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편 73편 강해 / 이레교회 새벽기도회 20111117 木曜日 정인준 목사]
사도신경 찬송가 484(533)장 ‘내 맘의 주여 소망 되소서 주 없이 모든 일 헛되어라…’
통성 기도(3분) 말씀 봉독(시편 73:1-28), 설교(15분),
◈ 시편 제3권의 첫 노래인 시편 73편은
표제에 의하면 예루살렘 성전 음악목회자였던 아삽의 시입니다.
이 시는, ‘왜 악인이 형통하며 의인이 고통을 당하는가?’라는 의문과
그 문제에 대한 명쾌한 해답을 함께 담고 있는 귀한 시입니다.
이 시의 중요한 구절은 1절과 13절, 그리고 18절입니다.
먼저 1절을 보면, “하나님이 참으로 이스라엘 중 마음이 정결한 자에게 선을 행하시나.”라고 했고,
13절은 “내가 내 마음을 깨끗하게 하며 내 손을 씻어 무죄하다 한 것이 실로 헛되도다.”,
그리고 18절은, “주께서 참으로 그들을 미끄러운 곳에 두시며 파멸에 던지시니.”라고 말씀합니다.
이 세 구절에서 공통적으로 발견되는 단어가 하나 있습니다.
13절에서는 ‘실로’라고 번역되었지만
1절과 18절에는 ‘참으로’라고 번역된 제한적 부사 [아크]가 그것입니다.
이 단어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대한 것과 전혀 다르게 상황이 전개된다 해도”,
“누가 뭐래도”,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든지”라는 의미입니다.
우리말 번역과는 다르게 히브리 원문에는 모두 문장의 맨 처음에 나와서 이어지는 내용들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오늘은 이 단어, ‘참으로’를 중심으로 본문을 살펴보려 합니다.
◈ 1절을 다시 봅니다.
“하나님이 참으로 이스라엘 중 마음이 정결한 자에게 선을 행하시나.”
참으로 하나님은 이스라엘을 선하게 대하시며,
그 중에서도 마음이 깨끗한 자들에게는 더욱 그리 하신다는 말씀입니다.
누가 마음이 깨끗한 사람일까요?
일편단심 하나님만 사모하고 사랑하고 순종하는 사람을 말합니다.
요한복음 1장 47절에서 예수님이 나다나엘을 칭찬하실 때 쓰신 표현,
“보라 이는 참으로 이스라엘 사람이라 그 속에 간사한 것이 없도다.”라는 말씀 중에서
“그 속에 간사한 것이 없도다.”가 바로 “마음이 청결(; 정결)한” 것을 의미합니다.
마태복음 5장 8절에, “마음이 청결한 자는 복이 있나니 그들이 하나님을 볼 것임이요.”라고 하신 말씀대로,
하나님께 나아가려면 ‘마음이 청결’해야 합니다.
시편 24편 3-4절은, “여호와의 산에 오를 자가 누구며 그의 거룩한 곳에 설 자가 누구인가?
곧 손이 깨끗하며 마음이 청결하며 뜻을 허탄한 데에 두지 아니하며 거짓 맹세하지 아니하는 자로다”라고 하여,
성전에 들어가는 조건에 ‘마음이 청결’을 넣었습니다.
여러분, 마음이 깨끗하십니까?
여러분 속에 간사한 것이 없으십니까?
그렇다면 여러분은 ‘참으로 이스라엘 사람’이며,
하나님을 뵐 자격이 있으신 줄 믿습니다.
◈ 13절을 다시 봅니다.
“내가 내 마음을 깨끗하게 하며 내 손을 씻어 무죄하다 한 것이 실로 헛되도다.”
내가 무엇 때문에 마음을 깨끗이 하였단 말입니까?
내가 죄를 짓지 않고 성실하게 살려는 게 무슨 소용이 있단 말입니까?
2절부터 ‘악인의 형통한 모습’과 ‘고통 없이 평안히 죽는 모습’,
그리고 그 교만과 강포, 재물의 풍요로움 따위를 보면서 시인은 견딜 수가 없었습니다.
거룩하며 정직한 삶을 사는 것이 헛되며,
구태여 선하게 살 필요가 없다고 생각할 정도에 이르렀습니다.
나는 선한 삶을 살기 위해서 애쓰면서 이렇게 힘든데- 악인은 너무나 형통하며 평안하다니- “실로 헛되도다.”
여기에서 ‘헛되도다.’는, 인간의 계획과 노력이 무의미하다는 뜻입니다.
◈ 18절을 다시 읽습니다.
“주께서 참으로 그들을 미끄러운 곳에 두시며 파멸에 던지시니.”
비로소 악인이 결국 망할 것임을 깨닫고 나서 하는 고백입니다.
민수기 16장 21절에 보면, 모세와 아론의 지도력에 도전하는 고라 일당에 대해 하나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너희는 이 회중에게서 떠나라 내가 순식간에 그들을 멸하려 하노라.”
악인은 순식간에 멸망할 수도 있습니다.
하나님의 손에 심판이 달려 있는 겁니다.
그리고 의롭게 사는 우리는 미끄러운 곳에 있지 않습니다.
23-24절을 봅니다.
“내가 항상 주와 함께 하니 주께서 내 오른손을 붙드셨나이다.
주의 교훈으로 나를 인도하시고 후에는 영광으로 나를 영접하시리니.”
그리고 마지막, 28절입니다.
“하나님께 가까이 함이 내게 복이라 내가 주 여호와를 나의 피난처로 삼아 주의 모든 행적을 전파하리이다.”
시인은 정신을 차리고 1절로 돌아가는 것입니다.
“하나님이 참으로 이스라엘 중 마음이 정결한 자에게 선을 행하시나.”
하나님을 가까이하는 것이 선하고 참으로 아름다운 삶인 줄 믿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