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평식 여행칼럼 '미국은 넓다'] 올림픽 국립공원[LA중앙일보]
300만년전 바다 밑에 감춰진 '레인 포레스트'
기사입력: 06.07.12 18:27
올림픽 국립공원은 워싱턴 주의 서북부에 자리잡고 있으며 1400 스퀘어 마일이나 되는 엄청난 면적의 공원으로 1938년에 국립공원으로 지정 됐다.
나무 성장에 가장 적합한 날씨와 비 그리고 운무까지 천혜의 조건을 다 갖춘 이곳은 그래서 레인 포레스트(Rain Forest) 라고도 불릴정도로 미국 국립공원 중에서는 가장 비가 많이 오기로 유명하다. 산 봉우리에는 항상 구름이나 안개로 덮혀 있어 산 밑에서는 아무리 쾌청한 날씨라도 일기가 매우 변덕스러워 이곳 만큼은 정확한 기상 예보를 미루는 것이 통례로 되어 있을 정도이다.
이곳은 3000만년 전에 바다 밑이었는데 지각변동으로 현무암층을 융기시켜 이뤄진 산악지대다. 같은 주에 있는 노스 케스케이드 산이나 레이니어 또는 세인트 헬렌스처럼 그렇게 험하지도 않고 산 정상이 고작 8000피트도 안되지만 인간의 첫 발이 닿게 된것은 1907년인데 이는 아마도 빙하와 복잡한 계곡 때문이 아닐까 싶다.
1만 2000년 전 이곳에도 이미 인디언이 살고 있었는데 어느날 갑자기 아무 이유 없이 자취를 감추고 말았다.
역사 학자들에 의하면 그렇게 사라졌던 인디언들이 2500년 후에 다시 나타나 연어를 주식으로 살았다는 사실이 그들이 사용했던 식기와 카누 등의 유적으로 밝혀졌는데 중간에 자취를 감춘 원인에 대하서는 아직도 밝혀지지 않고 있다. 그후 1592년 유럽인들이 처음으로 들어오고 1778년 영국의 제임스 쿡 이라는 사람과 일행이 상주하면서 바다 물개의 가죽을 팔면서 돈 벌이가 괜찮다는 소문이 퍼지면서 유럽사람들이 대거 몰려오게 됐다.
LA의 101프리웨이가 북쪽으로 캐나다 국경까지 올라가면 이 국립공원을 거의 한 바퀴 돌게 되는데 지리적으로는 캐나다의 빅토리아 섬을 마주 보고 있다. 부처드 가든으로 유명한 빅토리아 섬을 가기 위해서는 101이 바닷물과 맞닿는 포트 엔젤레스(Port Angeles)라는 작은 항구에서 페리를 타야 한다. 이 항구에서 101 프리웨이를 타고 서쪽으로 15마일 정도 가면 굉장히 큰 레이크 크레센트(Lake Crescent)가 나온다. 이 호수 주위의 풍치 또한 선경에 가까울뿐 아니라. 이 호수를 막 벗어나자 마자 솔덕(Sol Duc) 온천 안내판이 나온다. 이 길로 10마일 가까이 진행하면 올림픽 공원의 준령들이 마치 병풍같이 폭 쌓인 아늑한 곳에 미네랄 온천장이 나온다. 미국의 수많은 온천장 중에서 필히 권하고 싶은 곳인데 솔덕이라는 단어는 인디안 말로 '스파클링 워터'라는 뜻으로 거품이 나는 미네랄 온천이다.
푸른 이끼를 온통 뒤집어 쓴 원시림 속을 새끼들과 함께 유유자적 걷는 사슴떼들과 같이 등산을 하며 땀을 흠뻑 흘려 볼 수 있다. 그리고 나서 106도나 되는 15종류의 신비스러운 광물질이 함유돼 있는 온천장에 누워서 파란 하늘을 바라보면 그동안의 노고가 봄눈 녹듯 사르르 없어진다.
사우스 포크나 노스포크 아니면 호 레인 포리스트(Hoh Rain Forest) 방문객 안내소 쪽으로 올라가서 수많은 등산로 중에 하나를 선택해도 후회없는 발걸음이 될 것이다. 방문객 안내 (360) 565-3130온천장 (360) 327-3583
▶여행 등산 전문가 김평식: (213)736-90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