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우를 즐기는 방법은 여러 가지다. 그 중에서도 고기를 좀
먹는 사람들은 주로 두툼한 두께를 선호한다. 씹히는 맛을 즐기기 때문이다. 조선의한우(051-245-0092)에서는 원플러스와 투플러스 등급의
한우만을 두툼하게 썰어 내놓는 것으로 입소문을 타고 있다.
두께 2~2.5㎝로 썰어낸 숙성등심은 그야말로 두툼하다. 두께와 크기는
호텔의 스테이크가 부럽지 않을 정도다. 이곳에서 가장 인기있는 메뉴는 숙성등심. 한 번에 3인분 이상을 주문해야 하는 것은 두께 때문이다.
대신에 추가할 때는 2인분씩 가능하다.
두꺼운 고기는 다른 음식점에서도 만날 수 있지만 이곳에선 독특한 방법으로 고기를 굽는다.
디저트를 만들 때나 초밥을 만들 때 등장하던 토치가 나온다. 두꺼운 돌판을 250도가 되도록 바짝 달구고 그 위에 고기를 올린 뒤 고량주를
흩뿌린다. 거기에 토치로 불을 붙이니 그야말로 화끈한 불쇼가 시작된다. 하지만 이 불쇼는 30초를 넘지 않는다. 이렇게 고기의 겉면을 익힌 후
가게 점원이 가위로 주사위 모양처럼 등심을 자른다. 그리고 다시 한 번 토치로 불을 붙여 30초 이내에서 익혀준다.
그렇게 익혀진
고기의 겉면은 익었지만 속에는 육즙을 가득 품고 있다. 입에 넣고 씹었을 때도 몰캉몰캉해서 씹기가 좋다. 먹기 전에 고기의 두께를 보면 이런
식감이 과연 가능할지 의문스러웠다.
3~4주간 숙성한 숙성등심.
비결은
숙성이었다. 원플러스나 투플러스의 등심을 완전히 밀봉해 3주간 0~1도 사이로 숙성시킨다. 젖은 상태로 숙성시킨다고 해서 웻 에이징(Wet
Aging)이라고 한다. 그리고 밀봉을 풀고 다시 1주를 숙성시키는 드라이 에이징(Dry Aging)을 거치면 숙성 등심이
탄생한다.
다른 고기집에서 찾아보기 어려운 것은 탕국이다. 손님상에 무, 곤약, 고기만 들어간 탕국이 함께 나온다. 이와 아울러
나오는 명이지, 오이지도 직접 만든다. 파절임 대신 치커리, 상추 등이 들어가고 고춧가루가 없는 상큼한 샐러드가 준비된다. 스테이크의 한우맛을
더 잘 즐기라는 배려에서다. 고기를 찍어먹는 소스 또한 독특하다. 새콤하면서 간장향이 도는 소스는 인기가 높다. 양파의 배를 갈아서 간장 등을
넣고 끓여서 만든 소스인데 등심의 느끼한 뒷맛을 깔끔하게 잡아준다.
명이지, 오이지 등을 직접 만들어
내놓는다.
고기를 먹은 뒤 입가심에는 된장찌개가 제격이다. 이곳의 된장은 끓여서 떠먹기보다 밥을
아예 넣어서 먹기를 권한다. 된장찌개 냄비 안에도 고기를 장만하고 남은 자투리 고기가 푸짐하게 들어가 있다. 냄비 속 된장찌개를 돌판 위에 부어
끓이다가 밥 두 공기를 넣는다. 그리고 밥알이 된장을 빨아들여서 자작해질 때까지 잠깐 기다린다. 된장이 짜지 않은 덕분에 찌개가 쫄아들어도
문제가 없다. 청국장까지 들어가 있어 구수함이 더욱 진하다. 거기에 양념을 빨아들인 밥의 감칠맛이 더해지니 어느새 돌판이 깨끗하게 비워진다.
된장찌개에 밥을 말은 셈이다. 나중에는 된장 볶음밥이란 느낌이 들 정도로 국물이 적어져 더욱 진한 맛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