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일요일이었습니다
틈틈이 책보러 가는 반디앤루니스 신림점 시집코너에서
이시영시인의 시집 '경찰은 그들을 사람으로 보지 않았다'를 읽다가
폭소가 터졌습니다
주위에 창피하기도 하고
얼굴이 빨개지기도 해서
서둘러 시집을 사서 나왔습니다
그 시한편 올립니다.
평일
이시영
후농 김상현 선생이 방북했을 때의 일이라고 한다.
사오십 도짜리 평양소주가 몇순배 돌고 나자 거나해진 후
농이 입을 열었다.
"우리 전라도 사람들은 말이여, 헐말이 있으면 우선 참
지를 못혀.그리고 말투가 좀 거칠어뿌러.그러니 먼저 양해
를 구해야겄구먼"
그리고 나서 그가 터뜨린 말이 걸작이었다.
"야 이빨갱이새끼들아! 육이오 때 말이여, 쳐들어올려면
평일을 골라서 와야제 해필이면 남들이 다 잠든 일요일 새
벽을 골라서 올건 뭐여? 이 순 빨갱이새끼들 겉으니라구!
그때 우리가 월매나 고생들 했는지 알어?"
동석했던 북측 인사들은 물론 함께 간 남측의원들도 후
농의 이 느닷없는 일갈에 얼굴이 붉으락푸르락 크게 당황
했다고 하는데, 정작 후농 자신은 언제 그랬냐는 듯 마주
앉은 리종혁 아태위 부위원장을 향해 잔을 내밀며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아따, 뭔쐬주가 이리 독허다냐이?"
* 제 생각에는 후농이라면 충분히 그러고도 남을 사람이라 생각 됩니다만
정치인으로 그와 같은 사람이 그립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