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평케 하는 자의 복
최광희 목사
예수님은 화평케 하는 자는 하나님의 아들이라고 불리게 될 것이라고 하셨습니다(마 5:9). 화평(샬롬)이란 불안이 없는 평안한 상태입니다 그것은 하나님과의 원수된 관계를 회복한 상태이며 에덴동산에서 느꼈던 그 느낌입니다. 이런 샬롬은 누가 어떻게 만들 수 있을까요?
히브리인들은 대제사장 아론을 화평케 하는 자의 본보기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예수님 시대에 아론의 제자가 된다는 말과 화평케 하는 사람이 된다는 말이 동의어였습니다. 예수님 시대에 성전에서 섬기는 제사장들을 ‘하나님의 아들들’이라고 부르기도 했습니다. 결국 화평케 하는 자는 하나님의 아들이라 불린다고 하신 말은 아론의 제자가 된다는 뜻입니다.
구약시대에 제사장들은 전국에 분산되어 살면서 24주마다 한 번씩 성전에 올라와서 하나님을 섬기는 영광을 누리는데 이때 뜻밖의 수입도 생깁니다. 전국에서 많은 백성들이 성전에 와서 제사를 드릴 때 그들이 하나님께 바친 제물의 고기는 제사장들이 나누어 먹고 장자를 대속하여 드린 5세겔(약 5만원)은 담당 제사장의 몫이 되었습니다.
그런데 제사 중에는 제물을 하나님께 다 드리는 번제가 있고 하나님과 제사장의 몫으로 나누는 속죄제와 속건제가 있고 하나님과 제사장과 예배자의 몫으로 나누는 화목제가 있습니다. 화목제를 드릴 때는 제물의 기름은 제단에 태워 하나님께 드립니다. 제물의 가슴은 일반 제사장들에게 주고 우측 뒷다리는 담당 제사장에게 줍니다. 그리고 제물의 나머지 부분은 본인이 가지고 가서 가족과 이웃이 나누어 먹게 됩니다(레 7:31~33). 이렇게 보면 화목제는 하나님과 제사장, 제사 드린 본인과 가족이 모두 만족하는 제사입니다.
그런데 제사를 집전하는 제사장들은 어떤 제사를 가장 선호했을까요? 번제는 모두 태워 하나님께 드리기에 남는 것이 가죽 밖에 없습니다. 화목제는 제물의 가슴과 우편 뒷다리가 남습니다. 그런데 속죄제는 모든 고기를 제사장들이 나누어 먹습니다. 타락한 제사장은 속죄제를 선호할 수 있겠지만 경건한 제사장은 화목제 드리기를 좋아했겠지요. 화목제는 모두를 만족시키는 샬라밈(샬롬의 복수형)입니다. 샬롬(화평)을 만들려면 자기 욕심을 버려야 합니다. 내가 좀 더 많이 갖는 것보다 모두가 만족하게 하는 사람이 바로 아론의 제자이며 하나님의 아들이라 일컬음을 받는 것입니다.
죠이선교회의 슬로건은 Jesus 1st, Others 2nd, Yourself 3rd 순서를 이렇게 놓으면 기쁨(JOY)이 온다는 것입니다. 나의 유익과 기쁨보다 하나님과 다른 사람을 앞세우는 사람이 샬롬(화평)을 만들 수 있고 그런 사람이 바로 하나님의 아들, 즉 제사장이 될 수 있습니다.
성령이 충만한 초대교회는 서로를 만족시키며 화평케 하는 자가 되었습니다. 그들은 모든 물건을 서로 통용하고 재산과 소유를 팔아 각 사람의 필요를 따라 나눠 주었고(행 2:44~47) 자기 재물을 조금이라도 자기 것이라 하는 이가 없었습니다(행 4:32). 심지어 집과 밭을 팔아서 사도들에게 바쳤고 각 사람의 필요를 따라 나누어 주었습니다(행 4:34-35).
이렇게 자기 욕심을 내려놓고 다른 사람을 만족시키는 일은 교회 안에서 시작하여 교회 밖으로까지 확장되어야 합니다. 만일 어떤 성도가 교회 안에서는 헌신적이고 착한 사람인데 회사와 동네에서는 욕을 먹는다면 샬롬이 이루어지지 않은 것입니다. 하나님이 나에게 주신 것으로 다른 사람과 나누어 가질 때 모두가 만족하게 될 것입니다.
필요한 사람에게 조건 없이 내 것을 주는 것은 한 가족끼리 가능합니다. 가족은 사심 없이 내 것을 내어줍니다. 또 내가 필요할 때 다른 가족이 채워줍니다. 초대교회가 그렇게 할 수 있었던 것은 우리 모두 하나님의 자녀이며 가족임을 인식했던 것입니다. 만일 이 땅에서 다 돌려받지 못한 것은 하나님 나라의 영원한 상급으로 남아 있습니다.
우리가 서로에게 ‘샬롬’, ‘평안하세요’ 라고 인사하는 것은 “필요한 것이 있으면 뭐든지 드릴게요.”라는 뜻입니다. 만일 형제나 자매가 헐벗고 일용할 양식이 없는데 그에게 이르되 평안히 가라, 덥게 하라, 배부르게 하라 하며 그 몸에 쓸 것을 주지 아니하면 무슨 유익이 있겠습니까(약 2:15-16). 그러므로 우리는 기회 있는 대로 모든 이에게 착한 일을 하되 더욱 믿음의 가정들에게 할지니라(갈 6:10). 할렐루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