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가는 길
하와이 마우이섬 화재로 100여명의 사망자와 1000여명의 실종자가 생겨났단다. 돌아가고 사라진 수많은 생명들, 수색이 상당수 진행되었다는데, 남은 사람들의 슬픔은 얼마나 클까?
그땅에 몰려든 땅투기꾼들은 또 웬말...살아남은 사람들에게 땅을 팔라고 성화를 부린다니 웃지도 못할일이다. 너의 불행이 나의 기회이든가?
짙은 운무(雲霧) 산능선 덮은 공원묘지에 홀로섰다. 고갤 숙이고, 자식으로서의 못다한 회환(悔恨)과 나자신의 생각을 되새김질했다.
황혼(黃昏)의 뒤안길 공원묘지(公園墓地), 살아있음은 내발로 이곳에 왔음이고, 죽음은 누군가에 옮겨진 것이다.
영웅호걸(英雄豪傑)과 갑남을녀甲男乙女)가 어우러져 잠든 이땅, 이웃과 평화의 공존을 이어간다.
행복과 불행의 경계가 무너진 영원한 파라다이스(paradise), 시기와 질투, 고뇌와 번민이 사라진 하늘의 영역(領域)이다.
눈감으면 사라질 부귀영화, 불탄현장에 불나비처럼 뛰어드는 모습이 애처롭다. 이곳에 들어서게 된다면 그것들의 부질없음을 느끼리라.
믿음의 염원으로 다가설 수 있다면, 부모님 사랑 세계 따라갈 수 있다면, 남은 여생 감동있게 살기를 힘써야겠다.
문득 '이세상 소풍 끝나면 아름다웠더라며,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던 천상병 시인의 '귀천(歸天)'이 가슴에 와닿는다.
태어나 걷는 길은 돌아가는 길이다. 돌아간다는건, 과거 회귀(回歸)로의 시간 여행이 아니라, 영원한 이별이란 공허함이 남는다.
내려끼는 안개구름을 바라다보며, 계층없이 다툼없이 누운 영혼들이 편안한 잠드시기를 기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