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angkhuli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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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뭇한[흐무탄]
출처:잃어버린 나를 찾아서 천뢰 님
blog.naver.com/innerlight34/222078887615
흐뭇하다
『또한 가로수 밑, 수북이 쌓인 가랑잎을 밟는 소리가 낭만적이고, 부쩍 늘어 가는 ‘백년해로’의 약속들이 흐뭇하다. 표준국어대사전, <<오혜령, 인간적인 진실로 인간적인>>』 [네이버국어사전]
이 예문에 등장하는 ‘흐뭇하다’의 뜻을 다들 알겠지만 다시 한 번 짚어보자.
“흐뭇하다 : 마음에 흡족하여 매우 만족스럽다.”
[국립국어원표준국어대사전]
이 ‘흐뭇하다’의 어원은 어떻게 될까? 사전의 정의를 요약하면 ‘흡족하여 만족스럽다.’이다. 그러면 ‘흐’는 ‘흡족하다’에서 나온 말이고 ‘뭇’은 ‘만족하다’에서 나온 말인가? 스마트폰 세대가 말을 줄여 쓰기를 좋아하는 것처럼, ‘흐’가 ‘흡족하다’의 맨 첫 글자에서 ‘흐’만 빼낸 것이라면, ‘뭇’은 어디서 빼낸 것인가? 또 ‘흡족하다’는 한자어이다. 따라서 그렇지는 않은 것 같다. 우리말에는 ‘흐하다’라는 말도 없고, ‘뭇하다’라는 말도 없다. 그렇다면 어디서 유래했을까?
나는 ‘흐뭇하다’의 어원을 산스크리트에서 찾아보았다. 그렇다고 내 말이 전적으로 옳다고 주장하는 것은 아니다. 아직 정설이 없기 때문에, 어디까지나 가능성을 열어놓고 찾아보는 것이다. 일종의 시도로서 출발한 것이니 오해 없길 바라며, 또 부정적 시각으로 바라보지 말기를 바랄 뿐이다. 혹시 일리가 있다고 여긴다면 마음속으로 아낌없는 응원을 해주는 것만으로도 고마울 따름이다.
각설하고, ‘흐뭇하다’에서 ‘하다’는 동사를 나타내는 어미이므로 ‘흐’와 ‘뭇’의 어원을 찾는 일만 해결하면 된다. 먼저 ‘흐’에 관한 어원이 될 가능성을 지닌 산스크리트 단어를 보면 다음과 같다.
hṛṣ, to thrill with rapture, rejoice, exult, be glad or pleased. [Sanskrit English Dictionary] (1)
흐리스 : 황홀감으로 두근거리다[설레다], 흐뭇해하다/몹시 기뻐하다, 크게 기뻐하다, 기쁘거나 즐겁다.
다음으로 ‘뭇’의 어원이 될 법한 산스크리트 단어를 보자.
mud, to be merry or glad or happy, rejoice, delight in. [Sanskrit English Dictionary] (2)
묻 : 즐겁거나 기쁘거나 행복하다, 흐뭇해하다/몹시 기뻐하다, ∼을 즐기다.
이렇게 산스크리트 ‘흐리스’는 발음이 ‘흐’로 시작될 뿐만 아니라 의미 또한 우리말 ‘흐뭇하다’와 정확히 일치한다. 산스크리트 ‘흐리스’나 ‘묻’의 뜻이 우리말 ‘흐뭇하다’와 같기 때문에, 우리말 ‘흐뭇하다’는 산스크리트 ‘흐리스’와 ‘묻’이 결합하여 하나의 단어로 발전한 복합어가 아닐까 한다.
흐리스_묻 → 흐리스_묻_하다 → 흐묻하다 → 흐뭇하다
산스크리트 ‘흐리스’와 ‘묻’의 의미가 유사하나 ‘흐리스’의 뜻이 더 강한데, 이 둘을 합침으로서 더욱더 강한 만족의 정도를 나타내기 위해 만들어진 말로 볼 수 있다.
“백발 할멈이 짐 보따리를 이고 들고 징검다리를 건너갈 때, 마주 건너오던 한 젊은이가 대신 옮겨 드리자, 할멈은 마냥 흐뭇해하며 그에게 연신 고맙다는 말과 손짓을 했다.”
『그녀는 노상 남의 집 논밭으로만 돌다가 오늘처럼 어쩌다 한 번씩 산으로 올라올 때가 가장 흐뭇하다. 표준국어대사전, <<김춘복, 쌈짓골>>』 [네이버국어사전]
【주】
(1)https://sanskritdictionary.com/?iencoding=iast&q=h%E1%B9%9B%E1%B9%A3yate&lang=sans&action=Search
(2)https://sanskritdictionary.com/?iencoding=iast&q=modate&lang=sans&action=Searc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