줘요~~~
(꿩의바람꽃)
첫댓글 역시 알고 보면 더욱 관심이 가게 됩니다...본레도 순수 자연미인이었던 꿩의 바람꽃.
서양 아네모네와는 풍모가 다르네요~!
나름 매력있어요. 알록달록 여리디 여려 보이는 아네모네도 무척 예쁘지만~!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