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5월 12일 07시.... 첫경험의 자전거대회..
... 최악의 빗길속 라이딩..
살아남음에 감사 ..감사 한 날...
새벽5시 기상해보니 하늘은 음침하지만... 아직 비는 오지않는다
정말 다행이다... 첫대회에 긴장 백배.. 제발 날씨라도 도와주라..
그란폰도 205km / 메디오폰도 105km
인제군.... 구룡령~ 조침령~ ....다 알지도 못하는... 만만치 않은 코스다
처음참가 하니 이번엔 메디오폰도 완주가 목표~!
그러나...
출발선에서 만난 3천여명.... 그리고 빗방울이 뚝뚝.. ㅠㅠ
아...포기해야 하지 않을까? 갈등과 두려움이 요동치는 가운데 ... 출발을 알리는 폭죽이 터지고..
...
그들속으로 무엇에 홀린 듯... 클릿에 힘을 주고 있었다
아..... 무식하게 나데는 내심장을 진정시키며...
천천히 .. 아주 조심스레 내 딛어 ... 달려본다
구룡령의 도도한 오르막 .. 처절하고 지속적인 (20km)내리막... 그리고
앞을 볼수 없는 빗소리만이 머릿속을
하얗게 ... 비워내고... 갈아먹고.. 를 반복 반복..
정말 맨붕을 맛보다
언덕과의 사투를 벌이면서....
간간히 만나는 아는 철인들... 그리고 고문님의 따라붙어~! 라는 말씀에 왠지 울컥~~
아` 허리야 다리야... ㅎㅎ 그러나 드뎌 구룡령! 정상
뿌연 물안개는 영혼없는 무희가 되여 떠돌아 흩날리고..
이미 탈탈 털린 생쥐들은 여기저기 늘어져있고...
빠른 포기를 결정하고 왔던길을 되돌리는 라이너들...
아~~ 난 어쩌지?
팀원들과 잠시 만났지만 그 누구도 결정할수 없는
자신만의 진로였다..
아침 초코렛 하나로..쪼르륵 소리를 낸다 .. 바나나 2쪽을 정상 보급소에서 받아 삼켰다
아~~ 엎힐을 무사히 해냈구나 라는 안도..그리고 약간의 즐거움~ ㅎ
그러나 그것도 잠시
몰려오는 추위... 물에빠진 생쥐꼴에 기온이 5도.. 하염없이 내리는 비... 비
한계령은 눈?이 온다는 소식이 전해지고...
아~
빨리 움직이지 않으면 더해지는 추위의 위험에 빠질것이다.. 아아
그래... 또 가보자...다시 엎다운의 대열에 섰다
아~~ 끝도없이 꼬불꼬불 20킬로의 내리막은 나의 한계를 조롱하듯... 장난질을 치고 있었다
브레이크를 잡은 손은 이미 마비가 ... 왔고
고글에 솥아지는 빗방울은 시야를 차단하고.. 그저 대열의 희미한 잔상들을 따라 갈뿐..
하얗게 피어오른 허벅지의 서리꽃이 달달달.... 두 무릎이 손뼉을 친다
파랗게 질린 이빨이 덜덜덜.... 소리를 내고..
이러다 죽겠구나... 아 어쩌지..?
죽음은 그리 먼곳에 있지않았다...
경사각이 커서 멈출수도 멈춘다고 해도 방법이 없다
이 산중에 낙오된 나를 누가 구하려 올까? 오만가지 처절한 생각들이 몸서리치게 덜덜.. 덜...
그러나 살아 남아야 한다
내 머릿속의 모든것을 깨워내서 살아남자... 정신을 차리자~~ 정신차리자~~ 소리치며..!!
구룡령... 내리막의 끝자락... 저 멀리 경찰차... 응급의료차... 싸이카...
그것들이 눈에 들어온다
이미 영화 부산행의 괴기 장면처럼 군데군데... 늘부러진 라이너들의 신음소리를 지나쳐 왔다
내가 과연 그들보다 월등한가?... 더 더 부족하다
더 이상 가면 ... 사고다.... 멈추자... 제발
이 혹독한 추위에서 벗어나고 싶다는 생각뿐...
간신히 노도한 잔차에서 내릴수 있었지만
마약이 절실한 환자처럼 손도 덜덜.. 입도 덜덜.. 온몸을 덜덜 떨며
도와 달라고 ..애걸을 했다
몸도 마음도 공황상태 다...
다행히 경찰차에 탐승할수 있었다.. 이제 살았구나 ~
감사합니다~ 덜덜 ... 고맙습니다` 덜덜.. 이 절실함의 고마움에 연신 인사만 했다..
ㅎ///
본부까지 1시간넘게 실려와서야... 떨림이 멈추고 안도할수 있었다
아~~~~ 목표한 105km 메디오폰도에 실패하였지만
최선을 다한 64km에서 살아남은
혹독한 성공을 맛 볼수 있었다
...
인제군 미산리 주민들의 잔치국수....아.. 이 맛을 어쩌나... 정말 기가 막힌다는 말이 이럴때 쓸 것이다
...
버려졌던?....내 자전거는 뒤늦게 수거차량에서 찾아오며...왠지 ..안쓰러웠다
아.... 그 시간을 생각만 해도 다시 몸서리가 쳐진다
준비없는 이별.. 이라고 했던가?
막강한 대회에 대한 훈련부족... 비와 추위에 대한 대비... 준비가 너무나 소홀했다
흔한 우의 하나를 입어주질 않았고... 긴바지를 입었드라면?
어쩜... 완주? ㅎ...
마치고 나니.... 많은것이 생각들고... 반성도 되구...
아쉬움이 살금~ 거린다..
....
아... 나의 첫 자전거 대회.... 꿈의 설악그란폰도는
이렇게 마무리 했다.... 감사하게도 ~
1도 아쉽지도 않고.... 다시 어느해... 날씨 좋~~은날..
마음먹고 도전하면 해 낼거 같은? 대회 헉..
고통스런 경험을 통해서 .. 좀더 성장한 나를 바라보게 된 날~~~
...
이 또한 지나간 고통의 시간 ... 모든것이 소중하고 그 어떤것에도 겸손 해야 겠다
는
...
이제
내가 할수 있는것에 최선을 다하는 성실한 아이언맨이 되기위해
열심을 다 해 볼 뿐...
첫댓글 내년에는 눈발이 날려도 자전거 매고 뛰시지요
어찌 바람막이 한개 안걸치셨데요 ㅎ
싸이클 탄
거리가
중요한게아니고
도전할수있다는게
더크고
더 갑진거지요
악천후속에서
고생많이 하고
수고하셨습니다
하하하. 고생하셨네요. 준비없는 대회참가는 죽음입니다. 그래도 대회참가에서 많은걸 얻잖아요. 그리고 다음대회
준비. 바람막이는 항상 뒷주머니에 챙기는 습관을 가져야 합니다. 함께했으면 좋았을텐데 내년에 함께 하시죠.
정말 고통 속에 라이딩이었다더니..
후기를 보니
정말 무서운 lethal 라이딩이었군요.
정말 잘 이겨내셨습니다.
다음에 날 좋을 때 다시 화이팅입니다.
날씨만 좋았어도 좋은결과앞에 더 좋은
글이 올라왔을텐데 아쉽지만 정말
잘하셨네요~~
도전했다는 그 이유 한가지만으로
분선님은 챔피언이십니다~~
수고하셨고 멋지십니다
엄지 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