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백마지기는 강원도 평창군 미탄면에 있다.
해발 1200m가 넘는 고원지대로 벼 육백두럭을 심을 수 있는 넓은땅이란 뜻이다.
예전에는 초등학교가 있었을 정도로 사람이 많이 살았으나 현재는 고냉지채소농사만 하고
아무도 살고 있지 않다.
이곳에서 가까이 지내는 분들과 야영을 계획하고 있었는데 계획만 하다가 여름이 다 가게 생겨서
각자 일하고 저녁에 모여서 산을 올랐다.
오늘은 아무것도 안하고 온전히 야영만 하기로 하였다.
일단 남들처럼 놀러 온 자유표시를 해 본다.
주위의 분위기가 저절로 이렇게 하고 싶게 한다.
어두워 지기 전에 텐트를 치고~
저녁준비를 하며 서산으로 넘어가는 일몰을 감상하였다.
육백마지기에서 보는 서산은 한참 발 아래에 펼쳐져 있다.
천천히 서산을 향해 가는 햇님의 색감이 따뜻하다.
이 때까지는 따뜻하였는데......
산골에 사는 사람들 야영왔다고 기념으로 서울에서 오신 강선생님이 귀한 샴페인을 가지고 오셨다.
달지 않은 샴페인인데 그것 반잔 마시고 나는 얼굴이 햇님을 닮아 화끈 달아오르고 색도 닮았다.
좋은것을 알아 드려야 하는데 우리에겐 역시 달콤한 샴페인이 더 나은 것 같다.
햇님은 완전히 집으로 돌아갔다.
해가 완전히 지고 난 후의 하늘색깔 참 예쁘다.
서산에 개밥바라기별이 아쉬워하며 홀로 반짝이고 있다.
밥 먹을적마다 무릎 꿇고 앉는 나눔님 때문에 웃겨 죽는다.
오늘은 꼭 수현당마님에게 야단 맞고 있는 것 같네~
부부간에 서로 존댓말을 하는 이 부부는 싸울일이 없을 것 같은데~
존댓말로 싸우기 그렇잖아 ㅎㅎ
옙분님이 오늘부터 여름방학을 해서 그것도 축하하였다.
삼겹살 구어 먹고 해 온 반찬으로 저녁을 먹었다.
너무 맛있는 밥
요즘 살이 많이 쪄서 약간 고민 중인데 이 어쩌나 누룽지까지 먹게 생겼으니,
이건 또 왜 이렇게 고소한거야~
저녁을 먹고 달 보며 별 보며 그 아래 펼쳐진 산들의 실루엣을 보며
옛날에 잘 부르던 노래를 같이 불렀다.
남편은 카메라의 조리개를 풀렀다 조였다 하며 달 사진을 찍고 있다.
기쁨님이 가서 사랑해 모양도 연출하고 달을 향해 활을 쏘기도 하며 사진을 연출해 준다.
말이 통하고 생각이 통하고 그리고 말을 하지 않아도 이야기가 전달되는 사람들이 가까이 있어서
행복한 시간이었다.
북두칠성별이 텐트 위로 지나간다.
남편은 사진으로 북두칠성을 잡는 것에 기뻐서 연실 환호성을 지르며
모니터를 자랑한다.
별이 둥근모양으로 나온다.
달빛이 있어서 가능한 사진일 것이다.
그렇게 놀다가 밤 열시가 되었다.
모두 다 드라마 동이의 열성 팬인데 그 드라마를 못 보는 것이 아쉽다고 하였더니
남편 아무렴이 차에 있는 것에 DMB를 연결해서 차 밖으로 끌어 냈다.
드라마를 보면서 간식으로 먹는 것은 밀골님이 건강이 좋지 못하여서 함께 하지는 못하였지만
찬조해 주신 농사하신 복숭아이다.
벌레가 있어서 이렇게 깜깜한 밤중에 먹어야한다.
어릴적에는 이 복숭아에 있는 벌레를 같이 먹으면 미인이 된다고 해서 많이 먹었는데
미인은 모르겠는데 피부는 미인이다.
조그만 텔레비젼을 모두 모두 둘러 앉아 보노라니 역시 또 옛 생각이 난다.
동네에도 아니고 아랫마을까지 가서 텔레비젼을 얻어 보노라면 옥수수도 쪄 놓고 감자도 쪄서 들고와서는
온 동네사람들이 구경을 하며 텔레비젼 보던 일들이다.
텔레비젼이 있는 집 아이는 늘 얻어 먹을 수 있는 것이 많았다.
앞자리에 앉혀 달라는 뇌물말이다.
도시는 열대야일텐데 우리는 옷을 두개씩 껴 입고도 추워서 이불까지 뒤집어 쓰고 드라마를 보았다.
밤이 늦었다.
남편아무렴이 먼 산을 향해 취침나팔을 불어 주었다.
군대에서 잘 써 먹던 방법이라고 한다.
주위는 고요하고 우리는 금새 꿈나라로 가고 북두칠성은 아직도 가고 있다.
우리가 다 잠잘적에 남편은 역시 지는 달을 찍는다고 오랫동안 기다렸다.
그리고 원하던 월몰사진을 자랑스레 얻었다.
장하다 내 남편 박수 쳐 주어야지~
밤새 바람이 많이 불었다.
어찌나 바람이 부는지 텐트가 날아가 버릴 것만 같았으나 잘 잤다.
다섯시가 조금 넘어서 밖으로 나오니 동녘이 밝아오기 시작한다.
카메라를 대기 시켜놓고 남편도 이 장면을 좀 보았으면 하고 있는데 새벽잠 많은 남편이 어쩐일로
일어나서 텐트문을 열고 빼꼼이 내다 보아서 모두들 함께 웃었다.
남편 자랑도 팔불출에 속하겠으나 남편은 이렇게 주위사람을 즐겁게도 하고 행복하게도 하는 사람이다.
산골에서의 일출도 장관이다.
보지 못한 사람은 말을 말아야 할 정도이다.
해가 떠오르기 전에 온갖 새들은 지저귀고 하늘을 오르락 내리락 야단이다가,
해만 딱 떠오르면 조용해 진다.
그것이 마치 공연을 하는 것 같이 볼 만한 일이다.
해가 올라오기 시작하자 반대편 강쪽에서는 물안개가 피어 오른다.
오늘은 구름이 심상치 않은것이 비가 올 것도 같다.
나눔님 내외와 나는 청옥산으로 나물씨앗을 채취하러 올라갔다.
일찍 꽃을 피운 것들은 벌써 씨앗을 맺고 다른 것들은 이제 한창 꽃을 피우기 시작한다.
오래 된 나무가 있는 숲길을 걸으며 이 자연에 함께 있을 수 있음에 감사하였다.
여기저기 은꿩의다리가 하얀 꽃을 피워 숲을 환하게 밝혀주고 있었다.
어제 심은 고냉지채소단지에 어린 배추들이 아침햇살을 받고 있다.
이렇게 여리고 어린 것들이 추석무렵이 되면 이 밭을 가득 채우게 되겠지.
누가 하든 농사가 잘 되고 판로가 좋아서 행복한 농군이 되기를 기도하며 지나갔다.
멀리 멀리 보이는 첩첩의 산들이 장엄하다.
태고부터 지금까지 수억의 세월을 저리 아침을 맞았겠지.
그 중에 하루 오늘 아침 나는 이 장관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아 둔다.
색감 정말 가슴설레인다.
단순하면서도 많은 것을 담고 있는 모습이다.
보랏빛 긴산꼬리풀이 인사를 건낸다.
이 꽃은 고지대에서 제 색깔과 모습을 잘 표현하는데 아주 신비롭고 아름다운 색으로 올해도
꽃을 피웠고나 나도 인사하고 머리도 쓰다듬어 주었다.
이건 뭐야
질경이가 가득이다.
그냥 지나갈 수가 있나 참견해야지......
나눔의기쁨님은 조그만 수정란풀을 발견하고 사진을 찍느라고 앞으로 전진을 못한다.
특별한 풀 수정란풀은 귀한 것으로 지금 한창 꽃을 피웠는데
이렇게 생겼다.
3년전에 숲속에 혼자 갔다가 이 풀을 처음 만났는데 꼭 숲속에서 누군가 나를 바라 보고 있는 것 같았다.
파란 눈동자와 어쩌면 그렇게 닮았는지......
봄에 나물로 많이 먹었던 영아자도 보랏빛 꽃을 피웠다.
눈에 잘 띄게 예쁜모습은 아니지만 난 이 신비한 보랏빛이 참 좋다
모싯대도 여기저기 종 같이 생긴 꽃을 피웠다.
꽃술이 종을 치는 대 같이 생겨서 흔들면 맑은 종소리가 날 것만 같다.
산 주위에 한창인 둥근이질풀의 색감은 또 어떻고 이 친구는 아쉬워서 한개만
구경시키기는 아쉽다.
바람이 그렇게 불었음에도 불구하고 밤새 이슬은 많이도 내렸다.
바람이 부는곳이 있고 자는 곳이 있음이여~ 우리의 인생도 그렇지 않은가
같은 곳에 살아도 바람을 맞는 사람이 있고 그렇지 않은 곳에 사는 이도 있고.....
이제 해는 모든 대지에 골고루 그 빛을 비춰주고 있다.
참 찬란하고도 상큼한 아침이다.
자연의 품이 넉넉함을 많이 가슴에 얻어 간다.
조금 있으려니 서서히 안개가 가까이 다가온다.
주위를 모두 감싸서 아무것도 보이질 않는다.
오늘도 농삿일이 많은 농부이니 얼른 하산을 서두른다.
우리가 산에 다녀 올 동안 옙분님이 아침을 해 놓으셨다.
얼큰한 잡탕찌게를 해 놓으셨는데.....
먹어 보나마나 맛있겠지~
나눔의기쁨님 트럭에 옹기종기 모여 앉아 아침을 먹고 차도 마시고 후식도 먹고.....
야영의 마무리를 하였다.
산을 내려 오니 그곳은 안개도 없고 언제 그랬냐하고 시치미를 떼고 있다.
육백마지기에서의 하룻밤이 꿈인듯 아련하고 여름이 깊어가는 길을 달려 집으로 돌아왔다.
오늘도 아자 나는 행복한 농부 일하러 가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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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5가지 식초 활용법 *
24. 여름을 타는 증세에 빠지면 물을 조금씩 마시되, 식초를 넣으면 좋다.
식초는 스트레스로 인한 피로 물질의 축적과 체질의 산성화를 방지,
여름철 질병을 막아주는 효과가 있다.
25. 고혈압에는 매일 아침 식사 후 식초 반 잔 마시면 좋다.
식초는 피를 항상 깨끗한 상태로 유지시켜준다.
26. 오이를 얇게 썬 후 식초를 섞은 물을 오이에 바르고
한 동안 놓아두었다가 식초를 바른 오이를 끓는 물에 담가 차로 만들어 마시면
입안의 악취를 깨끗이 지울 수 있다
첫댓글 북두칠성 참으로 오랫만에 보는 별이네요...어릴적 시골에서 보던 북두칠성 북극성 생각이 나네요...그 야영장소에 저도 한몫끼고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