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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중루의 백두대간 제31구간(벌재-문복대-저수령-투구봉-시루봉-싸리재) 종주기
백두대간 종줏길에 대간 능선까지 자동차 편으로 직접 오르는 구간을 갈 때면 언제나 마음의 여유를 갖게된다. 종주구간의
시작지점 마루금까지 걸어서 올라야 하는 덤길을 걷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다. 제31구간의 들머리가 되는 벌재는 그 높이가
만만찮은 625m에 이르는 백두대간 문경의 태령이다. 영남 문경과 단양을 잇는 국도 59호선이 지나는 고개이다.진부령에서
지리산에 이르는 남한의 백두대간 만큼이나 긴거리를 잇는 국도 제 59호선은 전남 광양에서 시작해 경남 하동군 합천군을
지나 경북 김천 상주 문경을 거쳐 벌재를 넘고,충북 단양군을 지나 강원도 영월 평창 강릉을 거쳐 양양에 이른다. 백두대간
을 넘나들며 백두대간 축을 따라 남에서 북으로 먼길 돌고 돌아 이어지는 국도다. 대간을 함께한 산우(山友)와 같이 양양
에서 광양까지 전구간을 함께 달려보고 싶은 길이다.
2014.09. 27, 백두대간 31구간 종줏길에 벌재를 간다. 황정산과 수리봉을 잇는 빗재를 넘어 단양천변을 굽돌아 달리는 59번
국도를 따라 단양군 대강면 방곡리에 이르니, 도자기마을로 유명한 산중 마을 방곡리에도 벌써 가을 색이 완연하다.알곡의
무게를 못 이긴 키다리 수숫대는 한 껏 고개를 숙인 채 힘겹게 섰고,천변 다락논은 아침 햇살받아 황금색으로 빛난다. 대간
마루 벌재를 향해 오르는 국도변의 산골마을이 정겹다.첩첩산중의 산골마을이지만 옛날 한 때 이길은 신라와 고구려가 마
주하던 전략 요충지였고,벌재와 빗재를 잇는 길목마다에는 황장산의 작성산성과 도락산의 독락산성을 지키는 군사들의 눈
총이 머물던 곳이다.
백두대간 마루금 생태축복원 사업을 성공리에 마친 벌재 터널은 한눈으로 윙크하듯 반겨준다. 터널입구의 조형물이 멀리
서 보면 마치 긴 눈썹같이 보인다. 터널길 옆 벌재 옛길의 구름다리를 건너서 종줏길 오른다. 들목재를 지나 1020봉을 오르
고 전망바위에 이르니 드디어 하늘이 열린다. 태령 천봉(天峰)의 산마루에서 보는 일망무제의 하늘은 흐려있어도 가슴 시
리게 한다. 녹색 숲을 태우는 가을산 산등 넘어 멀리 지난날 걸어왔던 황장산 대미산 포암산이 아슴거리며 멀어져 가고, 발
아래 저만큼 건너 편엔 천주봉이 하늘을 받치고 섯다. 대미산을 내려선 운달지맥은 남쪽에서 지평선을 이루며 하늘에 올랐
고, 이제 곧 가야 할 가까이 운수봉은 숲속 나뭇가지 사이로 보일 듯 말 듯 숨바꼭질을 해댄다.
높이 1077m의 운봉산(雲峰山)은 저수령과 벌재 사이에 솟은 산이다. 영풍과 예천군을 지나온 백두대간이 저수령에 이르러
문경 땅으로 접어들며 처음으로 곧추세운 천봉으로, 이곳엔 산봉우리 이름 대신 문복대(門福臺)란 자연석 표지석이 운수봉
정상을 지키고 서있다. 문경 쪽에서 보면 이곳은 문경 백두대간의 들머리 관문에 해당하는 곳이다. 그래서 이지방 사람들이
발복을 염원하며 세운 문복대는 이들의 소망이 서린 표지석이다. 오늘날 이 산을 찾는 사람들은 이곳을 문복대로만 기억하
는 산이지만, 이 운봉산은 국사지맥(國師支脈)과 황정산 도락산을 잇는 단맥의 모산(母山)이기도 한 산이다. 등곡지맥과 운
달지맥을 분기시키는 대미산(大美山)이 문경의 조산(祖山)이 듯, 이곳 운봉산도 가벼이 볼 산은 아니다.옥녀봉 아래에서 분
기한 단맥은 선미봉 수리봉 황정산을 거쳐 두악산에 이르며 그 유명한 삼선구곡을 품은 도락산(道樂山)을 솟구치고, 저수령
해맞이제단 위의 910봉에서 분기한 국사지맥은 예천군과 문경군을 경계하며 남쪽으로 뻗어 용문산 국사봉을 거쳐 내성천
에 이른다.
927번 지방도로가 넘는 해발 850m의 저수령이 한가롭다. 태령의 계곡 산비탈 오솔길이 하도 가팔라 옛날 이 고개를 오르던
이들의 머리가 절로 숙여졌다하여 이름한 저수령(低首嶺)에 신작로가 뚫리고 포장길이 놓이자 태령을 가로지르는 넓은 산
마루에 큰 쉼터를 차렸건만, 찾는 이 없어 문을 닿은 을씨년스런 휴게소 모습이 애처롭다. 촛대봉을 향해 다시 가파른 길을
오른다. 저수령과 싸리재 사잇구간에는 천(千)의 고봉(高峰)이 즐비하다. 촛대봉 투구봉 시루봉이 나란히 이웃하고, 잦나무
숲 울창한 1084봉이 한길 건너 솟아있다. 독도(讀圖)를 않고 숲길 무심코 걷다보면 스쳐가도 모른 채 지나가기 쉽상이다. 하
나 하나 찾아 짚어보고 살펴가면 종줏길 기쁨이 배가(倍加) 되는 힐링의 천상 트레일이다. 특히 투구봉의 암봉에 올라 아득
히 눈길 닿는 사방을 살펴보는 기쁨은 지나온 산행 노독을 일순 가시게 해준다.
1084봉의 가파른 사면을 내려서면 습지관목숲 우거진 '배재'가 나오고, 배재를 지나 31구간 마지막 봉을 오르면 유두봉이다.
배재와 유듀봉의 치.봉(峙.峰)의 이름이 해학적(諧謔的)이다. 배위에 있으니 유두봉이란 말인가, 아무튼 빨간 단풍 익어가는
유두봉에 올라서 바라보는 주변의 풍경 또한 절승이다. 발 아래 단양쪽엔 남조리 남천리로 이어지는 녹색 계곡이 비단처럼
펼쳐지고, 묘적령 넘어 솟은 도솔봉(兜率峰)은 소백산의 솟을대문인 양 하늘 높이 우뚝하다. 죽령을 올라선 소백산 연봉들은
잿빛 실루엣으로 아슴푸레하니 신비감을 더한다. 하산 시간에 쫓겨 싸리재로 내려서는 발걸음이 머뭇거려진다. 마음 같아
서는 별빛 쏟이지는 산정(山頂)에 하룻밤 머무르며 도솔봉 신선들의 천상의 밀어들를 엿듣고 싶어서이다.
◇ 백두대간 제31구간 ( 벌재- 문복대- 싸리재) 종주 tip ◇
1. 종주구간 거점 봉과 재-- 벌재→822봉→들목재→1020봉→문복대→옥녀봉→장구재→910봉→저수령→촛대봉→
투구봉→시루봉→1084봉→배재→유두봉→싸리재.→하산,단양온천((총 10개의 봉(峰)
에 6개의 재(峙)를 지난다. 도상거리 13.2km.
2. 구간 내의 분지맥(分支脈) -- 옥녀봉 아래의 수리봉.황정산 단맥 분기점과 910봉의 국사지맥 분기점 살펴보기.
3. 벌재의 59번 도로. 저수령의 927번 도로 살펴보기.
4. 구간 난이도 -- 고도차 500여 m, 능선길 난이도 보통. 소요시간 6시간.
5. 기타 -- 지도상에 표시된 10개 봉과 6개 재를 독도를 통해 확인하며 걷기.
▼ 백두대간 벌재 풍경
▼ 벌재 옛고개 위의 이정목
▼ 822봉
▼ 822봉에서 바라본 1020봉(위)과 1020봉 정상(아래)
▼1020봉에서 바라본 문복대
▼ 1020봉 옆 전망바위에서 바라본 1020봉
▼ 전망바위에서 바라본 천주봉과 공덕산
▼ 문경 동로면 석항리 풍경
▼ 전망바위에서 바라본 황장산과 대미산
▼ 전망바위에서 바라본 운봉산 운수봉(문복대)
▼ 운봉산 운수봉(1077m)에 세워진 문복대 정상석
◁ 운봉산과 문복대 ▷
운봉산(雲峰山)은 소백산 도솔봉을 지나온 백두대간이 저수령을 지나 문경 땅에 이르러 세운 첫 산으로 높이
1077m에 이르는 산이다. 운봉산 정상인 운수봉에 세워진 표지석은 봉(峰)이름 대신 "문복대(門福臺)"란 표지
석을 세웠다. 이는 백두대간이 문경 땅으로 들어서며 처음으로 솟구쳐 세운 천(千)의 고봉이 복을 가져다 주
리라는 염원에서 세운 이름이라한다. 단, 문복대 표지석 상의 높이가 1074m로 표기되어 있어 산을 찾는 사람
들로 하여금 운수봉과 문복대를 별개의 봉으로 혼선을 빚게 하는 아쉬움은 있다 하겠다.
▼ 문복대에서 바라본 옥녀봉
▼ 문복대 주변 능선 - 1
▼ 문복대 주변 능선 - 2
▼ 옥녀봉에서 바라본 단양 쪽 선미봉(1082m)과 선미봉 수리봉(1019m) 황정산으로 이어지는 단맥 갈림길
◁ 선미봉 수리봉 단맥 ▷
백두대간 운봉산 옥녀봉아래에서 북쪽으로 분기하여 선미봉 수리봉 황정산
도락산을 잇고, 피티재를 건너 덕절산 두악산으로 이어지는 단맥을 일컷는다.
▼ 운봉산 옥녀봉아래에서 분기(分岐)하여 뻗은 선미봉 수리봉능선 풍경
▼ 옥녀봉 아래 옛고개길
▼ 장구재 풍경
▼ 장구재와 저수령 사이 910봉의 국사지맥 분깃점 풍경
◁ 국사지맥 ▷
국사지맥(國師支脈)은 백두대간 저수령과 장구재 사이 910봉에서 분기(分岐)하여 경북 예천군과
문경군을 경계하며 남쪽으로 뻗어 매봉 용문산 국사봉(729m)을 솟구치고, 왕의산을 내려 금천과
내성천에 이르는 41.5km지맥이다.
▼ 저수령 해맞이제단석과 예천군 상리면 용두리 풍경 / 아래 우측 산이 용두산
▼ 백두대간 저수재(低首嶺)
◁ 저수령 ▷
저수령은 경북 예천군 상리면과 단양군 대강면을 잇는 높이 850m의 백두대간 고개로 오늘날의 큰 도로가 개설
되기 전인 옛날에 이 고개를 넘나드는 험한 오솔길이 하도 가팔라서 고개를 오려는 길손들의 머리가 절로 숙여
졌다는 데서 유래한 이름이다. 오늘날은 927번 국도가 지나고 있다.
▼ 저수령 풍경
▼ 높이 1080m인 촛대봉
▼ 높이 1080m인 투구봉 산정 바위 / 촛대봉과 730m 근지점에 있는 봉우리로 조망하기가 좋다.
▼ 투구봉에서 바라보는 백두대간 / 가야할 시루봉 1084봉 유두봉이 차례로 보인다.
▼ 투구봉 발아래 예천 쪽 용두리로 내려서는 계곡
▼ 저수령아래 예천 쪽 용두휴게공원과 바로 위 국사지맥.
- 국사지맥 넘어 있는 지맥은 운달지맥에서 동쪽으로 짧게 분기한 공덕산 천주봉 단맥임 -
▼ 높이 1116m의 시루봉
▼ 1084봉 / 시루봉 1.2km 지점에 있는 봉이다.
▼ 1084봉과 유두봉 사이 안부인 "배재"
▼ 유두봉(1059m) 산정
▼ 유두봉에 올라 방금 지나 온 1084m 봉을 뒤돌아 본 풍경
▼ 유두봉에서 바라본 단양군 대강면 남조리와 남천리 풍경/ 오늘 하산지점이다
▼ 유두봉에서 바라본 도솔봉과 멀리 소백산 연화봉
▼ 유두봉의 단풍
▼ 싸리재 / 단양군 대강면 남조리 단양유황온천으로 내려가는 갈림길
▼ 싸리재 아래 계곡 오솔길과 남조리 임도와의 접도변 두그루 소나무. / 무심코 가면 지나치기 쉽상이다.
▼ 단양군 대강면 남조리 '단양온천' / 제31구간 오늘 종주 날머리 지점이다.
▼ 문복대의 가을 야생화 - 1 / 용담
▼ 문복대의 가을 야생화 - 2 / 참산부추. 천남성 열매. 궁궁이. 진범(투구화). 수리취.
▼ 문복대의 가을 야생화 - 3 .
상좌로부터 'ㄹ'자 순서- 배초향. 구절초. 쑥부쟁이. 미역취. 일월비비추.까실쑥부쟁이. 꽃향유, 참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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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자연에대한 깊은사랑과 이해를 가지셨습니다...
그렇게 보입니까?
고맙습니다.